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플러스] 뉴스에 반(反)하자

이세중 2021. 5. 30. 2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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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솔희 : 흔히 미디어를 세상을 보는 창으로 비유합니다. 창을 통해 바깥세상을 볼 수는 있지만 세상 전부를 볼 수는 없듯이 언론 보도는 정보를 선택적으로 전달해 여론을 형성합니다. 이 수많은 매체가 범람하며 정보와 가짜 뉴스가 뒤섞여 홍수처럼 쏟아지는데 뉴스를 현명하게 소비하기 위해서는 슬기로운 뉴스 독해법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그래서 질문하는 기자들 Q 2부 순서에서는 처음으로 강연 준비했는데요. 그 주인공으로 독특한 뉴스 소비법을 알려주실 전문가를 모셨습니다. 강용철 경희여중 선생님 모시겠습니다. 안녕하세요?

강용철 : 안녕하세요? 현재 중학교에서 학생들과 함께 공부하고 있고요. 오랜 기간 동안 교육과 미디어의 교집합에 대해서 고민하고 있는 강용철이라고 합니다.

김솔희 : 미디어 리터러시에 대해서 강의를 해주신다고 하셨는데 이 말이 조금은 생소하거든요. 어떤 의미인지 소개를 좀 해주시죠.

강용철 : 일단 미디어라는 말은 굉장히 친숙하실 텐데요. 미디어 리터러시란 어떤 미디어 콘텐츠에 다가가서 그 내용을 정확하게 이해하고 그것들을 균형 잡히게 바라보고 비판적으로 판단하는 능력이라고 할 수가 있겠습니다.

뉴스 리터러시라고 한다면 그 미디어에서 뉴스를 초점으로 다룬 것인데요. 뉴스에 대한 생각 근육을 키우는 힘. 또는 뉴스에 대해서 냉철한 눈을 갖는 것. 이렇게 표현해 볼 수 있겠습니다.

김솔희 : 뉴스를 지혜롭게 사용을 하기 위해서는 긍정적인 측면, 부정적인 측면, 두루 알고 또 슬기롭게 수용하고 사용해야 하잖아요. 때로는 뉴스를 비판하는 시각, 다시 말해서 좀 거슬러서 사용할 필요성이 있기 때문일 텐데요. 이제는 강 선생님과 함께 뉴스에 반하는 시간 가져보겠습니다. 강의 잘 듣겠습니다.

강용철 : 지금 화면에 숫자를 하나 올려놓았습니다. 362라고 되어 있는데요. 여기에 시간의 단위를 붙여 보겠습니다. 바로 362분. 대략 한 6시간 정도가 되겠습니다. 이 시간은 우리 청소년들이 하루 평균 미디어를 사용하는 시간이라고 합니다. 하루에 6시간일 때 일주일이면 한 달이면 정말 엄청난 시간이 될 것 같아요.

이 얘기를 가만히 곱씹어 보면 이미 우리 학생들은 미디어 속에서 살고 있고 미디어와 동행하는 삶을 살고 있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먼저 저희 학생들의 생생한 이야기를 들어보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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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CR.1] 미디어와 함께 살아가는 학생들

자막 : 하루에 스마트폰 얼마나 사용하나요?

홍주하/경희여중 2학년
"스마트폰 엄청 많이 하면 4시간 정도 하고.."

양서희/경희여중 2학년
"보통 친구들이랑 연락하거나 SNS를 보거나.."

자막: 뉴스 기사도 보나요?

홍주하/경희여중 2학년
"관심 가는 뉴스는 되게 자극적인 사건들? 그런거나 아니면 연예인 사건들? 엄청 뭔가 자극적이고, 재밌어요."

도유안/경희여중 2학년
"요즘 가짜뉴스도 되게 사실인 것처럼 많이 나와서 가끔은 캐치할 때도 있는데 대부분 아 이런 내용이 있구나 하면서 흘려 들어가는 것 같아요.”

자막: 유튜브로는 어떤 영상을 보나요?

