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절염은 물론 폐암까지.. 손이 보내는 10가지 '건강 적신호'

홍효진 기자 2021. 6. 1. 0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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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증상 중 하나로 손과 관련된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이들이 많아졌다. 코로나19 확진자 손톱에서 선이 발견되는 등 새로운 증상이 확인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손이 알려주는 사실은 코로나19 뿐만이 아니다. 손은 폐와 심장 질환, 관절염, 치매 등 다양한 신체 질환을 경고해주는 건강 신호등 역할을 한다. 이와 관련 영국 매체 더선은 30일(현지시간) 영국 버밍엄 지역보건의 투바 아무탄과의 인터뷰 내용 통해 손으로 보는 건강 적신호 10가지를 공개했다.

1. 손에 힘이 안 들어간다면… 류마티스 관절염 또는 치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미국 매사추세츠주 플리머스 지역에 사는 조 퍼킨스(여·38)는 7년 전 이상한 일을 겪었다. 병이나 데오도란트 뚜껑 등을 열 때마다 손에 힘이 들어가지 않았기 때문이다. 심지어 지퍼를 올리거나 단추를 잠그는 일도 할 수 없었다.

증상의 심각성을 깨달은 조는 병원을 찾았고 류마티스 관절염 진단을 받았다. 류마티스 관절염은 손과 손목, 발, 발목 등을 비롯한 여러 관절에서 염증이 나타나는 만성 염증성 질환을 의미한다. 조가 겪은 악력 약화는 류마티스 관절염의 증상 중 하나였다.

이외에도 악력 약화는 치매 위험에 노출될 경우에도 나타날 수 있다. 미국 다코타 대학 연구진은 악력이 5㎏씩 감소할 때마다 인지력 저하 위험이 18%가량 증가한다는 사실을 발견하기도 했다. 아무탄은 "손의 힘이 약해지는 증상은 치매를 진단하는 표지로 활용된다"며 "악력이 약화되는 것과 치매 발병의 정확한 상관관계를 파악하기 위해 많은 연구가 이뤄지고 있다"고 전했다.

2. 자주색 멍울, 심장병 질환 가능성

손에 나타는 발진이나 변색 등은 단순 피부 문제가 아닌 심장 질환의 신호일 수 있다. 자주색의 멍울이나 반점은 심내막염을 알리는 증상일 가능성이 있다는 게 의학계의 설명이다. 심내막염은 심장 가장 안쪽을 싸는 막이나 심장 판막에 생긴 염증을 말한다.

아무탄은 "손가락과 발가락에서 주로 발견되는 자주색 멍울은 '오슬러결절'(Osler's node)로 불린다"며 "이는 세균성 심내막염을 뜻하는 피부 증상"이라고 말했다. 심내막염은 치료없이 방치할 경우 심부전증 등을 일으킬 수 있다.

이에 아무탄은 "신장 질환 이력이 있고 신체에 지속적인 열감과 함께 멍울이 확인된다면 심내막염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고 권고했다.

3. 손톱에 이상한 선이?

코로나19 확진자들의 손톱에 뚜렷한 선이 발견되는 경우가 있다는 보고도 있다. 다만 아무탄은 해당 증상은 다른 희귀 증상 없이 발생할 수 있으며 특별한 해를 끼치는 것으로 보이진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기침이나 콧물, 발열 등이 없는 무증상 감염자의 경우 손톱 상태를 통해서도 코로나19 감염 여부를 의심해볼 수 있다고 조언했다.

그러나 손톱 밑에서 검은색 선을 발견했다면 루푸스(면역 문제로 만성염증이 일어나거나 면역력이 떨어지는 난치성 전신질환)나 에이즈 바이러스 감염뿐 아니라 흑생종의 징후일 가능성도 있다. 흑색종은 가장 치명적인 피부암 중 하나로 알려져 있다.

아무탄은 "손톱에 갈색 또는 검은색 선이 새롭게 발견되거나 길게 변하는 경우 흑생종을 의미할 수 있다"며 병원 검진을 받아볼 것을 당부했다.

4. 붉은색 물집, '한포진'의 신호

손에 붉은색을 띠는 물집이 생겼다면 '한포진'(pompholyx)을 의심해볼 수 있다. 한포진은 손바닥이나 발바닥, 손톱 주변 피부에 투명하고 작은 물집이 생기는 비염증성 수포 질환이다. 작고 둥근 모양의 물집은 발진과 함께 나타난다.

