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아이언맨의 차 '아우디 R8 V10′.. 페달 밟자 튕기듯 가속

연선옥 기자 2021. 6. 5.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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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0마력의 폭발적인 주행 성능.. 제로백까지 3.1초
아우디 R8 V10의 트랙 주행 모습./아우디 제공

메르세데스-벤츠와 BMW가 고성능 슈퍼카 분야에서 기술 경쟁을 벌이며 브랜드 가치를 끌어올리자 아우디도 슈퍼카 개발에 나섰다. 그렇게 탄생한 모델이 R8이다. 1999년 세계에서 가장 힘든 지구력 경주인 르망에 데뷔한 아우디 R8은 그해 종합 3위를 차지하며 시상대에 올랐고, 2000년 아우디 르망을 비롯해 2005년까지 80개 스포츠카 경주에서 총 63번의 우승을 차지했다. 이 전설적인 레이스카의 이름을 그대로 따온 R8은 아우디 모터스포츠 DNA를 양산차에 그대로 접목했다. 2006년 파리 모터쇼에서 처음 공개됐는데, 영화 ‘아이언맨'에서 토니 스타크가 타는 차로 유명세를 탔다.

아우디가 지난 2월 한국 시장에 출시한 플래그십 고성능 슈퍼카 ‘더 뉴 아우디 R8 V10 퍼포먼스’를 강원도에 있는 자동차 경주장 인제스피디움 2.57㎞ 서킷에서 몰아봤다.

아우디 R8 V10의 트랙 주행 모습./아우디 제공

서킷 출발선에 선 R8 V10 운전석에 앉았을 때 가장 인상적인 것은 스타트 버튼이었다. 일반 차량의 스타트 버튼은 스티어링 휠 옆에 있지만, R8 V10의 스타트 버튼은 스티어링 휠 위에 있다. 마치 로켓을 발사하듯 스티어링 휠 오른쪽에 돌출된 빨간색 스타트 버튼을 눌러 최고 출력 610마력에 이르는 짐승의 잠을 깨우자 거친 배기음이 현악기의 나무 몸통을 통과하듯 울려 퍼졌다.

첫 주행은 컴포트 모드로 시작했다. 가속 페달을 밟자 차가 튕겨 나가듯 속도를 냈다. 극한의 모터스포츠 환경에서 탄생한 모델답게 가속 반응이 민첩했다. R8은 아우디 양산차 중 유일하게 자연흡입 10기통(V10) 5200cc 직분사 엔진을 쓴다. V10 엔진은 람보르기니가 아우디와 협업해 처음 개발한 것으로, 람보르기니 슈퍼카 우라칸과 공유한다.

가속페달을 끝까지 밟자 순식간에 RPM(분당 회전수)이 8500 이상까지 치솟았다. 5.2ℓ V10 가솔린 직분사(FSI) 엔진에 7단 S-트로닉 변속기가 탑재된 R8 V10은 8100RPM에서 최고 출력 610마력의 강력한 주행성능을 발휘한다. 최대 토크는 57.1kg.m이다. R8 V10이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끌어올리는 데 걸리는 시간은 공식적으로 3.1초이지만, 실제 모터스포츠 선수들이 주행하는 경우 2.8초 정도라고 한다.

아우디 R8 V10의 트랙 주행 모습./아우디 제공

가속페달을 밟은 상태에서 급격하게 스티어링 휠을 꺾을 때 낮은 차체가 도로를 꽉 움켜쥐고 달리는 덕분에 정신없이 이어지는 다음 곡선 구간에도 재빠르게 진입할 수 있었다. 주행 모드를 다이나믹 모드로 바꾸자 주행감은 더 단단해졌다. 500m 직선 코스에서는 가속페달을 최대로 밟자, 굉음을 내며 폭발한 R8 V10은 시속 220㎞까지 속력을 높였다. R8 V10이 낼 수 있는 최고 속력은 331㎞다. 직선 코스가 200~300m만 더 길었어도 최고 속력에 도달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전체 트랙 중 70~80%가 곡선 구간인 인제스피디움은 R8 V10 주행 성능을 테스트하기 더없이 적합했다. 180도로 꺾이는 급격한 곡선 구간에서는 미드쉽 슈퍼카의 주행능력이 가감 없이 드러났다. 페라리와 람보르기니 등 이탈리아 슈퍼카 브랜드가 주로 채택하는 미드쉽 방식은 엔진을 차 중앙에 얹어 50대 50의 무게 배율을 만들어내 이상적인 구동 환경을 조성한다.

곡선 구간에서 급격하게 가속, 감속하는 경우에도 변속이 부드러웠다. 아우디는 주행 속도에 따라 스티어링 기어비를 변화시켜 정교하고 직접적인 핸들링을 가능하게 해 주는 다이내믹 스티어링을 적용했다. 속도를 끌어올린 것만큼 제동 능력도 탁월했다. 폭발적으로 속도를 끌어올린 뒤 인스트럭터 차량과 간격을 유지하기 위해 급히 브레이크를 밟았는데 미끄러짐 없이 속도를 낮췄고, 오른발이 다시 가속 페달을 밟자 곧바로 치고 나갔다. R8 V10에는 일반 스틸 브레이크보다 70% 가벼우면서 제동력을 높인 카본 세라믹 브레이크가 장착됐다.

휠베이스를 확장하지 않은 2인승 미드쉽의 외관은 슈퍼카에 기대하는 모습 그대로다. 무게는 가볍지만 강성은 더 높은 카본 파이버(탄소섬유)의 상당량이 내외장에 사용됐다. 10기통 엔진을 단 R8 V10의 연비는 6.0㎞/ℓ(복합)에 불과하지만, 일반 주행에서는 5기통 모드를 사용해 연비를 개선한다. 가격은 2억5757만원(부가세 포함·개별소비세 인하 적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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