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충일에 애국가 부르고 태극기 흔들던 60대男 '징역'..왜?

[theL] 법원 "국립묘지의 존엄을 해칠 우려가 있는 행위였다"며 실형 선고

/사진=게티이미지뱅크

현충일에 태극기를 흔들고 큰 소리로 애국가를 부르다가 현충원 근무자를 폭행해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60대 남성이 실형을 선고받았다.

31일 법원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18단독 양은상 부장판사는 지난 26일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기소된 A씨(62)에게 징역 6개월을 선고했다.

A씨는 지난해 현충일인 6월 6일 오전 8시 50분쯤 서울 동작구에 위치한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우유 한 통을 놓고 태극기를 좌우로 흔들며 큰 소리로 애국가를 부르고 다른 사람이 알아들을 수 없는 말을 했다.

이같은 행위를 인지한 현충원 경비상황실장이 다가왔지만 A씨는 계속해서 태극기를 흔들고 애국가를 불렀다. 애국가를 부르는 소리가 200m 이상 떨어져 있는 현충원 근무자 B씨의 사무실까지 들릴 정도였다.

B씨는 노랫소리를 듣고 나와 고성방가를 이유로 A씨를 밖으로 내보내려 했다. 그러자 A씨는 격분해서 주먹으로 B씨의 턱 부위를 때리는 등 폭행해 공무집행방해 혐의를 받았다.

A씨는 재판 과정에서 자신의 행위가 호국영령들의 충혼을 깨우려는 취지였다고 진술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피고인의 행위는 다른 사람들의 참배를 방해하고 국립묘지의 존엄을 해칠 우려가 있는 행위"라며 "B씨의 행위는 적법한 공무집행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이어 "피고인은 공무집행방해죄로 실형을 선고받고 누범기간 중임에도 이번 범행을 저질러 비난 가능성이 크다"며 "다만 행사한 유형력의 내용이나 정도가 중하지 않은 점, 범행 후 정황, 전과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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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현 기자 literature1028@mt.co.kr, 김종훈 기자 ninachum24@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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