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증시전망] 국내 백신 접종률 상승과 미 고용지표 부진에 안심한 시장

이다비 기자 2021. 6. 6. 06:02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지난주(5월 31일~6월 4일) 코스피지수는 국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 속도가 빨라지고 외국인 매도세가 진정되면서 전주보다 36.16포인트(1.12%) 오른 3240.08로 마감했다. 지난달 31일부터 계속 상승했던 코스피지수는 지난 4일 미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테이퍼링(자산 매입 축소) 우려 속에 내림 폭을 키우면서 3210선까지 내려갔지만 외국인 수급이 개선되면서 3240선을 지켜냈다.

이번 주(6월 7일~6월 11일)도 빠르게 증가하는 국내 백신 접종률에 주목해야 한다. 지난 3일 기준으로 국내 인구 대비 1차 접종률이 일주일 만에 약 5%포인트(p) 늘면서 정부는 상반기 중 전 국민 25% 이상의 접종 목표가 조기에 달성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따라 소비재 업종이 여전히 주목받을 전망이다.

백신 접종률 상승으로 국내외에서 보이는 가파른 경기 정상화 흐름은 역설적이게도 증시 하락 요인이 될 수도 있다는 우려도 있다. 조기 테이퍼링 등 통화정책 관련 리스크(위험)가 같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지난 4일(현지 시각) 발표된 미국의 5월 고용지표가 부진하자 투자자들은 조기 테이퍼링 가능성이 줄어들었다며 일단 걱정을 덜었다.

그래픽=이민경

◇ 국내 백신 접종률 가속화…”소비재 업종 여전히 맑음”

이번 주도 국내 백신 접종률 상승을 바탕으로 한 경제 정상화 기대감이 국내 증시에 영향을 줄 전망이다. 김성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100명당 일일 접종 횟수는 0.6명 수준으로 미국의 접종 속도를 최근 추월했다”고 했다. 증권가도 백신 접종 속도에 주목하며 투자 유망 업종으로 소비재 업종을 꼽았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경제 정상화에 대한 주식시장의 긍정적 기대감이 고조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경기민감주 내 순환매를 거치며 완만한 우상향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판단한다. 백신 접종 확대에 따른 리오픈(Re-Open·경제재개주) 관련 주식들의 강세를 예상한다”고 말했다. 리오픈 업종이란 코로나19 여파로 타격을 입었지만 경기 회복이 이뤄지면 수혜를 볼 수 있는 업종으로 여행, 항공, 의복 업종 등을 일컫는다.

박석현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그동안 주도주 역할을 이끌었던 소재 업종(철강금속·비금속광물·종이목재 등)의 가격 부담이 있는 상황 속에서 경제 정상화와 소비경기 활성화의 수혜를 기대할 수 있는 자동차, 소매(유통), 미디어·엔터 등 소비재 업종에 대한 비중 확대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이미 영국과 미국은 전체 인구의 절반 이상이 1회 이상 백신을 접종했고, 독일 등 유럽 주요국도 백신 접종률이 높다. 여기에 한국도 최근 백신 접종 대상자 확대, 공급 리스크 완화 등으로 낙관적인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

지난 4일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추진단)에 따르면 누적 1차 접종자는 708만6292명으로, 전체 인구(작년 12월 기준 5134만9116명)의 13.8% 수준이다. 정은경 추진단장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사전예약자, 그리고 화이자 백신 접종대상자 등을 감안하면 상반기에 1300만명 이상의 접종과 전 국민 25% 이상의 접종 목표가 조기에 달성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일러스트=안병현

국내 수출 호조에 힘입은 업종도 주목할 만하다. 김영환 연구원은 IT·자동차 업종을 짚었다. 앞서 한국 5월 수출 증가율은 88 서울올림픽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 5월 수출은 507억3000만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45.6% 늘었다. 올해 1~5월 누적 수출액은 2484억달러로, 역대 1위의 흐름을 유지했다.

특히 반도체 수출액은 24.5% 증가한 100억4300만달러를 기록했다. 반도체 수출은 11개월 연속 증가하며 2018년 이후 처음으로 월 수출액이 100억달러를 돌파했다. 자동차 수출액은 93.7% 늘어난 34억9300만달러로 14년8개월 만에 최대 증가율을 보였다.

박석현 연구원은 “수익률이 부진했던 주요 IT 업종이 최근 일제히 반등한 점은 어닝 시즌 종료 이후 이익 모멘텀(상승 동력) 영향력이 반감되며 외국인 저가 매수세 유입을 중심으로 IT 업종 가격 매력이 부각됐기 때문”이라며 “상대적 가격 매력에 기반한 IT주 반등이 좀 더 연장될 수 있다는 점은 연중 최고치에 바짝 다가선 코스피지수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 통화정책 정상화 우려는 여전

글로벌 코로나 백신 접종 가속화와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로 인해 미국에서는 경기 정상화 기대감이 한껏 고조되고 있다. 시장에서는 경제와 통화정책의 정상화가 화두에 올랐다. 특히 백신 접종 가속화로 경제 정상화 기대가 강화되는 동시에 조기 테이퍼링 등 통화정책 정상화 우려도 커지고 있다.

다만 안소은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물론 통화정책 정상화에 대한 리스크는 계속되겠지만, 경제 정상화 기대를 당장 압도할 정도는 아니라고 판단된다”며 “5월 미국 ISM 제조업지수에서 알 수 있듯 광범위한 업종에서 고용 부진, 생산 타격, 공급망 차질, 비용 부담 등이 계속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내수 측면에서도 연준의 바람과는 달리 아직 저소득층, 고용 취약 계층의 소비 회복이 더딘 상황”이라고 봤다.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의 입회장에서 트레이더들이 업무를 처리하고 있다.

투자자들은 지난 4일 발표된 미 5월 고용보고서 결과가 부진해 일단 한숨을 돌렸다. 5월 고용보고서에서 나타난 5월 신규 고용자 수가 예상보다 적게 늘어나면서 연준의 조기 긴축 우려가 다소 완화됐다. 미 노동부는 5월 비농업 부문 고용(신규 고용)이 55만9000명 증가했다고 발표했는데 이는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시장 예상치인 67만1000명 증가를 밑도는 수준이다.

시장은 5월 고용이 예상치를 웃돌 경우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우려가 커지고, 연준이 이르면 오는 16일 예정된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테이퍼링 논의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해왔다. 그러나 지난 4월 고용지표 부진에 이어 이번 5월도 예상치를 하회하면서 가파른 고용 증가에 대한 기대감이 꺾였다. 테이퍼링 우려는 잦아들고 정부의 경기 부양책이 더 이어질 수 있는 가능성이 커진 셈이다.

여기에 추가로 지켜봐야 할 이벤트로는 우선 10일에 예정된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있다. 지난달에 발표된 4월 CPI는 전년 대비 4.2%라는 수치를 기록했는데, 이런 상승 속도가 이어지는지 살펴봐야 한다.

또 오는 10일에는 유럽중앙은행(ECB)의 통화정책회의도 예정돼있다. 미국과 마찬가지로 유럽에서도 인플레이션 압력이 높아지고 있다. 5월 유로존 인플레이션율은 전년대비 2%, 독일 인플레이션율도 2.5%를 기록했다. 미국보다 사이클은 느릴 수 있지만 여기에 대한 ECB의 대응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 Copyright ⓒ 조선비즈 & Chosun.com -

Copyright © 조선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