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승' 롯데 나균안 "나덕스? 처음 들어보지만 기분 좋은데요"

신창용 2021. 6. 1. 2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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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움전 6⅔이닝 무실점 호투로 팀 6연패 끊어내고 데뷔 첫 승리
포수서 인생 건 투수 전환.."너무 행복합니다..팬들 기립박수에 소름 돋아"
첫 승리 기념구 들고 활짝 웃는 나균안 [촬영 신창용]

(서울=연합뉴스) 신창용 기자 =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의 6연패를 끊은 주인공은 댄 스트레일리도, 박세웅도 아닌 나균안이었다.

나균안은 1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벌어진 키움 히어로즈와의 방문 경기에 선발 등판, 6⅔이닝 3피안타 무실점 호투로 팀의 3-0 승리를 이끌었다.

난세의 영웅이나 다름없다.

롯데는 올 시즌 기대했던 노경은, 이승헌, 김진욱의 부진과 부상, 제구 불안으로 선발진이 붕괴하며 추락을 거듭했다.

성적은 최하위로 떨어졌고, 허문회 감독을 경질하고 래리 서튼 감독 체제로 새롭게 출발했지만 짧은 기간 내 반등을 기대하긴 어려운 상황이었다.

그런데 시즌 전만 해도 전력 외로 취급받았던 나균안이 눈부신 호투로 데뷔 첫 승리를 올리며 팀을 6연패에서 구해냈다.

나균안이 포수에서 투수로 전향한 지 경우 1년밖에 되지 않은 선수라는 점에서 더 드라마틱한 역투였다.

경기 뒤에 만난 나균안은 "너무 행복하다"며 "내가 잘 던져서 팀이 승리해 너무 좋은 것 같다"고 활짝 웃었다.

올 시즌 1군에 콜업돼 초기에는 불펜으로 등판했던 나균안은 서튼 감독 부임 이후 선발로 변신했다.

선발로 나선 3경기에서 16이닝 동안 3점만을 내주며 선발진에 성공적으로 안착했다.

지난달 15일 부산 kt wiz전에서 5이닝 무실점으로 잘 던지고도 승리투수가 되지 못했던 나균안은 당시의 호투가 우연이 아님을 입증하며 시즌 3번째 선발 등판에서 감격스러운 데뷔 첫 승리를 안았다.

그는 "kt전에서 생각했던 것보다 잘 던져서 (지난달 26일) LG전(4⅓이닝 3실점)에는 욕심이 많았던 것 같다"며 "이번 키움전에서는 준비를 잘해서 좋은 결과가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나균안은 투수로 전환한 기간이 짧았는데도 투심패스트볼(22개), 포크볼(21개), 포심패스트볼(19개), 슬라이더(17개), 커브(14개), 체인지업(2개) 등 6개 구종을 골고루, 그리고 자유자재로 던졌다.

7회말 1사 1루에서 서건창을 포크볼 3개로 3구 삼진을 잡아낸 장면이 압권이었다.

2군에서도 최다 이닝이 6이닝이었던 나균안은 7회말 2사 1루에서 서준원에게 마운드를 넘기고 교체됐다.

첫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투구)에 성공한 나균안을 향해 3루 관중석의 롯데 팬은 기립박수를 보냈다.

나균안은 "투수하면서 최다 이닝, 최다 투구 수(95개)를 던졌다"며 "박수를 받는 순간, 소름이 돋았다"고 했다.

롯데 나균안 [연합뉴스 자료사진]

팬들은 나균안과 '컨트롤의 마법사' 그레그 매덕스의 이름을 결합해 벌써 그를 '나덕스'라고 부른다.

나균안은 "'나덕스'는 처음 들어본다"며 폭소한 뒤 "기분은 좋은 것 같다"고 활짝 웃었다.

그는 "선배들이 너무 잘 던졌다고, 멋있다고 칭찬해주셨다"며 "(주장인) 전준우 선배는 '1선발 같다'고 말씀해주셨다"고 웃으며 말했다.

포수에서 투수로 전향하며 야구 인생을 건 모험에 나선 나균안은 데뷔 첫 승리에 안주하지 않았다.

그는 "오늘 안 좋았던 걸 공부해서 다음 등판에는 더 좋은 모습 보일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힘줘 말했다.

나균안은 포수로 2017년 신인드래프트 2차 1라운드 지명을 받았다.

롯데가 대안 없이 강민호(삼성 라이온즈)를 떠나보내며 나균안은 어린 나이에 팀의 주전 포수를 맡았다.

점진적인 성장 과정을 건너뛰고 곧바로 대선배의 빈자리를 채우게 된 것이다. 혹독한 시행착오가 기다리고 있었다.

롯데 성적 추락과 함께 나균안은 비난을 한 몸에 받았다.

2020시즌 스프링캠프 도중 다친 나균안은 구단의 제안으로 투·포수 겸업에 나섰다.

처음에는 어디까지나 자신감 회복 차원이었으나 투수를 잠깐 하고 말기에는 재능이 특출났다.

구단의 설득에 나균안은 본격적인 투수의 길로 들어섰다. 이름도 나종덕에서 나균안으로 바꿨다.

그때의 시련이 있었기에 나균안에게는 데뷔 첫 승리가 더욱 특별했다. 당시의 아픔이 팀의 6연패에도 끄떡하지 않는 강한 정신력으로 이어진 것은 물론이다.

그는 "고등학교 때도 투수로 나간 적이 한 번도 없었다"며 "남들보다 뒤처지기 때문에 그만큼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서 많이 던지고 노력한 게 오늘의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나종덕은 투수 전향을 아쉬워했던 부모님과 응원을 아끼지 않은 장인·장모님, 아내에게도 감사 인사를 잊지 않았다.

changy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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