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겁하고 싶지 않아요" '목표가 생겼다' 이영진의 선한 목표[★FULL인터뷰]

한해선 기자 2021. 6. 5.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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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이영진(40)이 선굵은 열연을 했다.

연기 인생에서 캐릭터의 다양성을 추구한 그는 이번 MBC 4부작 드라마 '목표가 생겼다'(극본 류솔아, 연출 심소연)에서 딸에게 무책임한 나쁜 엄마역에 도전했다.

이영진은 극 중 남편의 갑작스런 사고로 인한 죽음, 집 화재 등 불운을 겪은 뒤 딸 이소현과 극단적인 시도를 하고 딸을 보육원에 맡기는 등 무관심한 엄마 김유미 역을 맡았다.

-'목표가 생겼다'로 4부작 드라마를 선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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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뉴스 한해선 기자]
배우 이영진 /사진=이동훈 기자 photoguy@

배우 이영진(40)이 선굵은 열연을 했다. 연기 인생에서 캐릭터의 다양성을 추구한 그는 이번 MBC 4부작 드라마 '목표가 생겼다'(극본 류솔아, 연출 심소연)에서 딸에게 무책임한 나쁜 엄마역에 도전했다. 초췌한 민낯으로 극 내내 서럽게 울던 그의 모습은 시청자들에게 강한 메시지를 안겼다.

'목표가 생겼다'는 자신의 삶을 불행하게 만든 사람들에게 복수하기 위해 '행복 망치기 프로젝트'를 계획한 19세 소녀 소현(김환희 분)의 발칙하고 은밀한 작전을 담은 드라마. 2020년 MBC 극본공모전 당선작이다.

이영진은 극 중 남편의 갑작스런 사고로 인한 죽음, 집 화재 등 불운을 겪은 뒤 딸 이소현과 극단적인 시도를 하고 딸을 보육원에 맡기는 등 무관심한 엄마 김유미 역을 맡았다. 유미는 삶을 비관해 알코올 중독에 빠지는가 하면, 생계를 위해 하우스 도박장을 운영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배우 이영진 /사진=이동훈 기자 photoguy@

-'목표가 생겼다'로 4부작 드라마를 선보였다. 짧은 호흡의 드라마를 마친 소감은?

▶많은 분들이 좋아해 주셔서 다행이다. 기대보다 경쾌하게 밝게 나왔더라. 기분 좋게 촬영했던 것 같다. 4부작이 짧아 아쉽기도 하지만 내용은 충분히 전달된 것 같았다.

-류솔아 작가의 재기발랄함이 느껴졌다. 대본을 받았을 때의 느낌은?

▶기존의 드라마와 느낌이 많이 달랐다. 이전에 '위대한 유혹자'에서 친딸이 아닌 아이를 둔 역을 맡은 적은 있었지만 내가 다 큰 딸의 역을 맡은 건 처음이었다. 유미에게는 내가 경험하지 못한 일들이 강하게 파란만장하게 있어서 연기하는 데에 고민도 많았다. 처음에 대본을 받았을 때는 유미가 강한 모성애가 있었는데, 현실적으로 얘기를 맞추기 위해 역할에 변동이 있었다. 좀 더 드라이하고 무심하고 무책임한 역할로 갔다. 바뀐 부분에선 유미가 나중에 알코올 치료를 스스로 하면서 성장하는 걸 보여주려고 했다. 4부작인데도 감정선을 끌고 가는 게 쉽지 않아서 이 드라마를 세상에 내놓기만 해도 나에게는 목표를 이룬 것이었다.

-딸에게 무관심한 엄마, 알코올 중독에 걸린 엄마로 '나쁜 부모'를 보여줬다.

▶유미가 욕을 많이 먹었다. 그래도 시청자들이 유미로 잘 받아주신 것 같아서 불쾌하지 않았다. 나에겐 이런 악역도 처음이었다. 그동안의 캐릭터는 공감을 해서 연기했지만 이번엔 새로운 도전이었다.

-유미의 심리상태는 어떻게 이해하려고 했는가.

