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선' 이준석에 '18선' 좌불안석

박순봉 기자 2021. 5. 28. 2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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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국민의힘 당원 투표서도 선전하며 '1위'..중진들 '견제모드'

[경향신문]

대구에 모인 후보들 이준석, 주호영, 나경원, 조경태 등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들(앞줄 왼쪽부터)이 28일 대구 범어동 국민의힘 경북도당에서 열린 핵심 당직자 간담회에 참석해 나란히 앉아 있다. 연합뉴스
김웅·김은혜 득표율 3% 못 넘어
다른 변수 없으면 ‘이’ 승리 유력
나경원·주호영 단일화 가능성도
본경선까지 2주…‘당심’이 승부처

국민의힘의 당대표 본선은 ‘0선’ 1명과 중진 4명이 맞서는 구도가 됐다. 당초 ‘0·초선의 반란’이라고 평가됐지만 28일 예비경선 결과 초선 의원들은 모두 탈락하고 ‘0선’의 이준석 전 최고위원과 중진 의원 4명이 본선에 올랐다. ‘0·초선’ 간 단일화가 당원과 국민 ‘손’에 반강제로 이뤄진 셈이다. 이에 따라 2·3위인 나경원 전 의원과 주호영 의원 간 단일화 가능성도 거론된다. 다른 변수 없이 예비경선대로 결과가 나온다면 이 전 최고위원의 승리가 유력하기 때문이다. 예비경선을 거치면서 ‘신구 대결’ 양상이 더욱 뚜렷해지고 있다.

국민의힘 전당대회 선거관리위원회는 이날 이 전 최고위원, 나 전 의원, 주 의원과 홍문표·조경태 의원이 예비경선을 통과했다고 밝혔다. 당선 경험이 없는 이 전 최고위원을 제외하면 나 전 의원은 전직 4선, 주 의원과 조 의원은 5선, 홍 의원은 4선으로 모두 중진이다. 이들 선수만 합쳐도 18선이다. 나이 역시 대비된다. 이 전 최고위원은 36세이고, 중진 중 가장 나이가 적은 조 의원이 53세다.

이 전 최고위원이 압도적 1위로 본선에 오르면서 중진 의원 4명이 이 전 최고위원을 모두 견제하는 구도가 됐다. 이 전 최고위원은 41%를 득표했는데, 2위인 나 전 의원(29%)과 3위인 주 의원(15%)을 합쳐야 이 전 최고위원을 넘는 수준이다. 특히 일반국민 여론조사에서는 압도적 차이를 보였다. 이 전 최고위원은 51%를 얻었고, 2위인 나 전 의원은 26%를 득표했다. 2배 가까운 득표율을 보인 셈이다. 앞서 조사된 각종 여론조사 추이와도 유사하다.

이 같은 ‘1 대 4’의 구도는 ‘0·초선’ 간 단일화가 반강제적으로 이뤄지면서 만들어졌다. 초반 돌풍을 일으켰던 초선 김웅·김은혜 의원은 탈락했는데, 득표율이 3%를 넘지 못했다. ‘신구 대결’ 구도에서 신진 세력의 대표 선수로 이 전 최고위원이 선택된 셈이다. 두 초선 의원의 지지율이 신진 세력으로서의 선명성이 가장 뚜렷한 이 전 최고위원에게 흡수된 것으로 해석된다.

이 전 최고위원은 당원 투표에서도 선전했지만, 이를 두고 해석은 엇갈린다. ‘당심과 민심의 괴리가 여전히 크다’는 평가와 ‘당심이 민심을 많이 따라왔다’는 평가가 동시에 나왔다. 이 전 최고위원은 31%를 얻어 당원 투표 1위인 나 전 의원(32%)보다 1%포인트 적다. 당 관계자는 이날 기자와 통화하면서 “당심이 우선했던 황교안 전 대표 선출 후 총선 패배 기억, 민심을 따라갔던 오세훈 서울시장 승리의 기억이 당원들에게 작용했을 것”이라며 “민심을 따라가야 선거에 승리한다는 공식이 생긴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다른 당 관계자는 통화에서 “당심과 민심의 괴리가 여전히 매우 크다는 것이 확인됐다”고 했다. 예비경선에서 50%였던 당원 투표 비중이 본경선에선 70%로 높아지는 만큼 남은 2주간 당심이 어디로 향하느냐가 큰 변수다.

또 다른 변수는 중진 의원들 간 단일화가 꼽힌다. 경향신문 취재로 확인한 이날 득표율을 본경선 비율인 당원 대 국민 ‘7 대 3’의 비율로 변환해도 이 전 최고위원은 여전히 큰 차이로 1위다. 예비경선에서 41%였던 이 전 최고위원의 득표율을 본경선에 대입하면 37%, 나 전 의원은 30%가 된다. 약 7%포인트 차이로 앞선다. 이 때문에 2·3위 혹은 다른 중진 의원들까지 포함하는 단일화 가능성도 거론된다. 당 핵심 관계자는 통화에서 “민심에서의 차이가 워낙 크다. 중진 입장에선 단일화밖에는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다만 후보 입장에선 단일화 과정이 쉽지 않고, 단일화 시 지지율 흡수가 어려울 수 있다.

박순봉 기자 gabgu@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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