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거남 만나려 사흘 방치..빵·우유만 두고 나간 구미3세 언니

신혜연 2021. 6. 4. 2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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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구미에서 3세 여아를 빈집에 방치해 숨지게 한 20대 여성의 범행 행각이 판결문을 통해 드러났다.

4일 오후 대구지방법원 김천지원에서 열린 경북 구미 3세 여아 사망사건 1심 선고 공판에서 징역 20년을 선고받은 '친언니' A씨(22)가 호송차로 향하고 있다. 뉴스1


판결문에 따르면 4일 살인 혐의 등으로 징역 20년을 선고받은 김모(22)씨는 3살 아이를 빵, 우유만 남겨둔 채 사흘 가까이 방치한 것으로 나타났다.

2020년 3월부터 현재 남편과 동거를 시작한 김씨는 남편이 퇴근한 시간대와 공휴일에는 자신이 원래 살던 빌라에 아이를 홀로 방치했다.

남편과 둘만의 시간을 갖고 싶다는 이유에서였다.

평일 저녁에는 마들렌 빵 10개, 죽 1개, 200㎖ 우유 4개가량을 안방 텔레비전 근처에 둔 채 자리를 비웠다.

다음 날 아침에 돌아가면 아이는 음식 대부분을 먹은 상태로 방에 머물러 있던 것으로 조사됐다.

금요일 저녁에는 음식을 평일보다 많이 두고 나왔다가 월요일 아침에 돌아갔다.

생후 24개월 무렵부터 방치된 아이는 이런 생활을 5개월간 이어갔다.

현 남편과 사이에 아이가 생긴 김씨는 지난해 8월 빵, 우유 등을 놓아두고 빌라를 나온 뒤로 더는 아이를 찾아가지 않았다.

임신으로 몸이 힘들다는 이유에서였다.

빌라 아래층에 부모가 거주 중이었으나 아이를 보살펴달라고 부탁하지 않았다.

김씨는 출산 후 아이가 굶어서 숨졌을 것이라는 걸 인식했지만, 두려움에 아이를 찾지 않았다.

1심 재판부는 "김씨는 아이가 홀로 남겨져도 잘 울지 않는다는 점과 스스로 현관문을 열고 밖으로 나올 수 없다는 점을 잘 알고 있었는데도 적절한 조치 없이 아이를 빌라에 방치하다 결국 사망에 이르게 했다"며 살인 혐의를 인정했다.

또 "전기도 들어오지 않고 먹을 것 하나 없는 곳에 홀로 방치된 어린 피해자가 죽음에 이를 때까지 장시간 겪었을 배고픔과 외로움, 두려움이 어느 정도였을지 짐작하기조차 어렵다"고 판결 사유를 밝혔다.

한편 DNA 감식 결과 김씨는 아이의 엄마가 아니라 언니인 것으로 밝혀졌다. 아이의 친모는 김씨의 어머니인 석씨(48)로 드러났다.

신혜연 기자 shin.hyey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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