양서희/경희여중 2학년
"알고리즘이 띄워주는 영상 같은 거 보고 제가 좋아하는 아이돌 영상 찾아보기도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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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용철 : 역시 학생들은 하루의 많은 시간을 스마트폰 그리고 미디어와 함께한다는 걸 알 수가 있습니다. 2019, 10대 청소년 미디어 이용 조사 결과를 보면 우리 학생들은 하루의 많은 시간을 동영상에 쏟고 있습니다. 유튜브를 즐기는 학생들이 정말 많다는 얘기인데요.

실제 2019년 유튜브 코리아에서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유튜브에는 1분에 약 400시간 가까운 분량의 영상이 업로드되고 있다고 합니다. 전 세계인들은 매일매일 10억 시간 가까운 시간을 유튜브 시청에 쏟고 있다고 합니다. 실로 엄청난 시간이라고 할 수가 있겠습니다.

그렇습니다. 지금은 미디어 빅뱅의 시대고요. 점점 우리 아이들이 즐길 만한 미디어는 더욱더 많아지고 있다는 판단을 합니다. 지금 이 이야기를 들으시는 혹시 부모님들이 계시다면 걱정스러운 마음도 드실 겁니다. 우리 아이들이 미디어를 너무 많이 사용하는 것 같아라고 걱정하실 텐데요.

그런데 제가 오늘 말씀드릴 초점은 미디어를 많이 사용하느냐, 이 문제보다 더 큰 문제라고 할 수가 있습니다. 바로 우리 학생들이 어떤 미디어를 보고 어떻게 미디어를 보는지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보고자 합니다. 일단 어떤 학생들은 뉴스를 보면서 세상과 삶에 대한 정보를 많이 얻을 수 있어서 유익하다는 의견도 있었고요. 또 학교에서 배우는 교과서의 지식을 다양한 세상 속에서 찾아낼 수 있다는 아주 건강한 답변을 하기도 하였습니다.

기성세대가 함께 고민할 지점도 있었습니다. 뉴스의 분야도 상당히 다양할 텐데요.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줄여서 정경사문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이런 딱딱한 뉴스, 경성뉴스도 있는데 이런 것들은 별로 좋아하지 않고요. 많은 학생들은 연예 뉴스라든가 스포츠 뉴스 이런 것들을 굉장히 좋아하고 있고 또 편식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런가 하면 학생들이 뉴스를 보는 경로에 대해서 물어봤더니 주로 포털 사이트의 미디어 뉴스를 보는 경우가 많았고요. 낚시성 뉴스라든가 어떤 광고성 뉴스와 같이 재미있고 홍보가 있는 자극적인 뉴스를 좋아하는 경우도 많았습니다. 그리고 또 하나, 이건 좀 심각한 문제인데요. 학생들 중에는 어떤 허위 정보라든가 가짜 뉴스를 보고 그걸 사실로 믿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그 외에 또 인터뷰를 해 보면서 좀 주목할 만한 내용을 알게 되었는데요. 우리 10대 학생들은 뉴스만 보는 게 아니라 뉴스 밑에 달린 댓글을 또 유심히 보고요. 그 사람들의 댓글에 영향을 받는 그런 부분도 있었습니다.

어떤 학생들은 동영상으로 뉴스를 본다고 답변을 했는데요. 똑똑한 알고리즘이 관련된 뉴스만 계속해서 제공해주는 것만 보는 경향도 있었습니다. 특히 해당 뉴스, 특정 뉴스만 보면서 본인이 좋아하는 영역에만 갇히면 일명 필터버블, 버블에 갇히는, 방울에 갇히는 이런 느낌을 갖기도 하였습니다.

저는 학교 현장에서 아이들과 인생을 같이 하는 교사로서 우리 아이들이 뉴스를 건강하고 똑똑하고 슬기롭게 즐길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인가 고민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나름대로 크게 두 가지의 방향을 정하게 되었는데요. 검색하는 뉴스에서 사색하는 뉴스를 만들어보자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학생들이 많이 보는 뉴스 속에서 자신의 생각을 넣어보는 이런 과정들, 즉 검색과 사색의 균형추를 찾게 해주자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두 번째 교육 방향은 무엇이었냐 하면 선생님이라고 해서 제가 학생들에게 일방적으로 어떤 거를 알려주는 게 아니라 저도 학생들과 똑같은 입장이 되어서 서로의 생각을 나누고 토의해보는 형태의 교육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면 어떤 방법이 좋을까 고민하다가 저는 아주 단순하면서도 강력한 방법을 찾게 되었습니다. 우리 학생들과 함께 뉴스에 대해서 질문을 던져보는 것이었습니다. 어떤 뉴스에 대한 현황의 문제. 그리고 문제점을 찾고 그리고 대안에 대해서 토의해 보는 형태의 수업을 진행해 보았습니다.