아무탄은 "이런 현상은 20대 초반의 연령대에서 흔하게 발생한다"며 "처음에는 타는 듯한 느낌과 가려움증이 동반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피부가 예민한 사람들은 세탁 세제나 세면도구 등을 통해 접촉성 피부염에 걸릴 수 있다고 덧붙였다.

5. 아무리 불안해도 손톱 물어뜯지 마세요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손톱을 반복적으로 물어뜯는 행동은 스트레스가 많거나 불안 증세를 보이고 있다는 뜻이다. 이는 의학적으로 '교조증'(onychophagia)이라는 명칭으로 알려져 있다.

아무탄은 "손톱을 물어뜯는 것은 강박장애를 비롯한 다른 정신 질환과 관련이 깊다"며 "또한 손톱 밑을 통한 신체적 감염 위험이 있으니 손톱을 물어뜯는 행위는 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6. 하얗게 마비된 손가락, '레이노 증후군' 의심해야

손가락이 하얗게 마비됐다면 레이노 증후군일 지도 모른다. 레이노 증후군은 추위나 스트레스 또는 불분명한 원인으로 말초혈관이 수축되거나 혈액순환 장애로 혈관에 경련을 일으켜 양쪽 손발 끝이 창백해지는 현상이다.

아무탄은 "추위가 느껴지는 낮은 온도나 감정적인 스트레스가 많다면 레이노 증후군을 보일 수 있다"며 "증산은 대개 몇 분 안에 사라지지만 몇 시간 동안 지속되는 경우도 있다"며 장시간 레이노 증후군을 보일 경우 병원 의료진에 문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7. 손가락 구부릴 때마다 고통… 통풍에 당뇨까지?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손가락을 구부릴 때마다 고통스러움이 느껴지는 증상을 '방아쇠수지'(Trigger finger)라고 부른다. 방아쇠수지는 손가락 힘줄에 생긴 염증의 영향으로 손가락을 움직일 때마다 힘줄이 마찰을 받아 '딱' 소리가 나면서 통증을 느끼는 질환이다.

방아쇠수지는 다른 질환 없이 발생할 수 있지만 아무탄은 "류마티스 관절염이나 통풍, 당뇨 등 다른 질병과 관련된 증상일 수 있다"고 경고했다.

8. 두꺼워진 손톱, 혹시 폐암?

손톱이 지나치게 두꺼워졌다면 폐질환과 관련이 있다. 아무탄은 "손톱판 아래의 조직이 두꺼워 지면서 손톱의 폭은 손가락 만큼 넓어지게 된다"고 말했다. 손톱은 일반적인 경우보다 구부러져 보이며 손가락 끝은 더 크게 부어 마치 곤봉 모양처럼 보일 수 있다.

이어 아무탄은 "이러한 증상은 폐암을 비롯해 기관지 확장증과 폐농양, 폐기종 등 만성 폐질환을 보여주는 것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9. 손떨림은 파킨슨병 증상 신호일 수도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손떨림도 가볍게 볼 수 있는 증상은 아니다. 아무탄은 파킨슨병을 앓고 있는 이들 가운데 약 70%가량이 보인 초기 증상이 바로 손떨림이었다고 전했다.

그에 따르면 가장 흔한 증상은 '안정시 진전'(resting tremor)이다. 안정시 진전은 팔다리를 편안한 자세로 이완시켰을 때 일어나는 떨림으로, 운동을 할 때는 사라진다. 아무탄은 손떨림이 신경학적 질환뿐 아니라 불안 증세의 징후일 수도 있다고 전했다.

10. 잔뜩 부어 퉁퉁한 손… 혹시 장에 염증?

손이 퉁퉁하게 부풀어 올랐다면 장 질환을 의심해봐야 한다. 장에 염증이 생겼을 때의 나타나는 증상 중 하나로 알려져있기 때문이다.

아무탄은 "염증성 장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은 손과 발 부위가 가끔씩 부어오르고 통증을 느낄 수 있다"며 "특히 크론병(Crohn's disease) 환자들에게서 흔하게 관찰된다"고 설명했다.

크론병은 입부터 항문까지 소화관 전체 어느 부위에서든 발생 가능한 만성 염증성 장질환이다. 손이 붓는 것 외에 크론병 환자들이 가장 흔하게 호소하는 증상으로는 설사와 복통, 체중감소, 식욕 부진, 미열 등을 꼽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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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효진 기자 jin855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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