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리포트] 인구 600만 도시 휘젓는 '코끼리 떼'..전시 상황 방불
중국에선 연일 코끼리 떼가 매스컴을 달구고 있습니다. 중국 윈난성 남부 시솽반나 자연보호구에 서식하던 야생 아시아코끼리 15마리가 보호구를 이탈해 북쪽으로 계속 향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중국 당국은 코끼리 떼의 도시 진입을 막으려 애썼지만, 코끼리 떼는 결국 윈난성의 성도이자 최대 도시 쿤밍시로 진입하고 말았습니다. 중국 신화통신은 3일 코끼리 떼가 하루 전인 2일 밤 9시 55분 쿤밍시 진닝구에 진입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중국 입장에선 우려했던 일이 발생한 것입니다.
야생 코끼리 15마리 49일간 500km 이동…"초유의 사태"
코끼리 떼 이동 이후 아직 인명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농가 등의 피해는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습니다. 농경지 56만㎡가 훼손됐고, 지나는 곳마다 옥수수 등을 먹어치우고 있습니다. 닭장 안에 있던 닭이 코끼리에게 밟혀 죽기도 했습니다. 코끼리 떼는 농가의 대문을 머리로 밀고 들어가 집안을 뒤지고, 주택가를 활보하는 대담함까지 보이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보고된 손실액만 680만 위안, 우리 돈 11억 8천만 원에 달합니다. 코끼리 떼의 이동 거리가 늘어날수록 피해는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주민들은 피하기 바쁩니다. 경찰 등 중국 당국은 주민들에게 거리로 나오지 말도록 당부한 상태입니다. 코끼리가 놀라면 사람을 공격할 수도 있어 마주칠 경우 가능한 한 빨리 피하라고 촉구하고 있습니다. 색깔이 밝은 옷을 입지 말라고 주문하기도 했습니다.
"마취 어려워" 속수무책…쿤밍시 비상 대응 돌입
때문에 중국 당국은 트럭으로 진입로를 막거나 헬기 등으로 먹이를 뿌려 코끼리의 진로를 바꾸려 노력했습니다. 인구 600만의 쿤밍시로 진입하는 것만은 막으려고 했습니다. 허사였습니다.
쿤밍시는 대책본부를 설치하고 2단계 비상 대응에 돌입했습니다. 비상 대응 요원 675명과 긴급 차량 62대를 배치했고, 드론 12대로 코끼리 떼의 일투족을 감시하고 있습니다. 인구 밀집 지역으로 향하는 길목에는 바리케이드가 설치됐습니다. 먹이가 부족할 경우 코끼리의 이동 경로를 더 예측할 수 없어 10톤의 코끼리 먹이까지 비축했습니다. 일부 지역에선 주민들을 대피시켰습니다. 전시 상황을 방불케 합니다.
서식지 복귀에 회의적…"우두머리가 길 잃었을 수도"
중국 당국은 다만, 쿤밍시의 해발 고도, 기후, 생태 환경이 원래 서식지와 다르기 때문에 코끼리 떼가 자연스레 진로를 바꿀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중국에선 무분별한 개발로 코끼리 서식지가 줄면서 코끼리와 사람이 만날 확률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며 하루빨리 서식지 환경을 회복해야 한다는 때늦은 해법도 제시되고 있습니다.
김지성 기자jisung@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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