그런가 하면 다양한 뉴스에서 잘못된 정보가 들어올 때 얼마나 큰 문제가 생기는지에 대해서도 학생들이 탐구 활동을 해 보았는데요. 한 학생이 찾은 자료는 바로 화면에 보이는 이 내용인데요. 소금물을 코와 목에 뿌리면 바이러스가 죽는다는 내용 때문에 엄청난 사건이 일어났다는 기사를 찾아보면서 학생들은 잘못된 뉴스가 가져오는 심각성에 대해서 공감대를 가질 수가 있었습니다.

그 뒤에 학생들과 함께 뉴스를 바르게 보는 똑똑하게 보는 방법이 무엇일까에 대해서 토의를 했는데요. 저와 학생들이 만들어낸 바로 생각 질문이 화면에 보이는 이 질문들입니다. 이 뉴스를 만든 사람은 어떤 의도가 있는가. 이 뉴스는 균형 잡힌 시각이 담겨 있는가. 그리고 뉴스에 나온 정보는 정확한가. 이런 질문을 하게 됨으로써 학생들과 저는 뉴스를 바라보는 정밀한 또 깊은 눈을 갖게 되었습니다. 저희 학생과 제가 함께한 수업 장면을 잠깐 보시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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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CR.2]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 현장은?

강용철 경희여중 교사
"여러분 낚시성 뉴스라는 말 무슨 뜻 같아요?“

양서희/경희여중 2학년
"과장해서 제목에다 딱 써놓고 정작 내용에 들어가면 별 아무 중요한 내용이 없는..."

강용철 경희여중 교사
"잭블랙 무한도전 출연료 헉 소리 나는 금액에 깜짝. 자, 어떤 내용 같아요?“

학생
"출연료 엄청 많아가지고 깜짝 놀랐다."

학생
"억대로 받았을 것 같은데...“

강용철 경희여중 교사
"어떠한 금전적 보수도 받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우정 출연한 거예요."

강용철 경희여중 교사
"뉴스의 한 장면을 선생님이 직접 캡쳐해서 가져왔어요.“

홍주하/경희여중 2학년
"반대 퍼센트가 찬성보다 훨씬 더 적은데 표에서는 되게 별로 차이가 안 나게 나왔어요.“

강용철 경희여중 교사
"우리는 이때 질문을 던져야 되는 거예요. 이게 과연 실수인가 의도인가..."

강용철 경희여중 교사
"언론사라든가 기자 또는 독자가 해야 될 역할에 대해서 얘기해볼 사람?"

도유안/경희여중 2학년
"(독자는) 진짜 뉴스인지 가짜뉴스인지 이걸 믿을 만한가 믿을 만하지 못한가를 잘 판단하면서 봐야 될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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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용철 : 저는 학생들과 수업을 하면서 뉴스를 정밀하게 읽는 연습 그리고 뉴스를 깊이 있게 보는 연습을 참 많이 했던 것 같습니다. 최근에는 이렇게 뉴스에 대해 생각 질문을 던지는 내용들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

영국의 비영리 팩트체크 재단인 풀 팩트에서는 가짜 뉴스를 구별하는 10가지 방법을 제시하기도 했고요. 그런데 저는 개인적으로 이와 같은 질문을 아는 것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뉴스를 바라보는 시각과 태도라고 생각을 합니다.

