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대구서 "박근혜 탄핵 정당" 주호영 "이준석 흥행 딱 여기까지"

국민의힘 전당대회 대구·경북 합동연설회
국민의힘 TK 합동연설회
당권주자들 박근혜 소환
나경원 "박정희 공항 만들자"

3일 오후 대구 북구 엑스코에서 열린 ‘2021 국민의힘 1차 전당대회 대구·경북 합동연설회’에서 당대표 후보들이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3일 ‘보수의 텃밭’ 대구·경북(TK) 합동연설회에서 대구 당원들을 만난 국민의힘 당권 주자들은 저마다 ‘박정희’, ‘박근혜’ 이름을 거론하며 지지를 호소했다.

‘박근혜 키즈’로 정치권에 들어온 이준석 후보는 이날 연설 대부분을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입장을 정리하는 내용으로 채웠다. 이 후보는 “저를 영입한 박근혜 대통령에게 감사합니다”라면서도 “하지만 저는 탄핵은 정당했다고 생각한다”는 기존 입장을 거듭 밝혔다. 박 전 대통령 사면에 대해서도 “사면론을 꺼낼 생각이 없다. 대선을 앞두고 정치적 공격의 빌미를 줄 생각이 없다”고 말했다. 이 후보의 아킬레스건일 수도 있는 ‘박근혜’에 대해 회피하지 않고, 정면돌파를 택한 셈이다. 높은 지지율을 바탕으로, 대구·경북 당원들의 전략적 판단을 믿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이 후보는 연설에서 박 전 대통령을 수사했던 윤석열 전 검찰총장에 대해서도 “이런 생각을 대구·경북이 품어주실 수 있다면, 박 대통령 수사를 지휘했으나 (국민의힘에) 합류해 문재인 정부에 맞서는 것을 주저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하며 윤 전 총장 영입 가능성을 내비쳤다.

이날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를 찾아 참배한 나경원 후보는 “박정희 공항을 만들자”고 제안했다. 나 후보는 또 “(두 전직 대통령의) 사면을 애걸하지 않겠다. 그러나 즉각 석방되도록 하겠다”며 강성 보수층의 민심을 자극했다.

주호영 후보는 이 후보를 향해 “우리 당에 새바람을 일으켜주고, 전당대회 흥행을 일으켜주셔서 고맙다. 하지만 딱 거기까지”라며 “간판을 떨어뜨리고 유리창을 깨뜨리는 바람이 되면 대선을 어떻게 헤쳐나갈 건가”라고 말했다. 나 후보를 향해선 패스트트랙 재판을 언급하며 “매번 재판받으러 다니는 당대표가 어떻게 치열한 대선 경선을 관리하고 대선을 이길 수 있겠습니까”라고 공격했다.

조경태 후보는 “대구·경북 신공항 건설”을 약속했고, 홍문표 후보는 박 전 대통령 사면을 언급했다.

한편, 이날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도 경북대 강연을 위해 대구를 찾았다. 김 전 위원장은 강연 뒤 기자들을 만나 ‘이준석 현상’에 대해 “국민이 보기에 구정치인들에 대한 인식이 얼마만큼 달라졌는지 단적으로 표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이 후보가 당대표가 되면 도울 의향이 있냐는 질문에는 “할 말이 없다”며 확답을 피했다.

오연서 기자 loveletter@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