▶유미는 타인에 대한 배려와 양보, 희생을 할 정신조차 없을 만큼 고통을 견디지 못한 것 같다. 유미를 미화시키고 싶진 않지만 유미가 소현이를 방임하고 학대하고 싶진 않았을 거다. 나름 어떻게든 해보려는 노력이 있었을 거다. 남편이 죽고 집에 불까지 나니까 가장 손쉽게 선택한 해결책이 알코올이었던 것 같다. 이후에 유미가 삶에 대한 의지가 없어지고 우울증도 있었고 삶의 여유는 사치라 생각한 것 같다. 나쁜 엄마라고 생각하기 쉽겠지만 유미도 처음엔 행복한 가정을 이루기 위해 결혼했을 거다. 남편은 친구를 구하려다 세상을 떠났고 집에 불까지 나버리니 세상에 덩그러니 남겨진 기분이었을 거다.

배우 이영진 /사진=이동훈 기자 photoguy@

-유미에겐 모성애가 아예 없었을까.

▶유미에게 모성애가 없을 거라곤 생각하지 않았다. 그럴 거면 소현이를 보육원에서 다시 찾지 않았을 거다. 유미는 서툰 엄마였던 거다. 직접 사과를 할 줄 모르는 사과의 방식도 모르는 사람이다. 소현이에게 사과를 하지도 않고 재영이에게 어떤 일이 있었는지 말하지 못한다. 그러면서 자기 합리화를 하려고 했던 거다. 그마저도 적극적이지 못한 인물이다. 어떻게 하면 의지가 없어보일까를 생각하고 연기했다. 살아는 있지만 생기가 없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

-유미 역을 위해 완전한 민낯으로 연기했다고.

▶완전히 민낯이었고 술 취한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오히려 다크서클을 그렸다. 유미는 질감적으로 건조하고 푸석푸석하다. 메이크업 베이스만 해도 뽀얘져서 분장을 하는 것이 오히려 난감했다. 감독님과 미팅을 하면서 마스크를 쓰느라 노메이크업을 했는데 감독님이 맨얼굴의 느낌이 좋았다고 해주셨다. 맨얼굴을 하겠다는 것에 큰 각오가 필요했던 건 아니었다. 현장에서 울면 눈도 충혈 되고 얼굴이 울그락불그락 해보일까봐 걱정이었다. 캐릭터가 호감도 아니어서 유미가 꼴도 보기 싫어질까봐 걱정했다. 유미의 질감이 어쨌든 잘 산 것 같아서 다행이다. 필모적으로는 욕심이 났던 인물이다. 그동안은 그런 현실적인 인물을 잘 안 했었고 판타지적인 인물을 해왔다.

-알코올 중독에 하우스 도박장 운영까지 최악의 엄마 모습을 보여줬다.

▶그래서 미화되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 원래 술을 안 마셔서 이쪽에서 술 마시는 분들을 많이 봐왔다. 어떤 얼굴일지는 알겠다. 실제 주량은 맥주 300ML 정도 오랜 시간을 두고 먹을 수 있다. 그러면 사람들이 '네가?'라고 한다.

-최근 아동 학대, 자녀를 학대하는 부모가 사회적 문제로 주목 받고 있다. 유미를 연기하며 해당 이슈를 연관지어 생각해 보기도 했을까.

▶가족이란 게 혈연으로만 맺어진 게 아니라고 생각한다. 스스로 만든 가족도 가족이라 생각한다. 사실 유미 역을 연기하면서 자녀 방임으로만 자료를 찾기엔 한계가 있어서 아동학대 주제의 유튜브를 찾아봤는데 보기조차 힘들더라. 가해자들은 어린 아이에 대해 너무 일상적이고 아무렇지 않게 학대한 게 많았던 것 같다. 학대를 하는 부모들이 어떤 태도일지 전사들을 생각보고 싶어서 자료를 찾아봤는데 그걸 보는 것조차 힘들었다.

배우 이영진 /사진=이동훈 기자 photoguy@

-소현의 입장은 어떻게 헤아리고 연기했는가.

