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주 SNE리서치 대표 "CATL 이미 K배터리 위협, 품질격차·가격경쟁력 관건"

김문관 기자 2021. 5. 29. 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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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노미조선]

전기차 배터리 업체인 중국 CATL은 사용량 기준으로 작년까지 4년 연속 전기차 배터리 세계 1위를 차지했다. 이런 위상을 넘어 배터리 소재에서부터 장비와 자율주행차까지 미래 전기차 생태계 구축에 나섰다. ‘이코노미조선’은 이번 커버 스토리에서 CATL이 꾸리는 전기차 생태계를 조망하고, 기술을 추격당하는 한국 배터리 기업과 우리 정부에 대한 국내외 전문가의 조언을 들었다. [편집자 주]

김광주 SNE리서치 대표. 중앙대 경영학, 전 삼성SDI 마케팅 기획, 전 디스플레이뱅크 공동대표. /조선비즈 DB

배터리는 대한민국의 미래를 먹여 살릴 ‘제2의 메모리 반도체’로 꼽힌다. 그러나 최근 한국의 상황은 좋지 않다. CATL을 중심으로 중국의 추격이 거세지는 가운데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은 2년간에 걸친 소송전을 지난 4월에야 마무리했다. ‘이코노미조선’은 5월 11일 오후 경기도 판교에서 배터리 전문 리서치 업체인 SNE리서치의 김광주 대표를 만나 한국 배터리 산업 성장을 위한 조언을 들었다. SNE리서치는 현재 세계 71개 완성차 및 배터리 업체와 계약하고 데이터를 제공한다. 다음은 김 대표와의 일문일답.

CATL의 고성장 이유는.

”중국 정부의 지원에 따른 것이다. 그러나 CATL은 최근 중국을 넘어 세계 시장 점유율이 높아지고 있다는 사실이 중요한 포인트다. 올해 1분기 중국을 제외한 세계 시장에서 CATL의 배터리 사용량은 전년 동기 대비 204% 성장했다. LG에너지솔루션(82.5%), 파나소닉(52.6%), 삼성SDI(58.1%), SK이노베이션(108.2%)보다 증가율이 높다. 덕분에 CATL의 중국 이외 시장 점유율도 9.9%로 올라갔다.”

CATL의 기술이 국내 업체를 따라잡았나.

”아직은 격차가 크다. LG에너지솔루션이나 SK이노베이션을 100%로 보면, 현재 CATL은 85~90% 수준으로 평가된다. 여기서 1%포인트 차이를 쉽게 따라잡기가 어렵다. 안전성 같은 핵심 성능이 여전히 뒤처진다. 업계에서는 2025년쯤 CATL의 기술력이 한국을 따라잡을 수도 있을 것으로 본다. 당장 CATL이 위협적인 부분은 가격이다. 현재 한국 배터리 업체의 80% 비용으로 엇비슷한 성능의 제품을 생산할 수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이 연내 상장하는데.

”내부 정보에 따르면 현재 LG에너지솔루션은 두 개 팀을 꾸려 미국 또는 한국 증시에 상장하는 것을 준비하고 있다. 자본 조달이 더욱 용이한 뉴욕 증시에도 상장하겠다는 계획을 세운 것으로, 100조원 조달을 내부 목표로 삼았다는 얘기도 들린다. 이런 방향성에 공감한다. CATL이 급속히 성장할 수 있는 배경에는 중국 정부의 지원도 있지만, CATL이 2018년 기업공개(IPO)를 통해 든든한 실탄을 확보한 측면도 있기 때문이다. LG에너지솔루션도 뉴욕 증시에 상장하는 것이 비즈니스 관점에서 올바른 선택이다.”

국내 배터리 산업의 아킬레스건은.

”배터리의 원재료인 리튬, 코발트, 망간 등 광물 수급 문제다. 광물 가격 변동성이 커 이익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최근 가격이 오르는 추세이기도 하다. 해외 자원 개발은 민간 기업에서 중장기적으로 추진하기는 어렵다. 정부가 국가적인 먹을거리의 파이를 키운다는 관점에서 전향적으로 접근해야 한다.”

CATL의 약점은.

”우선 정치적인 이유로 미국 시장 진출이 어렵다는 점이다. 올해 1분기 기준 세계 전기차 시장 점유율은 중국 44%, 유럽 41%, 미국 12%, 기타 4% 수준이다. 큰 시장을 놓칠 수밖에 없으며, 이는 국내 업체에는 기회다. 두 번째는 아직 본격적인 해외 진출 경험이 없다는 점이다. 중국에서 일하는 방식과 환경이 달라 곳곳에서 문제가 생길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특허 문제다. 현재 카피(복제) 소재를 활용할 때도 있는데 대규모 지식재산권(IP) 소송 사태를 맞을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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