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종 보험브로커 HIS 한만영 사장 "보험사가 못 구하는 보험 구해드려요"
“보험사와 직접 계약을 맺었던 기업들이 보험 중개사에게 찾아오는 이유는 무엇 때문일까요. 기업들도 보험을 여러개 비교해보고 하려고 하고, 무엇보다 국내 보험사가 다뤄본 적이 없어 위험을 산출하지 못하는 새로운 사업, 위험한 사업이 있을 때 중개사가 솔루션을 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지난달 28일 만난 한만영 한국인슈어런스서비스(HIS) 대표는 “새 산업을 시작할 때, 꼭 필요한게 보험”이라며 “기업보험 영역에서 우리나라 보험사들은 위험을 평가하고 인수를 결정할 때 필요한 데이터가 없어서 새로운 리스크에 대한 보험을 만들지 못하는데, 브로커리지(보험 중개사)는 해결사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보험중개사는 보통 건강·자동차 등 개인보험보다는 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일반보험 영역에서 활동한다. 기업을 대변해 보험 상품을 찾아주고 추천해주는 역할을 하는데, 기업을 대상으로 하다보니 대형 재해·재난, 영업 손실 등 손해액 단위가 큰 보험을 주로 중개하고, 그러다보니 글로벌 보험사들과 긴밀하게 일을 한다. 보험업이 발달한 유럽 등지에선 기업보험 거래의 60~70%가 보험중개업체를 통해 이뤄지고 있다.
HIS보험중개는 2004년 한 사장이 영국계 회사 히스앤램버트를 인수해 설립했다. 해외 보험중개사를 단돈 1억원에 인수해 당시 업계에서 화제가 됐었다. 지금은 국내 보험중개 시장에서 미국계인 마쉬(Marsh) 코리아, 에이온(Aon)에 이어 3위 업체로 성장했다. 토종 업체 중에선 단연 1등이다. 지난 2015년부터는 6~33%대의 연매출 성장률을 기록해왔다. 같은기간 손해보험업계의 연 성장률은 2~6%대였다.
이중 뉴욕증시에 상장돼있는 마쉬는 포춘500 기업에 속해있고, 에이온은 예전에 축구선수 박지성이 맨체스터유나이티드에서 뛰던 2010년 무렵 구단의 유니폼 스폰서로 후원할 만큼 큰 회사다. 보험중개사 제도는 우리나라에 20여년전에 도입됐는데, 제도의 도입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 조건 중 하나였다고 한다.
새 산업에서 중요한게 보험이라니, 언뜻 들어서는 이해가 잘 되지 않아 다시 물었다. 이에 한 대표는 “국내에선 아직 위험 관리가 체계화돼 있지 않아 기업들이 위험을 감수하고 투자를 한다”며 “하지만 자본시장이 커지고 큰 사고로 인한 우발적 손실을 피하려는 투자자들이 늘면서 될 것 같지만 위험도 큰, 석유사업이나 태양광, 선박, 항공, 발전소 등 여러 사업에 대해 보험을 요구하는 분위기가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한 기업은 태양광 발전 사업을 하려고 금융사로부터 대출을 받으려고 했다. 하지만 장마철 등 해가 안뜨는 날이 많은 우리나라 기후 특성을 들어 대출금을 돌려받지 못할까 걱정한 금융사가 있었는데, HIS보험중개는 발전 산업이 성숙한 해외에서 태양광 효율 보장보험을 들여와 딜을 성사시킬 수 있었다. 그는 “더 최근에는 제주도에서 귤껍질, 돼지 도축 부산물을 통해 전기를 만드는 사업을 시작하려는 사업가에게 독일·이탈리아 보험사를 연결시켜 대출을 받을 수 있도록 해줬다”고 말했다.
HIS의 전문분야는 중공업 플랜트나 석유화학 발전소, 자동차 공장 등 자본이 크게 필요하면서, 사고가 발생하면 손해가 큰 사업의 위험을 분석하고 보험을 중개하는 일이다. 서울 종로 HIS 본사에는 회사가 중개한 해외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들이 세계지도에 깃발로 표시돼있는데, 특히 중동과 동남아 지역에 다수 꽂혀있는 걸 볼 수 있다.
최근엔 해킹 등 사이버 위험에 대한 보험에 대한 관심도 늘고 있는 추세라고 했다. 한 사장은 “아직까지 우리나라 회사들이 많이 가입하진 않았지만, 원전이나 발전소 같은 국가주요시설부터 병원, 교육기관 등 사회기반시설에 대한 사이버 공격 사례가 늘면서 국내에 많지 않은 사이버어택 보험에 대한 문의가 늘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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