車 업계, 개소세 인하 연장에 '반색'.."관건은 공급"
업계 "하반기 내수 진작에 큰 도움 될 것"
"공급이 수요 따라줘야 하는데..천재지변 '반도체'가 변수"
[이데일리 손의연 기자] 정부가 6월 말 종료 예정인 승용차 개별소비세 30% 인하 정책을 연말까지 연장하기로 결정한 데 대해 자동차 업계가 반색했다. 지난해 코로나19 사태 이후 올해 글로벌 반도체 수급난으로 연이은 악재를 맞닥뜨린 자동차 업계는 ‘불행 중 다행’이라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개별소비세는 특정 물품이나 특정 장소에 대해 소비하는 비용에 부과하는 간접세다. 승용차를 구매할 때도 개소세가 붙는다.
앞서 정부는 코로나19가 터진 후 내수활성화를 위해 지난해 3~6월 개소세 70% 감면 조치를 내놨고 7~12월까지 개소세를 30% 감면해주는 것으로 변경했다. 이후 업계의 요청 등에 따라 올해 상반기까지 개소세 30% 인하를 연장했다.
실제 자동차 업계는 정부의 개소세 인하 정책으로 내수에서 톡톡한 효과를 봤다. 지난해 국내 자동차 판매 대수는 사상 처음으로 190만대를 돌파했다. 지난해 자동차 내수판매 현황을 보면 지난해 1월 내수판매는 10만대, 2월 8만2000대로 각각 전년 동월보다 15.2%, 21.6% 감소했지만 개소세 인하 정책 이후 국내 자동차 판매세는 증가하기 시작했다. 한국은 지난해 내수에서 전년보다 6.2% 증가한 190만6000대를 기록하며 미국, 중국, 일본, 독일, 인도 등 세계 10대 자동차 주요국 중 유일하게 판매가 증가했다.
자동차 업계는 코로나19 이후 글로벌 수요가 본격적으로 회복되기 전까진 자동차 개소세 인하 정책을 유지해달라고 요청해왔다. 정부의 개소세 인하 정책 연장 발표에 대해 업계는 올해 내수 시장에서 판매 상승 효과를 이어갈 수 있을 거라고 기대하고 있다.
개소세 인하 정책은 코로나19 상황 등을 고려한 한시적 지원 정책으로 올해 이후 이어질지 미지수다. 이 때문에 올해 하반기에 자동차를 구매하려는 소비자들이 집중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공급이 관건이다. 수요는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지만 올해 반도체 수급 차질이라는 변수가 등장하면서 자동차 공급량을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앞서 업계는 개소세 인하 정책이 올해 6월에 종료되는 등 영향에 따라 전년 대비 4.4% 감소한 182만대로 전망했다. 이에 비해 수출에 대해선 2020년 적체된 수요가 나타날 것으로 보고 22.9% 증가한 234만대로 예측한 바 있다.
국내 완성차 업계는 지난달부터 공장 가동을 일시 중단하는 등 반도체 수급 부족으로 인한 영향을 본격적으로 받기 시작했다. 앞서 현대자동차는 지난달 아이오닉 5와 코나 등을 생산하는 울산1공장의 가동을 6일간 멈췄다. 같은달 12·13일엔 인기 차종인 그랜저와 소나타 등을 만드는 아산공장의 가동을 중단했다. 이달엔 기아도 처음으로 공장 가동을 일시중단했다. 기아는 17·18일 소하 2공장의 가동을 중단했다. 현대차도 아반떼와 베뉴를 생산하는 울산 3공장을 18일, 투싼과 넥쏘를 생산하는 5공장 52라인을 오는 17·18일 멈췄다. 24~26일 사흘간 아산공장의 생산도 중단했다.
한국지엠은 지난 2월부터 인기 모델인 트레일블레이저 등을 생산하는 부평 1공장과 창원공장의 가동률을 절반 수준으로 낮췄다가 31일부터 다시 정상 가동한다.
김주홍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 상무는 “완성차 업계와 소비자 모두 부담을 덜 수 있고, 하반기 내수 진작에도 크게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반도체 이슈로 물량 예측이 어렵지만 개소세 인하 정책이 연말까지 연장돼 소비자들이 하반기에 마음 편하게 자동차를 구입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개소세 인하 정책을 없앴다가 다시 시작하긴 힘들기 때문에 코로나19 사태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정부가 올해 말까지 정책을 연장한 건 잘한 것이라고 본다”며 “문제는 자동차가 제대로 공급될 수 있느냐는 건데, 반도체는 천재지변 상황이라 변수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손의연 (seyyes@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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