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월설[나민애의 시가 깃든 삶]〈298〉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6월인데 이 시를 읽지 않으면 서운하다.
'유월설'은 시의 제목이며 꽃나무 이름이다.
꽃을 눈에 비유하는 것도, 한여름에 볼 수 없는 것을 애써 보려고 하는 마음도 시와 가까운 것이다.
억울하고 한스러워 울고 싶은데 꽃처럼 다시 피어나려고 아등바등하는 것이 인생이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6월인데 이 시를 읽지 않으면 서운하다. ‘유월설’은 시의 제목이며 꽃나무 이름이다. 더운 오뉴월에 눈이 내린 듯 흰꽃이 핀다고 하여 유월설이다. 한여름의 눈이라니, 호주의 크리스마스만큼이나 낯선 정취를 지닌 표현이다. 또한 ‘유월설’이라는 이 이상하고 아름다운 단어는 매우 시적이기도 하다. 꽃을 눈에 비유하는 것도, 한여름에 볼 수 없는 것을 애써 보려고 하는 마음도 시와 가까운 것이다. 시인이란 그런 사람이다. 내 마음의 시린 눈꽃을 여름의 햇살 아래서도 찾는 사람. 찾을 수 없는 것을 찾으러 떠났다가, 남들 몰래 뭔가를 안고 돌아오는 사람. 이 시인은 어떠할까. 시인의 하얀 눈꽃은 어디쯤 피어 있을까. 이런 생각을 하면서 읽으면 꽃은 금세 당신의 마음에 옮겨 피어날 거다.
꽃이 소복하게 피니 예쁘다. 그래서 유월설은 웃음이 된다. 그러나 꽃이 눈이라면 뜨거운 태양 아래 보람도 없이 녹아버린다. 그래서 유월설은 통곡도 된다. 웃음도, 통곡도 되는 꽃이란 허무한 인생이고, 고통의 나날처럼 읽힌다. 웃으려고 사는 인생은 언제고 울음으로 끝나려고 한다. 억울하고 한스러워 울고 싶은데 꽃처럼 다시 피어나려고 아등바등하는 것이 인생이다.
같은 달이어도 사람마다 품고 있는 계절은 모두 다르다. 찬란한 햇살 아래 흘리는 눈물이 더 서러운 법, 이렇게 시린 6월도 있고 매운 6월도 있다.
나민애 문학평론가
Copyright © 동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檢내부 “이광철 구하려는 방탄 인사…보복인사 완결판”
- 한동훈 “권력 보복 견디는 게 검사 일…감당할 것”
- ‘피고인’ 이성윤 서울고검장 승진…후임엔 박범계 후배
- ‘민감사건’ 수두룩 중앙지검장 전격 교체…이정수 누구?
- 조상철 서울고검장 퇴임…“검찰권 행사 적정해야” 당부
- 주민 반발에 과천청사 4000채 취소…다른지역도 차질 우려
- [단독]경찰, 구미 여아 친모가 중고로 판 휴대전화 확보
- [사설]“이웃 위해서라도 맞는다”… 일상회복 길 찾은 백신 접종 100일
- [사설]피고인 이성윤 승진시키고 측근으로 檢 요직 채운 朴법무
- [사설]전국민지원금 반대한 홍남기, 정말 직 걸고 막는지 볼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