그래서 수동적으로 멍하니 뉴스를 보는 게 아니라 뉴스에 대해서 질문하는 이 마음과 태도를 가질 때 조금 더 현명하고 똑똑한 뉴스 소비생활을 할 수 있다고 믿습니다. 그리고 이런 생각을 해야만 우리가 뉴스의 노예가 되는 게 아니라 뉴스의 주인이 되어 사람을 만나고 세상을 만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참고로 전 세계적으로 미디어 그리고 뉴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실제 프랑스에서는 연령대별로 생애주기별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 트랙을 만들었다고 합니다. 미국의 경우도 14개 주에서 미디어 리터러시와 관련된 법을 제정했다고 합니다. 호주에서는 학생들의 학교 정규 교육 과정에 미디어 리터러시와 관련된 내용이 대거 포함이 되었다고 합니다.

이러한 흐름을 볼 때 우리도 조금 더 적극적으로 미디어와 교육, 뉴스와 교육의 교집합을 찾아야 하지 않나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물론 큰 차원에서 국가적으로 법을 만들거나 이를 담당할 어떤 기관에게 임무를 주는 것도 중요하겠지만요. 저는 교육의 차원에서 말씀드려 보도록 하겠습니다.

최근 교육 과정에 대한 대국민의 설문을 받고 있는 상황이 진행되고 있는데요. 학교는 교육 과정에 이런 내용이 들어와야 제대로 수업을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교육 당국에서도 미디어 리터러시 뉴스 리터러시와 관련된 관심을 갖고 우리 학교 교육 속에서 아이들이 미디어를 깊이 볼 수 있는 힘을 길러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그리고 지금 이 이야기를 들으시는 학부모님께도 부탁의 말씀이 있습니다. 우리 자녀분들과 함께 뉴스에 대한 이야기를 폭넓게 많이 나눠주시면 좋겠습니다. 아이들과 공부에 대한 이야기, 성적에 대한 이야기도 많이 하시겠지만, 학생들이 오늘 본 뉴스 그리고 부모님인 내가 본 뉴스에 대해서 폭넓게 이야기를 해주시는 것만으로도 뉴스 리터러시 역량의 시작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학생들을 현명하게 키우기 위한 최고의 방법이 무엇인가. 바로 생각을 강화해야 한다고 믿습니다. 그것이 바로 우리 아이들이 건강한 어른이 되는 길이고 민주 시민이 되는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저와 함께 우리 청소년들에게 뉴스에 대해서 질문을 던져보지 않으시겠습니까? 고맙습니다.

김솔희 : 알겠습니다. 강연 잘 들었습니다.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 선생님 말씀 들으니까 학교에서든 가정에서든 꼭 필요할 부분일 것 같은데. 그게 현실적으로 집에서 어떤 식으로 부모님들이 아이들과 함께 뉴스를 보고 나눌 수 있을지 조금 염려는 되거든요. 우리 명절에도 가족들 모여서 뉴스 보면서 이야기하다 싸움도 나고 좀 그러잖아요. 아이들과 어떤 식으로 좀 안목을 같이 키우고 교류할 수 있을까요?

강용철 : 일단 제 생각에는 우리 학부모님들이 자녀들하고 얘기하실 때는 얼마나 많이 보는가, 시간에 대한 얘기들로 갈등을 일으키시는데요. 자녀들이 무엇을 보는가부터 이야기를 좀 터보셔야 할 거라고 생각을 합니다. 부모님께서 보신 내용부터 이야기를 하시고 오늘 네가 본 뉴스를 얘기해 보자는 기본적인 대화의 물꼬를 트시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을 합니다.

물론 말씀하신 것처럼 어떤 정치 이슈나 어떤 이렇게 가치관이 굉장히 세게 부딪히는 내용을 하게 되면 가족 간에 싸움이 날 수도 있어요. 그렇기 때문에 모두 공감할 수 있는 소재부터 가볍게 이야기를 해 보시면 어떨까 생각을 하고요. 부모님과 자녀분이 함께 읽은 뉴스를 기록으로 남기는 즉 손으로 육필의 힘으로 남기는 것도 이런 것도 좀 제안드려보고 싶습니다.

김솔희 : 알겠습니다. 좋은 팁이 될 것 같아요. 실천해 보겠습니다. 질문하는 기자들 Q, 오늘 준비한 내용은 여기까지입니다. 저희는 다음 주 일요일 밤 10시 35분에 다시 찾아뵙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이세중 기자 (center@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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