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트3' 박은석도 쌍둥이로 등장? 불가능 없는 김순옥 월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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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순옥 월드가 다시 열렸다.
이들은 다시 시청자들이 뒷목을 잡게 만들 악행을 저지를 것이고, 그래야 개연성과 상관없이 굴러가는 이 세계에서 상식적으로 일어날 수 없는 일들조차 허용하면서 그들에 대한 처절한 응징을 기대하게 만들 것이기 때문이다.
죽어도 다시 돌아오는 김순옥 월드라는 이상한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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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터미디어=정덕현] 김순옥 월드가 다시 열렸다. 이 세계를 즐기려면 일단 개연성에 대한 기대를 버려야 한다. 시즌3로 돌아온 SBS 드라마 <펜트하우스>는 전 시즌에 감옥에 갔던 주단태(엄기준)와 천서진(김소연)이 각각 출소되는 이야기로 시작한다. 애초 이들이 감옥에 가게 됐던 나애교(이지아) 살인죄가 사실은 로건 리(박은석)가 꾸민 일이었다는 게 밝혀지면서다.
주단태와 천서진이 출소하는 과정은 한 마디로 김순옥 월드스럽다. 상식적으로는 불가능한 일들이 여럿 겹쳐져 있는 것. 주단태는 자신에게 앙심을 품고 있는 하윤철(윤종훈)과 싸움을 벌이는 척 하면서 칫솔을 갈아 만든 칼로 마치 하윤철이 그런 것처럼 꾸며 자신의 배를 찔렀고, 병원으로 이송된 후, 이미 준비되어 있던 의사의 도움으로 도주했다.
그런데 그건 탈옥이 아니라, 마침 국내로 돌아온 로건 리를 살해하기 위해 주단태가 준비해놓은 일이었다. 심복인 조비서(김동규)의 차를 타고, 심수련(이지아)을 만나러 간 로건 리를 차 앞에서 폭사시켰다. 그리고 그게 끝이 아니었다. 대법관의 집까지 찾아가 어디서 구한 것인지 알 수 없는 포크레인으로 문을 부수고 들어와 그를 협박했다. 자신을 감옥에서 풀어달라는 것. 그 일을 모두 마친 후에야 그는 의식을 잃었고, 병원으로 옮겨져 마치 계속 그 곳에 있었던 것처럼 꾸며졌다.
드라마의 개연성으로 보면 저런 일이 가능할까 싶지만, <펜트하우스3>의 이런 시작은 그리 놀랍지 않을 정도로 익숙하다. 피를 흘리며 나중에는 의식을 잃을 정도로 상처가 심한 상황에서 로건 리를 살해하고 대법관을 협박까지 한다는 건 상식적으로 불가능한 이야기다. 무엇보다 감옥에서 바깥으로 나와 그런 일을 저지르고 다시 감옥으로 들어간다는 게 어찌 이토록 허술하게 일어날 수 있을까.
천서진이 집행유예를 선고받아 감옥에서 출소하게 되는 상황도 마찬가지다. 일단 그가 교도소에서 벌이는 일들이 상식적이지가 않다. 밤새도록 노래를 불러 같은 방에 있는 이들을 잠 못들게 만들고, 자해를 하는 것으로 정신적인 문제가 있다는 판정을 받은 것. 로건 리가 나애교를 죽인 진범으로 세워지면서 살인죄는 지워졌고, 남은 죄들은 그의 심신미약이 인정받아 집행유예가 선고된 것.
주단태나 천서진이 출소하게 되고 로건 리가 살해되는 상황은 개연성은 없지만, <펜트하우스>가 시즌3의 문을 열기 위해서는 반드시 필요한 설정이다. 절대 악이 돌아와야 이 세계가 다시 돌아가기 때문이다. 이들은 다시 시청자들이 뒷목을 잡게 만들 악행을 저지를 것이고, 그래야 개연성과 상관없이 굴러가는 이 세계에서 상식적으로 일어날 수 없는 일들조차 허용하면서 그들에 대한 처절한 응징을 기대하게 만들 것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새로운 떡밥도 뿌려졌다. 아마도 주단태의 실체를 알고 있는 로건 리와 함께 돌아온 준기(온주완)라는 인물의 정체와, 강마리(신은경)의 남편으로 출소해 모종의 일을 꾸미고 있는 유동필(박호산)의 정체가 그것이다. 이 새로운 인물들이 벌이는 사건들은 다소 뻔해 보일 수 있는 <펜트하우스> 시즌3의 이야기에 변수를 만들 것으로 보인다.
흥미로운 건 첫 회 등장하자마자 사망한 로건 리에 대해 시청자들이 그가 과연 이대로 죽을 것인가 아니면 늘 김순옥 월드가 그러하듯이 다시 좀비처럼 살아 돌아올 것인가에 대해 압도적으로 부활한다는 의견들을 내놓고 있다는 사실이다. 죽어도 다시 돌아오는 김순옥 월드라는 이상한 세계. 개연성을 포기해야 즐길 수 있는 이 세계만이 갖는 특징을 잘 말해주는 반응이 아닐 수 없다.
정덕현 칼럼니스트 thekian1@entermedia.co.kr
[사진=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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