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학생 '통합 교육' 12년째인 독일.."자연스럽게 다름을 경험"

박은서 2021. 6. 2.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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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한 교실에서 수업하는 독일

장애학생 인원제한 없고 보조교사가 함께 수업 들어

아이들 '다름'을 자연스럽게 체득…교사 연수도 늘어

장애인 통합 교육은 한 교실에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섞여서 학습하는 교육을 말한다. 

독일에서 통합교육은 '정상이라는 것을 규정지을 수 있는 것은 없으며 사람들은 서로 다름으로 각자 다른 것을 필요로 한다는 것일 뿐이다'는 사실을 학교에서 가르치는 것을 추구한다. 장애인 학생 또한 사회에 나가서도 함께 섞여야 하는 존재라는 원칙 아래서 이곳 독일의 통합교육은 장애인이 더 독립적이고 자율적인 삶을 살 수 있는 것에 목표를 둔다. 교실에는 장애인 학생에 보조 교사가 함께하며 같은 교실에 앉아 학생이 학교 일과를 잘 수행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한다. 

2009년부터 실시한 독일의 통합 교육, 잘 이루어지고 있을까?

독일의 학교 구스타브 프레이탁 슐레 (Gustav-Freytag-Schule) 7학년 (만 12세 ~ 만 13세) 을 맡고 있는 영어 교사이자 현재 훔볼트 대학교 (Humboldt-Universität) 에서 교육학 석사과정중인 케빈 클레신스키 선생님을 인터뷰했다. 얼굴이 나가는 것은 극구 사양한 까닭에 클레신스키 선생님의 사진은 싣지 못했다. 

Q. 현재 선생님께서 맡고 계시는 학급에 장애인 학생 수는 몇 명인가?

현재 주의력 결핍 및 과잉 행동 장애 (ADHD) 학생 1명과 학습 장애 학생 3명 신체 장애 학생 1명이 있다. 총원 25명중 5명이 장애 학생이다.

Q. 생각보다 장애 학생 수가 많아서 놀랐다. 한 교실에 정해진 장애 학생 정원이 있나.

전체적으로 교실 내의 총 학생 수만 정해져 있고 교실 내 장애 학생 수에 대한 제한은 없다.



◆장애학생와 비장애학생이 함께 하는 모습 ©게티이미지

Q. 통합 교육의 장점은 무엇인가?

유치원 혹은 보다 더 어릴 때부터 통합 교육이 시작되므로 아이들은 자연스럽게 서로 다름을 경험하게 된다. 장애 학생들 또한 사회에서 함께 섞여야 하는 존재임을 직접적으로 경험함으로써 장애 인식에 대한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온다.

또 ‘통합 교육’ 이라는 것이 하나의 교육 프로그램으로 자리 잡으면서 장애 아동에 대한 교사 교육 및 연수도 활성화가 됐다. 이전에는 장애 학생과 비장애 학생을 함께 교육한다고 해도 이를 명명하는 단어가 없었는데 이를 ‘통합 교육’ 이라 칭하게 되면서 이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 향상 뿐만 아니라 장애 학생에 대한 교사 교육 프로그램이 다양해졌다.

통합 교육이 시작되면서 정부에서는 학교 근로자를 늘렸는데 장애 학생에 대한 개별적인 도움과 더불어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학생을 보조하는 역할을 하게 되어 학교 생활의 질을 높일 수 있게 됐다.

7학년 교실의 모습 ⓒ박은서

Q. 통합 교육의 개선해야 할 점이 있는가?

통합 교육에 대한 교사들의 연수 혹은 대학에서 과정이 더 늘어나긴 했지만 아직 부족하다는 생각이 든다. 독일에서는 교사의 자율성을 존중하기 때문에 교사 연수 또한 교사의 선택이다. 대학에서는 장애 학생에 대한 교육 과정을 배우게 되지만 그 이후 현장에서는 통합 교육에 대한 연수가 교사들의 선택이라는 점이 아쉬운 부분이다.

정부에서 통합교육을 위해 보조 교사를 지원하지만 학부모나 교사의 요구보다 그 수가  적은 것도 문제이다. 수년 간의 독일의 사회 문제 중 하나가 '교사 부족' 이라고 할 수 있다. 학교 내의 보조 교사 뿐만 아니라 정교사의 수도 부족하여 특히 모든 장애 아동의 개별적인 요구를 충족시키기 어렵다.  이를 위해 정부는 학교 예산을 늘리는 방안을 추진하였고 과거에 비해 학교 내 근로자가 늘어난 것을 체감할 수 있었지만 개선이 더 필요하다.

통합 교육을 진행하며 학생들의 점수를 매기는 방법에 대해서 교사들 사이에서 뜨거운 이슈다. 현재는 장애인과 비장애인으로 나누어서 평가를 하고 있다. 예를 들어 독일에는 세가지 종류의 고등학교가 있는데 성적이 높은 학생들이 가는 짐나지움(Gymnasium)을 순서로, 하웁트슐레(Hauptschule), 레알슐레 (Realschule)로 나누어져 있다. 

2010년 독일 정부는 통합 교육을 목적으로 하웁트슐레, 레알슐레를 통합했다. 학습 장애를 가진 학생들과 비장애 학생을 함께 학습할 수 있는 장을 조성했지만 점수를 나누어서 평가 한다는 점이다. 교사들 사이에서도 점수를 나누어서 평가해야하는지 통합을 해서 평가해야 하는지 여러 가지 의견이 많다.

Q. 장애학생과 비장애 학생 간의 교우 관계는 어떠한가.

나의 경험으로 비추어 보았을 때 장애 학생과 비장애 학생 간의 교우 관계는 원만했다. 장애 학생에 불편함이 생기면 도와주고 배려하려는 모습이 흔하고 자연스러운 모습이다. 독일은 어릴 때부터 통합 교육이 진행되어서 아이들이 서로 다름을 인정하고 장애인이라고 차별하는 것이 아닌 ‘다름’을 쉽고 자연스럽게 체득하는 것으로 보인다.

◆구스타브 슐레의 교무실 ⓒ박은서

Q. 한국에 있는 장애 아동 부모님들이 가장 걱정을 많이 하는 부분이 교우 관계인데 어릴 때부터 함께 성장하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다름을 수용하는 점이 인상 깊다. 끝으로 한국에 있는 EBS 독자분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나의 인터뷰가 한국에 있는 장애 교육에 관심이 많은 독자분들께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 통합교육은 독일에서도 더 많은 관심을 기울여야 하고 개선이 필요한 교육 과정이다. 하지만 ‘모든 아이들을 위한 학교’라는 통합교육의 취지는 충분히 연구해보고 고려해볼 만한 교육적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독일 베를린 = 박은서 글로벌 리포터 eunicepes@gmail.com

■ 필자 소개

전 (학교법인) 충남삼성학원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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