아이유 130억 장동건 163억..청담동이 셀럽 주거 성지가 된 이유

조성신 2021. 6. 6. 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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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도산대로 상업 주거 업무 갖춰
연예인 스포츠스타 안정적인 투자처로 선호
신흥 주거지 한남 성수 이주 수요도
명품 매장들이 밀집한 서울 청담동 거리 전경. 사진은 2020년 6월 전경임. [김호영 기자]
서울 강남 도산대로 일대는 국내 최고 부촌으로 꼽힌다. 3호선 신사역에서 영동대로 남단까지 약 3km에 달하는 도산대로는 신사역과 가로수길, 청담동을 끼고 있어 최신 트렌드를 파악할 수 있다. 또 업무시설과 최고급 주거시설이 많아 상업·주거·업무 '3요소'를 모두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 때문에 도산대로 인근 땅값은 크게 뛰었다. 6일 서울부동산정보조회 시스템에 따르면 도산대로변에 위치한 신세계인터내셔날 사옥(도산대로 449)의 개별 공시지가는 작년 기준 3.3㎡당 1억1814만원에 달한다. 2014년 3.3㎡당 6105만원이였던 것과 비교해 6년 사이 2배 가까이 올랐다. 같은 기간 청담역 인근에 있는 엔터테인먼트 사옥도 약 1.7배(4907만원→8147만원) 뛰었다.

도산대로 주변 고급 오피스텔도 시세가 상승 중이다. 도산대로 419에 위치한 '아노블리81' 오피스텔은 지난달 초 전용 58㎡가 12억4000만원에 실거래됐다. 이 평형대는 작년 7월까지만 해도 10억4000만원에 거래됐지만, 10개월만에 2억원이 올랐다. 피엔폴루스(도산대로 442) 오피스텔 전용 138㎡도 지난 3월 34억원에 거래되며 작년 10월 거래금액(28억5000만원) 보다 5억원 이상 상승했다.

연예인들의 빌딩 매입 고려 대상 지역이 1순위로 도산대로가 꼽히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으로 보인다. 소녀시대 윤아는 2019년 10월 도산대로 이면에 청담동 소재 대지면적 467.70㎡ 규모의 빌딩을 100억원(3.3㎡당 약 7068만원)에 매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2년 앞서 빅뱅 대성도 도산대로변에 위치한 8층 건물을 310억원에 샀으며, 비슷한 시기 배우 황정민 역시 도산대로 인근 도산공원 부근에 대지 222.9㎡의 3층 빌딩을 매수해 강남 건물주 대열에 합류하기도 했다.

[사진 = 부동산인포]
'부동산 트렌드를 알고 싶다면 연예인이 투자하는 지역을 봐라'란 우스갯 소리가 있다. 연예인·스포츠 스타들은 직업 특성상 특정 시기에 수입이 집중적으로 발생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또 인기가 언제 식을지 모르기 때문에 목돈이 생기면 고정 수입을 기대할 수 있는 안정적인 투자처를 물색한다. 어디에 투자하느냐가 상당히 중요한 직업군이다. 목돈을 마련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 연예인들 대부분은 창업이나 주식 투자보단 투자위험이 상대적으로 낮은 부동산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다. 장기적으로 안정적이고 꾸준한 수익을 기대할 수 있어서다.

연예인들의 투자 유형을 살펴보면 1단계에는 주택을 구입하고, 2단계는 상가·오피스텔로 발전한다. 빌딩은 부동산 투자의 마지막 3단계다. 연예인들의 빌딩 투자 지도를 분석하면 주로 강남 빌딩을 사들여 매매차익과 임대수익을 동시에 노리는 경우가 많다. 부동산을 자산관리 수단으로 삼는 여느 부자, 또 부동산을 소유하려는 한국인의 일반적인 투자 유형과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

다만, 특정 지역의 경우 트렌드를 선도하는 연예인들이 건물을 매입했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건물이 유명해지고 해당 지역의 전반적인 가격 상승을 이끄는 경우도 있다.

한남 성북 잇는 청담
영동대교에서 바라 본 청담동 일대 모습 [사진 = 다음 로드뷰]
청담동은 1980년대 이후 화려하게 개막한 '강남 시대'를 대표하는 동네다. 우리나라 100대 주식 부자 중 10명이 이곳에 거주하는 것으로 조사됐을 정도로 고소득자들의 주거 메카(성지)로 통한다. 재벌가의 경우 창업 2세대나 3세대, 1990년대 말 이후 부상한 정보기술기업 창업자 등이 이에 속한다.

