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이라크 쿠르드 난민촌 드론 공습.."유치원 고의 공격"
[경향신문]
터키가 5일(현지시간) 이라크 북부의 쿠르드 난민촌을 드론으로 공습했다. 공습으로 3명이 숨지고 2명이 다쳤다. 쿠르드족 라샤드 갈랄리 의원은 터키군이 “학교 근처 유치원을 표적으로 삼았다”고 AFP통신에 말했다.
이라크 북부 쿠르드 자치지역의 마크무르 난민촌은 터키 국경에서 180㎞ 떨어져 있다. 터키에서 넘어온 난민 수천명이 20년 넘게 난민촌을 꾸리고 살고 있다. 유엔은 마크무르 난민촌을 인도적으로 지원해왔다.
그러나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지난 2일 마크무르 난민촌이 쿠르드노동자당(PKK)의 피난처를 제공한다면서 “유엔이 이 지역을 청소(clean up)하지 않으면 터키가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터키군은 지난해 이라크 북부의 PKK 기지에 대한 공격을 강화해왔다.
이번 공격으로 쿠르드인 수십명이 이날 술라이마니야에서 항의 시위를 열었다. 시위에 참가한 오미드 살레는 “터키군이 무고한 여성과 아이들을 죽이고 있다”면서 “터키는 쿠르드 점령을 원하지만, 쿠르드족은 PKK와 함께 우리 삶의 마지막 순간까지 싸울 것”이라고 말했다고 CNBC 뉴스가 전했다.
쿠르드족은 터키, 이란, 이라크, 시리아 등에 흩어져 살고 있다. 터키 인구 8000만명 가운데 쿠르드족은 18%를 차지한다. 쿠르드족 분리주의 무장정치조직인 PKK는 1984년 터키 남동부에 쿠르드족 독립 국가를 세우려 반란을 일으켰다. 당시 반란 여파로 4만명 넘는 사람이 목숨을 잃었다. 터키는 쿠르드족의 분리독립 움직임을 무력으로 진압해왔다. 쿠르드족이 주로 사는 터키 남동부는 주요 유전지대를 포함하고 있다.
이라크에서도 쿠르드족은 환영받지 못했다. 사담 후세인 정권은 1988년 화학무기와 폭격으로 18만명 이상의 쿠르드족을 학살했다. 미국은 PKK를 테러조직으로 지정하면서도, 극단주의 무장단체인 이슬람국가(ISIS) 퇴치를 위해 PKK를 전략적으로 이용해왔다.
김윤나영 기자 nayou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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