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서 흔하게 봤던 노란꽃 서양금혼초..알고보니 생태계교란종

박미라 기자 2021. 6. 3. 1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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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제주의 도로변과 공원, 오름에서 쉽게 볼 수 있는 노란빛깔의 꽃, 서양금혼초. 제주시가 생태계 교란 식물인 서양금혼초와의 전쟁을 시작했다.

도 전역으로 확산된 서양금혼초는 강한 생명력과 밀식성으로 지역 고유 식물의 서식지를 점령하고, 생태계를 교란하는 피해를 입히고 있다. 제주시 제공

제주시는 5~6월 개화시기를 맞아 환경부 지정 ‘생태계교란 생물’ 서양금혼초(개민들레) 퇴치 사업을 추진 중이라고 3일 밝혔다.

서양금혼초는 제주지역 어디서나 쉽게 볼 있는 식물이지만 유럽이 원산지인 외래식물이다. 1980년대 목초 종자를 수입하는 과정에서 혼입돼 제주에 처음 들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강한 생명력, 번식력으로 도심 공원, 도로변, 잔디밭은 물론 해안변, 오름까지 빠르게 번지고 우후죽순 자라고 있다는 점이다. 한 개체가 1년에 2000여개 이상의 씨앗을 뿌리는데, 씨가 바람에 날려 확산성도 높다. 뿌리를 내리면 빈틈없이 빽빽하게 자라 서식지를 잠식한다. 제주 고유 식물의 생육을 방해하고, 지역 생태계를 교란할 위험이 크다.

최근 (재)제주문화유산연구원 제주자연문화재돌봄사업단이 천연기념물(제523호)로 보호되고 있는 도련동 귤나무류 주변을 모니터링한 결과 서양금혼초가 빽빽하게 점유해 귤나무의 위해요소가 되고 있다는 의견을 내기도 했다.

제주시는 도 전역으로 빠르게 퍼지고 있는 서양금혼초 제거를 위해 올해 예산 4000만원을 확보했다. 지난달부터 신산공원과 미리내공원 등 도심공원과 김녕·월정리 해안도로변, 다랑쉬오름, 당오름으로 확산한 서양금혼초를 제거 중이다.

제주시 관계자는 “서양금혼초 개화시기에 맞춰 동부와 서부 2개조로 나눠 지난달부터 제거 사업을 추진 중”이라며 “서양금혼초는 뿌리가 깊게 박혀 있어 베어내기만으로는 퇴치할 수 없고, 호미를 이용해 수작업으로 뿌리째 제거해야 제주 고유 자생 식물의 피해를 최소화 할 수 있다”고 밝혔다.

앞서 제주시는 지난해에도 우도에서 광범위하게 퍼진 서양금혼초 제거 사업을 했다.

제주시가 신산공원에서 자라고 있는 서양금혼초 제거 사업을 하고 있다. 서양금혼초는 지역 고유 식물의 서식지를 점령해 생태계를 교란하는 피해를 입히고 있다. 제주시 제공

부기철 제주시 환경관리과장은 “현재 서양금혼초 등은 넓은 지역에 많은 개체수가 분포하고 있다”며 “제주지역 식물 생태계 교란을 최소화 하기 위해 퇴치 작업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미라 기자 mrpar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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