청담동은 이름 그대로 맑은 강과 연못이 있는 동네였다. 전형적인 강촌 마을이던 곳이 1973년 영동대교가 놓이고 1975년 이후 강남에 건축 붐이 일면서 급속도로 변모하기 시작했다. 청담동이 '부촌'으로 급부상하는 데 결정적 구실을 한 것은 경기고 이전과 영동고 신설, 갤러리아백화점의 입점이었다. 학군과 생활 편의시설에서 '최고' 혹은 '최고급'을 실현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영동대교 남단 한강변은 강변으로 늘어선 아파트들 뒤로 고급 빌라와 상업지구가 뒤엉켜 있다. 갤러리아백화점 건너편 명품 숍 거리는 7~8년 전까지만 해도 고급 빌라가 있는 전형적인 주택가였지만 '청담동 문화'의 근간이라 할 만한 화랑, 퓨전 레스토랑, 카페 등이 속속 들어서며 지금은 많이 변했다.

'청담동'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이미지는 '명품'이다. 샤넬, 구찌, 조르지오 알마니 등 유명 브랜드 숍과 외제 차들이 늘어선 거리를 걷다 보면 이국적인 분위기에 절로 젖게 된다.

청담동은 창업세대 기업인이나 고급 관료들이 많이 사는 동네는 아니다. 부촌으로서의 역사가 워낙 짧은 데다 '대한민국 소비문화 1번지'라는 이미지가 강하기 때문이다. 지금 청담동 명사의 큰 줄기를 형성하고 있는 것은 연예인들이다.

청담동 주민의 또 한 축은 의사, 변호사 등 전문직 종사자들이 맡고 있다. 부유한 가정에서 자라 화려한 학력을 자랑하는 이들은 청담동의 '늘 새롭고 세련된 문화'를 이끄는 핵심이다. 하루가 다르게 변하고 또 늘어가는 청담동의 와인 바, 퓨전 레스토랑, 재즈 카페 등을 운영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청담동 A공인중개사 대표는 "청담동 주택값은 규모나 입지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연예인들은 이 지역이 풍수가 맞는다며 찾고 있다"면서 "청담동은 큰 평형의 주택이 많고 한강 조망과 지역 커뮤니티 조성 등 뛰어나다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연예인이나 고소득자들은 특히 보안 시스템이 잘 갖춰진 주택을 선호한다"면서 "최근 연예인 소속사들이 다른 지역으로 이전하고 있고, 연예인들도 신축건물을 찾아 한남동이나 성수동쪽으로 눈을 돌리는 추세"라고 말했다.

연예인 주거지 선택 1순위 청담동

국토부는 지난 4월 말 2021년 공시지가를 발표했다. 상위 5개 지역은 전통, 신흥 부촌으로 통하는 청담동과 한남동에 고르게 분포해 있다.

1위는 장동건 고소영 부부가 거주중인 '더 펜트하우스 청담', 2위는 지드래곤, 장윤정 도경완 부부, 송중기 등이 살고 있는 '나인원 한남' 3위는 방탄소년단, 김태희 비 부부, 한효주 등이 보유했거나 거주 중인 '한남더힐'이 뽑혔다. 4위는 보아, 임세령, 조영남 등이 거주 중인 '청담동 상지리츠빌', 5위는 음악인이자 방송인인 유희열이 매입한 '청담 효성빌라101'이다.

163억2000만원(전용 407㎡)으로 주택값 1위에 오른 '더 펜트하우스 청담'은 3.3㎡당 가격으로 계산하면 1억 3200만원, 보유세만 4억여원에 이른다. 호텔 엘루이 부지에 들어선 '더펜트하우스 청담'은 한강 조망권을 갖춘 최고급 빌라다. 각 가구마다 개인 엘리베이터를 이용할 수 있고, 가구당 주차 대수도 5대나 된다. 지난해 10월 완공된 따끈따끈한 신축으로 최고층 펜트하우스의 경우 분양가만 200억원에 달했다.