▶소현이에게 더 감정이입을 해서 유미를 이해할 수 있었다. 유미는 소현이와 언성을 높여서 싸우지 않는다. 역할 준비를 하면서 유미가 어떻게 하면 소현이가 더 화가 날까 생각도 해봤다. 유미가 드라이하게 '죄 값 치렀다'고 말하는데 그 부분을 강조하고 연기했다. 소현이를 복장터지게 만들고 싶었다.

-시청자들이 '목표가 생겼다'로 어떤 메시지를 받길 원하는가.

▶생각할 거리가 많아서 좋았던 작품이다. 로또가 돼야만 행복한 건 아닌 것 같다. 각자가 행복할 수 있는 필요 조건들이 있는 것 같다. 요즘 각박한 세상이다. TV 드라마만 봐도 누가 자꾸 죽는다. 그런 가운데 '목표가 생겼다'는 미래, 앞으로의 시간들에 대한 기대나 희망이 보이는 작품이라 생각한다.

-모델로 데뷔해 1999년 영화 '여고괴담 두번째 이야기'로 연기에 데뷔, 20여 년간 연기를 해왔다. 이영진의 연기 방향은?

▶연기를 한 지 어느덧 20년이 넘었다. 데뷔하고 10년 동안은 하나의 장르에 국한돼서 활동한 것 같다. 배우로서 나도 다양한 모습을 연기해보고 싶었다. 나는 모델 활동을 하면서 다양한 얼굴을 봐왔기 때문에 다양한 역에 더 욕심이 났다. '여고괴담' 이후 하나의 역할에 갇혀 있었는데, 스펙트럼을 넓힐 기간이 10년이 될 줄은 몰랐다. 그 이후부터는 내가 했던 노력이 빛을 본 건지 다양하게 역할을 한 것 같다. 2013년 '환상속의 그대'부터 조금씩 달라진 것 같다. 공포 장르가 아닌 드라마 장르 등 계속 넓혀왔다. '위대한 유혹자' 때도 한 번도 해보지 않을 역할이어서 재미있었다. 연쇄살인마, 검사 등 다양하게 연기를 해왔다. 앞으로도 그렇게 필모그래피를 다양하게 쌓아가고 싶다. 유미 역을 통해서 얻는 성취감도 좋다.

-'그것이 알고싶다', '당신이 혹하는 사이'로 유명한 연인 SBS 배정훈PD와는 이번 드라마에 대해 어떤 얘길 나눴는가.

▶우리 방송이 각자 동시간대에 방송됐다. 우리끼리 "공동의 적은 '유 퀴즈'(유 퀴즈 온 더 블럭)다"라고 말했다.(웃음) 그만큼 '유 퀴즈'가 수요일 그 시간대에 대표 프로그램이지 않나. '당혹사' 마지막 방송 때는 '유 퀴즈'에 조수미 씨가 나온다고 해서 '큰일 났구나' 싶었다.(웃음)

-'N번방 사건'에 일침하는 등 여성인권, 사회적 이슈에 꾸준히 관심을 갖고 목소리를 내는 편이다. 배우 이영진의 사회적 영향력에 대해 대중의 관심이 많은데.

▶어쩌면 내가 컴맹인 게 다행일 지도 모른다. 내가 기계랑 친하지 않아서 많이 찾아보진 않는 편이다. 내가 목소리를 내는 건, 정치 분야와는 또 다르다. 정치적인 부분은 내 직업도 아니기 때문이다. 많은 사람들과 동시대를 사는 배우로서, 대한민국에 사는 40대 여성으로서 사회적인 상황에 대해 전문가까지는 아니지만 관심은 계속 가지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런 측면에서 개인의 의견이 맞고 틀리고는 없는 것 같다. 누군가 또 다른 비판을 하는 것도 이해는 간다. 하지만 거기에 맞서 싸울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다양한 의견이 있는 사회이고 무조건 싸우는 것도 에너지 낭비인 것 같다. 그렇다고 나는 이것저것 따져가면서 '이건 몰라요'라고 하고 싶진 않다. 그건 비겁하다고 생각하다. 내가 있는 위치에서 마이크가 왔을 때는 말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지금 2021년인데 대중도 그걸 못 받아들이는 건 아니라 생각한다. 나의 목소리를 다양한 의견 중 하나로 봐 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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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해선 기자 hhs422@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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