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파일] 치안감도 골프 접대 의혹..'정준영 수사' 총경도 함께 골프
▷ [취재파일] 경찰 총경과 국수본 간부가 1박 120만 원 호화 골프 여행 간 이유
[ 원문 링크 : https://news.sbs.co.kr/d/?id=N1006335125 ]
6. 별이 나타났다. 골프 모임에 등장한 치안감
경찰 지휘부인 이 모 치안감입니다. 경찰 내부에서 치안감이란 직책은 경찰 직원 무려 12만 명 중 30여 명에 불과한 그야말로 '별 중의 별'입니다.
SBS가 골프 접대 의혹을 보도한 4월 14일 직전 주말에 이 치안감은 국가수사본부 정 모 경정과 사업가 손 씨와 함께 경기도 용인의 한 골프장에서 골프를 쳤던 걸로 확인됐습니다. 정 경정이 선배인 이 치안감을 골프 자리에 모신 건지 골프 비용 결제는 어떻게 했는지 궁금해졌습니다.
#이 모 치안감 (SBS 취재진과 통화 中)
-5일 전 정 경정과 손 씨와 함께 친 골프 비용은 누가 계산했습니까?
=사적인 부분이라 그날 있었던 일에 대해선 노코멘트를 하고 싶습니다,
-사업가 손 씨와는 언제부터 알았습니까?
=평소에 알고는 있습니다. (언제 어떻게 알았는지요?) 기억도 정확하지 않을뿐더러 사적인 영역이기 때문에 말씀드리기가 어렵습니다.
취재진은 사업가 손 씨에도 이 치안감과의 골프 자리를 묻기 위해 연락을 취했지만 연락이 닿지 않았습니다. 정 경정과, 강 총경과의 리조트 골프 여행의 경우 각자 결제 내역과 ATM 현금 인출 내역을 취재진에 보냈지만 이 치안감의 경우는 그러지 않았습니다. 앞선 보도와 달리 누가 얼마를 결제했는지 명확하지 않은 상황에서 취재진의 판단이 필요한 시점이었습니다.
만약 사업가 손 씨가 골프와 관련된 비용을 이 치안감을 위해 전부 혹은 일부 지불해줬을 경우 경찰 공무원 행동강령에 위배될 소지가 높습니다. 경찰 공무원 행동강령 1장 2조 3에는 '음식물 주류 골프 등의 접대 향응을 수수하지 않아야 할 금품으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특히 이 치안감은 지방경찰청장까지 지낸 인물로 경찰 조직 내에서도 주요 보직 하마평에 오르던 인물이었습니다.
7. '정준영 불법 촬영' 수사했던 총경, 그는 익숙한 이름이었다.
지난해까지 서울지방경찰청 소속이었던 박 모 총경입니다. 박 총경은 2019년 가수 정준영 씨의 불법 촬영물 수사 등을 총괄했고 뿐만 아니라 수년간 굵직한 사건들을 담당했던 수사 분야 핵심 간부였습니다.
박 총경도 사업가 손 씨 그리고 국가수사본부 정 경정과 함께 골프를 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저희에게 이 이름이 낯설지 않았던 이유가 있습니다. 단순히 박 총경이 경찰 수사 파트에서 큰 수사를 담당했기 때문만은 아닙니다.
#박 총경 (SBS 취재진과의 통화 中)
-과거 담당하셨던 A 사건과 관련해 사업가 손 씨가 연루된 사건이 있었다는 얘기가 있습니다.
=조사를 하지 않았고 이름도 전혀 기억나지 않습니다. 그 사람이 나이가 어떻게 되고 무슨 혐의가 있는 건가요?
-손 씨는 XX년생으로 저희가 취재 중인 사안이 있습니다.
=전혀 모르고 우리가 당시 그분에 대한 수사를 진행한 것은 없습니다.
박 총경은 자신이 주도한 수사에서 사업가 손 씨를 조사한 적은 없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름은 전혀 기억나지 않는다고 답변했습니다. 그런데 경찰청 감찰 결과 박 총경은 취재진과 위 통화를 하기 불과 4일 전 사업가 손 씨 그리고 국수본 정 경정과 골프를 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사실 취재 당시에는 불과 며칠 전 박 총경이 사업가 손 씨와 골프 라운딩을 나갔을 것이라고는 상상도 못 했습니다.
8. 감찰 결과 : 경찰 고위 간부 2명 수사 의뢰, 3명 징계 요구
9. 비대화된 경찰 권력…그 책임은?
경찰 치안감, 국가수사본부의 간부 또 주요 수사로 정평이 났던 경찰 총경 등이 인맥을 이유로 사업가와 비용 처리가 확실하지 않은 골프를 쳤다는 건 경찰 내부에서 뼈아픈 반성이 필요한 사안으로 보입니다.
이해관계가 있을 수 있는 인물로부터 비용 처리가 불투명해 '골프 접대를 받았다는 오해를 살 일'이라면 그것은 어느 공직자라도 조심해야 할 일일 겁니다.
경찰청은 국가수사본부에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로 국가수사본부 정 경정과 지방경찰청 강 총경에 대한 수사를 의뢰할 예정입니다. '국가수사본부 소속 정 경정에 대한 수사를 국가수사본부가 해도 될까'라는 회의적 생각이 듭니다만 골프 비용과 고급 리조트 숙박 비용에 대한 청탁금지법상 판단을 넘어 궁금한 것이 많습니다.
사업가 손 씨가 10년 가까이 알았던 정 경정과 함께 이 치안감과 박 총경 등 경찰 고위 간부들 다수와 골프를 친 이유가 무엇인지, 취재진에 포착된 골프 모임 외에 또 다른 골프 모임은 없었는지, 추가로 부적절한 모임이 발견된다면 비용 처리는 어떻게 했는지, 수사를 시작할 국가수사본부의 최종 결론을 저희도 지켜보겠습니다.
홍영재 기자yj@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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