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워홈 '구지은 2기' 시대 개막, '남매의 난' 불씨는 여전(종합)

이주현 기자,이비슬 기자 2021. 6. 5.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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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본성 전 부회장 해임 속전속결 진행, 구지은 신임대표 선임
언니 1명만 변심해도 경영권 향방 바뀔 수 있어, 실적으로 평가받아야
4일 오전 서울 모처에서 열린 아워홈 주주총회 현장. © 뉴스1 이비슬 기자

(서울=뉴스1) 이주현 기자,이비슬 기자 = LG에서 계열분리한 아워홈이 '2기 구지은' 시대를 열었다. 아워홈 경영권을 둘러싼 '남매의 난'에서 셋째딸 구지은 신임 대표를 비롯한 세 자매가 보복운전 등으로 물의를 일으킨 오빠 구본성 전 부회장을 해임했다.

아워홈의 경영권을 가져온 구 신임 대표는 "과거 공정하고 투명한 아워홈의 전통과 철학을 빠르게 되살리면서, 동시에 미래 성장동력을 발굴해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시키겠다"고 의지를 밝혔다.

다만 구 전 부회장이 이사직을 유지하고 있고 단일 최대주주인 만큼 경영권 분쟁의 불씨는 여전히 남아 있다는 평가다.

◇'절치부심' 구지은 경영권 탈환 성공

4일 아워홈은 이날 오전 서울 모처에서 주주총회를 열고 구자학 아워홈 회장의 셋째 구 신임 대표가 제안했던 신규이사 선임안, 보수총액 한도 제한안 등을 모두 통과시켰다.

구 대표 측은 주주제안을 통해 21명의 신규 이사를 선임하며 이사회를 장악했다. 아워홈 이사회는 기존 11명을 포함, 모두 32명으로 늘어났다. 아워홈 정관상 이사 수의 제한이 없어 대규모 이사 선임을 통한 회사 장악이 가능했던 셈이다.

이사회를 장악한 구 대표는 곧장 이사회를 열어 구 전 부회장에 대한 대표이사 해임안을 승인했다. 이어 이사회는 구 대표를 신임 대표로 선임했다.

현재 아워홈 4남매 지분율 구성은 장남 구 전 부회장이 38.56% 지분율로 최대주주에 올라 있다. 이어 장녀 구미현(19.28%), 차녀 구명진(19.6%), 삼녀 구 대표(20.67%)가 각각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세 자매의 지분율 합은 약 59%로 과반을 넘어선다.

차녀와 삼녀는 지난 2017년 남매의 난 때도 같은 편에 섰지만 장녀가 오빠의 손을 들어주며 아워홈의 경영은 구 전 부회장이 맡아 왔다. 4년이 지나 장녀가 오빠에 등을 돌려 동생 구 대표의 손을 잡으며 경영권 향방이 갈리게 됐다.

이사회 후 한 주주는 구 전 부회장 해임에 대해 Δ(구 부회장의)비윤리적인 모습 Δ경영악화 Δ경영 정상화를 위한 세 자매의 단합 Δ계열사 상장 추진 등이 배경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이 주주는 "구 전 부회장의 해임 사유는 최근 보인 비윤리적인 모습과 회사 경영악화 등이 배경으로 자매가 힘을 모아 '경영 정상화를 시켜보겠다'고 단합한 것이 계기가 됐다"며 "(계열사)상장을 해보자는 취지도 있다"고 말했다.

향후 아워홈의 강도 높은 경영 쇄신 작업이 진행될 것으로 예상되는 대목이다. 사업 확대와 투명 경영을 위한 기업공개(IPO) 추진도 함께 진행 될 전망이다.

구지은 아워홈 신임 대표이사© 뉴스1

◇구지은 "공정하고 투명한 아워홈 되살릴 것"

관심은 구 대표에게 모아진다. 구 대표는 신임대표 선임 후 입장문을 통해 "과거 아워홈은 항상 바르고 공정하게 회사를 경영하고, 항상 한발 앞서가는 회사였다"며 "그러나 최근 몇년동안 아워홈은 과거의 좋은 전통과 철학을 무시하는 경영을 해 왔다"고 지적했다.

이어 "신임대표로 과거 공정하고 투명한 아워홈의 전통과 철학을 빠르게 되살리면서, 동시에 미래 성장동력을 발굴해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시키겠다"며 "특히 아워홈의 구성원들이 본인들의 역량을 마음껏 펼칠 수 있는 좋은 회사를 만들겠다"고 의지를 드러냈다.

앞서 구 대표는 LG유통에서 분리된 아워홈이 성장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2000년 설립된 아워홈은 같은 해 3월 LG유통으로부터 푸드 서비스 사업을 양수해 전문식당, 식재영업 단체급식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구 대표는 아워홈에 입사한 이후 구매 및 물류, 글로벌유통 및 외식 사업 등을 맡아 경쟁력 강화를 이끌어냈다. 2004년 입사 당시 5000억원대였던 아워홈 매출은 2015년 부사장 승진 당시 1조3000억원으로 수직상승했다.

하지만 2015년 구 전 부회장이 등기이사로 선임되자 해임됐다. 이듬해 1월 구매식재사업 본부장으로 경영에 복귀했지만 의사결정 과정에서 오빠와 자주 의견이 엇갈렸다. 2017년 임시 주총 개최를 요구하면서 경영권 회복을 시도했지만 장녀 구미현씨의 반대로 무산된 바 있다.

4일 아워홈 이사진이 입장하고 있다 2020.06.04/뉴스1 © 뉴스1 이비슬 기자

이후에도 구 전 부회장과 잦은 마찰은 물론 법적 다툼을 벌이던 구 대표는 기회를 놓치지 않고 경영권을 되찾아왔다. 결정적인 계기는 구 부회장이 보복운전으로 재판을 받으면서다. 구 전 부회장은 상대 차량을 파손하고 차에서 내린 운전자를 차량으로 밀어붙인 혐의로 지난 3일 재판을 받았고 징역 6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 받았다.

다만 구 전 부회장이 이사직을 유지하고 있으며 첫째를 비롯한 자매들 중 한명이 변심할 경우 또 다시 경영권이 바뀔 수 있는 구조인 점은 구 대표로서는 부담이다.

업계 관계자는 "구 전 부회장의 지분율이 높은 만큼 경영권 분쟁의 불씨는 남아 있는 상황"이라며 "구 대표가 절치부심 끝에 경영권을 찾아왔고 IPO를 추진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경영개선을 통해 실적으로 평가 받는 것이 경영권 분쟁을 종식시키는 길"이라고 말했다.

특히 구 대표는 상장 과정에서 지분을 추가로 확보, 경영권 안정을 꾀할 것으로 예상된다.

구본성 아워홈 대표이사 부회장이 3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끼어들기 보복운전' 관련 특수상해 등 선고기일에 출석하고 있다. 2021.6.3/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jhjh13@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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