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도나도 도입?..허울뿐인 '인권 경영'

이이슬 2021. 5. 28. 2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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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울산]
[앵커]

요즘 국내 기업들 사이에서 많이 언급되는 개념 중에 '기업 인권'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지속가능한 경영 방식의 하나로 떠오르고 있는데요.

울산에서도 대기업들이 잇따라 이 방식을 도입하고 있는데, 원래 취지를 살리지 못한 채 허울에 그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이이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합작 투자 사업을 통해 미얀마 군부 정권에 자금을 댄다는 논란에 휩싸인 포스코.

국내에서의 비판이 잇따르자 포스코는 최근, 문제의 파트너사와 합작 관계를 종료했습니다.

울산의 경우, 조선소 등 노동현장에서 반복되는 중대재해 사고에 회사의 책임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이처럼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는 시대적 흐름에 따라 등장한 개념이 바로 '기업인권', 또는 '인권경영'입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올해를 이 '인권경영'을 포함한 지속가능한 경영의 원년으로 삼겠다고 밝힌 이후, 국내 공공기관은 물론 민간에서도 도입을 서두르고 있습니다.

하지만 표면적 개념만 있고 실질적인 내용은 없는, 무늬만 인권경영이라는 지적이 나옵니다.

실제 현대중공업의 경우, 올해, 이 인권경영 등을 포괄하는 별도의 위원회까지 꾸렸지만, 아직까지 달라진 건 없습니다.

[김형균/현대중공업노조 정책실장 : "하청노동자들에 대한 기본적인 인권이나 임금체불 문제, 산업안전 문제, 이런 모든 문제가 아직도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기 때문에…."]

인권 경영을 제대로 하는지 관리감독하는 기능은 없고, 오히려 기업 이미지 홍보 수단으로 전락했다는 비판마저 제기됩니다.

[이승협/대구대 사회학과 교수 : "경영 전반에서 내재화시키는 과정이 필요한데 이런 데 대해 최고경영자의 인식이 너무 열악하기 때문에 곁모습만 흉내내고 말기 때문에 제대로 되고 있지 않는 거죠."]

국내 기업들의 주요 화두로 떠오른 '인권경영'.

이 개념이 현장에 제대로 적용되려면 세심한 제도적 장치가 뒷받침돼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KBS 뉴스 이이슬입니다.

촬영기자:김용삼

이이슬 기자 (eslee31@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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