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장 경쟁했던 조남관-이성윤, '친정부 성향'에 명암 엇갈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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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 정부에서 청와대 파견근무를 한 이력으로, 문재인 정부에서 나란히 검사장으로 승진해 차기 검찰총장 후보군으로 꼽혔던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과 조남관 대검 차장이 4일 인사에서 희비가 엇갈렸다.
반면 이성윤 지검장은 2019년 법무부 검찰국장으로 재직하며 조국 전 장관 수사 당시 '윤석열 총장을 배제한 수사팀'을 꾸리자고 한동훈 당시 대검 반부패부장에 제안했다가 논란을 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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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영장 막지 않은 조남관, 총장 탈락 후 한직 발령
'윤석열 배제 수사팀 제안' 이성윤, 피고인 신분으로 승진
[헤럴드경제=좌영길 기자] 참여 정부에서 청와대 파견근무를 한 이력으로, 문재인 정부에서 나란히 검사장으로 승진해 차기 검찰총장 후보군으로 꼽혔던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과 조남관 대검 차장이 4일 인사에서 희비가 엇갈렸다.
법무부는 이날 이성윤 지검장을 서울고검장으로 승진 발탁하고, 조남관 대검 차장을 법무연수원장으로 수평이동하는 인사를 발표했다. 대검 차장과 법무연수원장은 고검장급 대우를 받기 때문에 승진은 아니다. 다만 법무연수원장은 일선 수사상황에 관여하는 보직이 아니어서 한직으로 평가받는다. 사실상 좌천 인사다.
이성윤 지검장은 전례가 없을 정도로 주요 보직을 두루 거쳤다. 일선 차장검사 경력이 없지만, 이번 정부 들어 대검 형사부장으로 발탁되며 검사장으로 승진했다. 이후 대검 반부패·강력부장, 법무부 검찰국장, 서울중앙지검장을 역임했다. 하나만 맡아도 검찰총장 후보군으로 꼽힐 수 있는 중요 자리다. 이 지검장은 문재인 대통령의 경희대 법대 후배로, 2004년 청와대 특감반장으로 파견근무를 하며 문 대통령과 근무연을 쌓았다.
조 차장 역시 참여정부에서 청와대 파견근무를 했다는 점에서 이 지검장과 공통점이 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박연차 게이트 수사를 받던 중 서거했을 때 이명박 정부 눈치를 보지 않고 공개적으로 봉하마을 조문을 내려가기도 했다. 문재인 정부에서 두터운 신임을 받으며 국가정보원 적폐청산 테스크포스(TF) 팀장을 맡았고, 서울동부지검장, 법무부 검찰국장, 대검 차장을 맡으며 주목받았다.
하지만 조 차장은 서울동부지검장 재직 시절 조국 전 법무부장관의 유재수 감찰무마 사건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를 막지 않았다. 실제 조국 전 장관은 최근 발간한 회고록에서 조남관 차장에 대해 ‘결국 검사였다’며 서운한 감정을 감추지 않았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 징계를 추진하던 추미애 장관에게 징계안을 물러달라고 공개적으로 요구하기도 했다. 검찰총장 후보 추천위원회 직전에는 한명숙 전 국무총리 사건 증인을 위증 혐의로 기소하겠다는 대검 감찰부 의견을 반려하기도 했다. 박범계 법무부장관은 이 사안에 수사지휘권을 발동하는 강수를 뒀지만, 대검 참모진과 고검장들이 참석한 회의에서 압도적으로 기소가 불가능하다는 의견이 많아 ‘한명숙 사건 재평가’는 무위로 돌아갔다.
반면 이성윤 지검장은 2019년 법무부 검찰국장으로 재직하며 조국 전 장관 수사 당시 ‘윤석열 총장을 배제한 수사팀’을 꾸리자고 한동훈 당시 대검 반부패부장에 제안했다가 논란을 빚었다. 김학의 전 차관 불법 출국금지 사건에서는 문무일 검찰총장 승인 없이 이규원 검사의 출국금지요청서 위조 등에 관한 수사를 중단하도록 압력을 행사한 혐의를 받았다. 이 지검장은 이 사건으로 기소돼 현재 재판을 받고 있는 피고인 신분이 됐다. 한동훈 검사장이 채널A사건에서 공모한 정황이 밝혀지지 않았는데도 사건을 1년 넘게 종결하지 못하도록 해 무리하게 사건을 끌었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결국 정권 초기 문재인 대통령의 두터운 신임을 받던 두 검사는 이번 인사에서 명암이 갈렸다. 한 현직 검사장은 “조남관 차장은 합리적인 방향으로 일을 했을 뿐인데, 법무연수원장으로 발령이 난 것은 나가라는 소리를 들은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평가했다. 한 검찰 고위직 간부는 “이성윤 지검장이 사표를 내지 않을 거라는 건 예상했지만 서울고검장으로 갈 예상하지 못했다”고 했다.
jyg9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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