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부들 짬과 코 푼 휴지도 치운다" 병사 폭로에 軍은 '딴소리 해명'

제보자 "간부식당 폐지 안돼..취사병에게 쓰레기 방치"
6사단 "간부·병사 공평한 급식 추진..간부식당 외주화"

자신을 육군 제6사단 소속 병사라고 소개한 제보자가 5일 '육군훈련소 대신 전해드립니다'(육대전) 페이스북 커뮤니티에 제보한 부대 간부식당 사진. 이 부대에선 간부들이 식사 후 자신의 식판을 치우지 않아 병사들이 대신 치워주고 있다고 제보자가 전했다. (육대전 페이스북 캡쳐)© 뉴스1

(서울=뉴스1) 노민호 기자 = 아무리 병사라지만 군 간부들 식판과 코 푼 휴지까지 치워야 하는 게 정상적인 일일까.

최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군 부실 급식 폭로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이번엔 간부들이 식사를 한 뒤 자신의 식판을 치우지 않아 병사들이 대신 치워주는 부대가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자신을 육군 제6사단 병사라고 소개한 제보자는 5일 '육군훈련소 대신 전해드립니다' 페이스북 커뮤니티 제보에서 "몇 주 전 육군 참모총장이 간부식당 폐지하라는 말이 있었는데 여기는 아예 그럴 생각이 없다. 대대 내 고위간부들은 메인테이블이라는 따로 밥을 먹는 곳이 있다"며 소속 부대 간부식당 사진을 공개했다.

제보자는 "그분(간부)들은 식사 이후 식판에 남겨져있는 짬(잔반), 식기도구, 입을 닦거나 코를 푼 휴지, 이쑤시개, 음료 캔 등 쓰레기와 짬을 뒷정리 안 하고 그대로 취사병한테 방치해 놓고 간다"고 주장했다.

제보자는 "(이 문제를) 몇 번을 말했어도 모든 간부들이 방관과 방치를 한다"며 "몇개월 전부터 지금까지 죽 간부식당에 높은 지휘관들이 먹고 남은 식판이랑 쓰레기를 그대로 놔두고 가서 너무 어이가 없다"고 적었다.

육군 제6사단 예하 부대에서 간부들이 식사를 한 뒤 식판을 치우지 않아 병사들이 대신 치우고 있단 주장이 제기됐다.(육대전 페이스북 캡처) © 뉴스1

제보자는 이어 "끼니마다 병사들 3~4명이서 대대의 모든 인원 식판을 설거지한다. 450명이다"며 "진짜 상상만 해도 말도 안 되는 것인데 여기는 그렇게 한다"고 전하기도 했다.

이에 6사단은 '육군이 소통합니다' 페이스북 페이지를 통해 해당 제보에 대한 입장을 내놨다. 그러나 제보자가 문제시한 '자기 식판을 안 치우는 간부들'에 대해선 언급조차 하지 않아 '엉터리 해명'이란 비판이 나오고 있다.

6사단은 이번 간부식당 제보 관련 입장문에서 "현재 군은 장병 급식환경 전반에 대한 전면 재검토를 통해 개선안을 마련해 가고 있다"며 "'직책에 따른 고유한 임무수행' 및 '간부식당, 병사식당 등의 구분 없이 동일한 메뉴로 공평한 급식 추진'을 기본 방향으로 해 합리적이고 효율적인 개선책을 수립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6사단은 이어 "현재 간부식당에서 운영 중인 조리병들이 병사식당에서 기본 임무를 수행토록 조치하는 가운데 부대 규모를 고려해 간부식당을 외주화하거나 병사식당과 통합해 간부의 경우 급식 간 정해진 비용을 지불하는 방안 등을 검토하고 있다"면서 "조리병의 업무 부담을 경감하고, 간부와 병사 간 차별 없는 공평한 급식환경을 마련하는 등 근본적인 개선을 위해 현재 국방부 차원에서 운영 중인 '장병 생활여건 개선 태스크포스(TF)'와 연계해 우리 장병과 국민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개선 대책을 수립하겠다"고 했다.

6사단의 이 같은 입장문을 놓고 네티즌들은 "간부들이 먹은 식판을 왜 병사들에게 치우게 하는지에 대한 해명이 없다" "의미없는 해명"이란 등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

('육군이 소통합니다' 페이스북 캡처) © 뉴스1

ntiger@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