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아 죽고 탈출하다 죽고"..선감학원 진실 밝힌다

하정연 기자 2021. 5. 27. 20:57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경기도 안산 대부도 근처에 선감도가 있습니다.

예전에는 외딴 섬이었는데, 이곳에 부랑아 수용 시설이라는 명목으로 40년간 운영된 '선감학원'이 있었습니다.

이번에 새로 조사를 시작하는 2기 진실화해위원회는 선감학원의 심각한 인권 유린에 대해서도 진실 규명을 벌입니다.

진실화해위원회는 선감학원 사건을 포함해 진상 규명이 필요한 300여 사건에 대한 조사를 시작합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앵커>

경기도 안산 대부도 근처에 선감도가 있습니다. 예전에는 외딴 섬이었는데, 이곳에 부랑아 수용 시설이라는 명목으로 40년간 운영된 '선감학원'이 있었습니다. 일제강점기 때부터 군사정권 시절까지 수천 명의 아이들이 영문도 모른 채 잡혀가 강제노역과 구타, 성폭행에 시달렸고, 당사자들은 한참이 지난 지금도 극심한 후유증을 겪고 있습니다. 이번에 새로 조사를 시작하는 2기 진실화해위원회는 선감학원의 심각한 인권 유린에 대해서도 진실 규명을 벌입니다.

하정연 기자입니다.

<기자>

무성하게 솟은 잡초들. 묘역을 밟지 말라고 쓰인 다 헤진 표지판.

그사이 가까스로 조그만 봉분들이 눈에 들어옵니다.

선감도에서 탈출하려다 주검으로 돌아온 아이들이 묻힌 곳입니다.

[혜법 스님/선감학원 피해자 : 죽지 않으면 맞아야 하니까, 죽는 걸 알면서도 어떻게 해서든…. 여기서 나간다는 자체는 바로 목숨하고 바꿀 수 있는 희망이에요.]

1969년, 8살이던 혜법스님도 선감학원에 끌려왔습니다.

[혜법 스님/선감학원 피해자 : 동생이 태어나서 밖에 나가 놀으라고 해서, 애들하고 놀다가 차가 와서 붙들려 가게 된….]

영문도 모른 채 가족과 생이별을 해야 했던 소년.

첫날부터 매질이 시작됐습니다.

[혜법 스님/선감학원 피해자 : 가만히 있으니까 발로 막 차는 거라. (나무가) 몇 개씩 부러지도록 맞았다고 생각해보세요, 어린 나이에.]

아이들은 강제노역에 동원됐습니다.

가까스로 탈출해도 집을 찾지 못했습니다.

[정진각/안산지역사연구소장 : 자기 집을 찾지 못해서 다시 또 잡혀들어옵니다. 사회에 나가서 적응할 수 있는 훈련이 전혀 시행되지 않았어요.]

진실화해위원회는 선감학원 사건을 포함해 진상 규명이 필요한 300여 사건에 대한 조사를 시작합니다.


[정근식/진실화해위원회 위원장 : 아동 수용 시설의 문제를 전반적으로 조사해야 할 필요가 있고, 진실을 밝혀 드리고 하는 게 (우리의) 중요한 책무라고 생각합니다.]

진실화해위원회는 4년간 조사 활동을 벌인 뒤 2010년에 해산했는데, 아직 밝혀내야 할 인권 침해 사건이 많다는 지적에 따라 다시 출범하게 됐습니다.

(영상취재 : 양두원·양현철, 영상편집 : 이승희)

하정연 기자ha@sbs.co.kr

Copyright ©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