장동건 고소영 부부는 2017년 4월 83평형(211.94㎡·62.02㎡) 복층 한 세대를 매입해 화제를 모았다. 2010년 흑석동 '마크힐스'에서 신혼생활을 시작한 후 결혼 10년 만에 삼성동 고급주택과 청담동 아파트를 거쳐 마련한 새 보금자리다. 이곳에는 장동건 고소영 부부 외에도 골프선수 박인비, 채승석 전 애경개발 대표이사, 1타 수학 강사 현우진 등도 거주 중이다.

청담동 상지리츠빌 카일룸 2차 전용 244㎡ 빌라에는 가수 조영남이 살고 있다. 2000년대 중반부터 2012년까지 국토해양부가 발표한 연예인 집값 1위를 내내 달렸던 곳으로 지난 4월 기준 75~78억원대 시세를 형성 중이다.

상치리츠카일룸은 한남동 '한남더힐' 시대가 오기 전까지 톱스타들과 정재계 거물들이 선호했던 럭셔리 주택이다. 가수 비, 최지우, 보아, 김준수, 한채영, 제시카 등이 이곳에 살거나 거쳐갔다.

유희열은 2014년 12월 청담 효성빌라 101을 분양받아 2019년 완공 후 입주했다. 노후 빌라를 36억원에 구입해 재건축 후에는 70억대로 올랐다. 청담동은 물론 강남에서 10년 만에 새로 지어지는 신축 빌라라 당시 화제가 되기도 했다. 2개동 32가구 규모의 효성빌라는 연예인들이 선호하는 프라이빗한 일상을 누릴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금태섭 전 의원과 배우 강부자 부부, 김우택 NEW회장 등도 거주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에는 아이유가 강남에 위치할 최고급 주거 단지 '에테르노 청담'을 분양 받은 게 알려져 화제가 됐다. 분양가는 약 130억원으로, 토지거래허가구역 내 주택인 만큼 전액 현금 납부가 예상된다는 관측도 뒤이어 나왔다. 에테르노청담은 스페인 건축 거장 라파엘 모네오가 설계에 참여한 명품 주거 시설로 오는 2022년 12월 완공 예정이다. 모네오는 1996년 건축계 노벨상이라 불리는 프리츠커상을 받은 건축가다.

특히 에테르노청담 꼭대기층 펜트하우스의 경우 분양가가 300억원 선이 될 것이라는 게 업계의 전망이다. 지하 4층~지상 20층 한 동 29가구로 가구 수가 적어 희소성이 있는게 특징이다.

아파트 전세 보증금 역대 최고액을 기록한 브르넨청담 전경. [박형기 기자]
아파트 매맷값이 아닌, 전세 보증금 액수가 71억원이란 역대 최고가 기록도 청담동에서 나왔다. 강남구 청담동 브르넨(BRUNNEN) 청담 전용 219.96㎡는 지난 2월 19일 보증금 71억원(5층, 국토부 실거래 자료 참조)에 전세 계약이 이뤄졌다. 종전 최고액은 2018년 11월 서울 성동구 성수동1가 갤러리아포레 전용 271.38㎡에서 나온 50억원(44층)이었다.

브레넨청담의 3.3㎡당 보증금은 1억671만원으로, 아파트 보증금이 평당 1억원을 넘긴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이 단지는 지하 3층∼지상 7층, 8가구 규모로 조성된 최고급 아파트로 2019년 6월 준공했다. 3개의 침실과 4개의 욕실을 갖춘 1∼3층의 삼중 복층 구조 설계가 적용됐다.

정성진 어반에셋매니지먼트 대표는 "고소득 연예인들은 외부에 보여 지는 기본자산으로 출연료 영향을 미친다고 보기 때문에 외부노출을 극도로 꺼리고 프라이버시가 보장된 소규모 나홀로 단독 빌라나 아파트를 선호한다"면서 "연예인이나 고액자산가들이 주거지역으로 많이 선호하는 주택으로는 삼성아펠바움, 청담동대우로얄카운티, 청담파라곤, 상지리츠빌카일룸, PH129, 에테르노청담 등이 있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이어 "청담동은 평(3.3㎡)당 2억원이 넘는 이상 고급주택이 밀집해 있고 최고 수준의 주택을 선호하는 고소득자들이 이 일대를 지속적으로 찾고 있어 주택값 상승여력이 크다"고 덧붙였다.

청담동 PH129 전경 [한주형 기자]
[조성신 매경닷컴 기자 robgud@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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