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냅스 변화가 '腦 발작' 부른다

2021. 6. 2. 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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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연구진이 세계 최초로 뇌 신경세포의 흥분과 억제 불균형을 일으키는 새로운 기전을 규명했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은 생명과학과 정원석 교수 연구팀이 억제성 시냅스(신경세포 간 접합부위)가 미세아교세포에 의해 제거되는 분자 기전을 처음으로 밝히고, 이 현상이 과도하게 일어날 때 신경세포의 흥분성 증가로 발작과 같은 뇌 질환이 일어날 수 있음을 확인했다고 2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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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AIST, 신경세포의 흥분성 증가로 인한 뇌 질환 기제 최초 규명
- 뇌 신경세포 흥분-억제 간 불균형으로 발생하는 뇌질환 치료 기대

[헤럴드경제=구본혁 기자] 국내 연구진이 세계 최초로 뇌 신경세포의 흥분과 억제 불균형을 일으키는 새로운 기전을 규명했다. 발작과 같은 다양한 뇌 신경질환의 원인을 찾아 뇌 질환 치료에 활용이 기대된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은 생명과학과 정원석 교수 연구팀이 억제성 시냅스(신경세포 간 접합부위)가 미세아교세포에 의해 제거되는 분자 기전을 처음으로 밝히고, 이 현상이 과도하게 일어날 때 신경세포의 흥분성 증가로 발작과 같은 뇌 질환이 일어날 수 있음을 확인했다고 2일 밝혔다.

미세아교세포란 뇌에서 면역기능을 담당하는 신경세포의 일종이다. 시냅스는 뇌 발달 및 학습 시에 생성과 제거가 반복되는 변화를 겪는다. 연구팀은 이전 연구를 통해 비신경세포인 별아교세포와 미세아교세포가 신경세포의 불필요한 시냅스를 잡아먹어 제거할 수 있음을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어떤 물질이 특정 시냅스를 표지해 교세포들로 하여금 제거하도록 유도하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연구팀은 포스파티딜세린이라는 세포막에 존재하는 인지질 중의 하나가 죽어가는 세포 표면에 선택적으로 표지돼 면역세포에 의해 세포를 잡아먹도록 유도한다는 사실에 착안했다. 죽어가는 세포가 제거되는 분자 기전이 시냅스만이 선택적으로 제거되는 현상에도 응용될 수 있을 것이라 예상한 것이다.

이 가정을 증명하기 위해 연구진은 포스파티딜세린을 신경세포 표면에 인위적으로 노출한 후, 특정 시냅스가 교세포에 의해 잡아먹힐 수 있는지 연구했다.

먼저 포스파티딜세린을 항상 세포 표면으로부터 안으로 지속적으로 불러들여 정상 세포막에서 이들을 노출되지 않도록 막고 있는 플립파아제라는 단백질의 기능을 신경세포에서만 억제할 수 있는 실험용 쥐 모델을 제작했다.

그 결과 신경세포의 세포체 주변의 표면에서만 선택적으로 포스파티딜세린이 표지됨을 발견했고 이로 인해 세포막이나 흥분성 시냅스의 손상 없이 억제성 시냅스만이 선택적으로 감소함을 발견했다. 그뿐만 아니라 해당 쥐 모델은 청각을 담당하는 뇌 지역에서 흥분-억제 균형이 깨져서 소리로 인해 촉발되는 특이한 발작 증세를 일으킴을 확인했다.

미세아교세포가 포식 수용체를 통해 신경세포체 표면에 표지된 포스파티딜세린을 인식해 제거하는 모습. 이 현상이 과도하게 일어날 때 신경세포의 흥분-억제 간 균형이 깨져서 발작 증세가 일어난다. [KAIST 제공]

연구팀은 미세아교세포를 인위적으로 제거하거나 미세아교세포에 존재하는 특정 포식 수용체를 제거했을 때, 신경세포의 표면에 포스파티딜세린이 표지되었을지라도 과도한 억제성 시냅스 감소와 발작 증세가 방지될 수 있음을 발견했다.

이로써 신경세포체 주변 세포막에 포스파티딜세린이 표지되는 것이 미세아교세포가 포식 수용체를 통해 억제성 시냅스만을 선택적으로 먹는 기전으로 쓰일 수 있음을 최초로 규명한 것이다.

연구팀의 이 같은 발견은 흥분성 및 억제성 시냅스가 서로 다른 기전을 통해 미세아교세포에 의해 제거될 수 있음을 처음으로 제시한 것이며, 미세아교세포에 의한 과도한 억제성 시냅스 제거 기전이 뇌 신경세포의 흥분-억제 불균형 발생의 새로운 원인이 될 수 있음을 증명한 것이다.

연구팀 관계자는 “비정상적인 억제성 시냅스 수 변화는 발작, 자폐 스펙트럼 장애, 조현병, 치매 등과 같은 다양한 뇌 질환의 유병률과 연관성이 높다”며 “뇌에서의 흥분-억제 균형이 깨져서 일어나는 다양한 뇌 신경질환에서 미세아교세포가 억제성 시냅스를 먹는 현상을 조절하는 것이 이들 질환을 치료하는 새로운 전략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미래기술육성재단의 지원으로 수행된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엠보저널’ 5월 20일 공개됐다.

nbgk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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