괭이갈매기 알 대량 불법 채집..산란지 '궁시도' 수난
[KBS 대전]
[앵커]
충남 서해안의 작은 섬 궁시도는 괭이갈매기의 집단산란지로 유명한 난도에 이어 최근 4~5년 전부터 새로운 산란지로 주목받고 있는데요.
그런데 이 궁시도에서 누군가 갈매기 알을 대량으로 불법 채집한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유진환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충남 태안반도에서 62km 떨어진 서해의 외딴섬 궁시도.
산란철을 맞은 수천 마리의 괭이갈매기떼가 섬 전체에 가득합니다.
바위틈과 풀숲 둥지 곳곳마다 괭이갈매기 알이 숨겨져 있습니다.
이미 본격적인 부화가 시작됐어야 할 시기지만 정작 부화한 새끼는 잘 안 보입니다.
누군가 갈매기 알을 대량으로 채집해간 탓에 괭이갈매기들이 다시 알을 낳은 것으로 보입니다.
유출된 갈매기 알의 양은 절반에서 최대 70%까지로 추정됩니다.
[김현태/조류연구가 : "사람들이 알을 집어간 곳에서는 어미들이 보충산란을 해서 지금 알을 낳고 다시 품고 있는 그런 상황입니다."]
이렇게 재산란을 하게 되면 부화시기는 5월 중순에서 2주가량 늦춰지게 됩니다.
재산란한 알은 크기도 작아 부화해도 새끼의 상태가 좋지 않고 주변의 먹이 환경도 악화돼 생존율이 절반 이하로 떨어집니다.
[김미란/바닷새연구실 대표 : "새들도 이 지역이 안전하지 않다는 생각이 들어서 내년에는 안 올 수 있고 개체군 전체가 다른 곳으로 이주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습니다."]
지난 2019년 인근 난도에서도 괭이갈매기 알 천 6백여 개를 불법 채집한 일당 6명이 해경에 적발되는 등 괭이갈매기 알이 몸에 좋다는 잘못된 소문 때문에 불법 채집이 잇따르면서 천혜의 괭이갈매기 산란지가 사라질 위기에 놓였습니다.
KBS 뉴스 유진환입니다.
촬영기자:유민철
유진환 기자 (miru@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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