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보] 호텔 수영장서 숨진 30대.."안전요원 없이 18분 방치"

[앵커]

서울 강남의 한 호텔 수영장에서 30대 남성이 물에 빠져 숨졌습니다.

현행법상 수영장에는 반드시 안전요원이 2명 이상 있어야 하지만, 호텔 측은 이를 지키지 않았습니다.

유가족은 호텔 관계자들을 처벌해 달라며 경찰에 고소했습니다.

시청자와 함께 만드는 뉴스, 제보 방준원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한 남성이 수영을 하기 전 준비운동을 합니다.

수영장 레인을 왕복으로 몇 번 왔다 갔다 하더니, 갑자기 물속으로 사라집니다.

수영장에 있는 수상안전요원이 구조했어야 합니다.

하지만 당시 수영장엔 안전요원이 없었고, 이 남성은 물속에 들어간 뒤 18분 동안 방치돼 있다 숨졌습니다.

숨진 남성은 35살 박대원 씨.

내년 초 결혼을 앞둔 예비 신랑이었습니다.

[고 박대원 씨 여자친구/음성변조 : "내년 3월쯤에 (결혼)할 예정이었거든요. 바다 수영도 간 적이 있어 가지고. 파도 타고, 수영하는데 잘하더라고요. 그래서 그걸 믿고 저도 먼저가 있으라고 한 건데 저렇게 돼 버려가지고..."]

체육시설법엔 수영장 규모와 상관없이, 반드시 자격증이 있는 안전요원 2명을 두도록 돼 있습니다.

하지만, 이 호텔 수영장엔 안전요원이 1명만 있었고, 그마저도 자리를 비운 상황이었습니다.

물에 빠진 박 씨를 발견한 것도 안전요원이 아닌, 또 다른 손님이었습니다.

[박영식/고 박대원 씨 아버지 : "어느 한 사람만 서 있었어도, 바로, 바로 감지가 돼 가지고 제 아들 목숨 잃을 일이 없죠. 잠깐 현기증 나서 쓰러져서 물속으로 들어갔으면 바로 구조됐어요."]

이 호텔은 안전요원을 한 명만 채용했고, 당시 자리를 비운 사실을 인정했습니다.

서울 강남구청의 시정명령에 따라 추가 채용 공고를 올렸고 조문을 가는 등 유가족에게도 사과했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유가족은 호텔 측이 진정성 있는 사과를 한 적이 없고, 잘못도 인정하지 않고 있다며 경찰에 호텔 관계자를 과실치사 혐의로 고소했습니다.

KBS 뉴스 방준원입니다.

촬영기자:송혜성/그래픽:최창준

방준원 기자 (pcbang@k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