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여름' 배우 정원조 "연극의 방점은 재미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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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원조는 지적인 연극배우로 통한다.
올해 데뷔 18년차를 맞이한 그는 사회·역사·자본 문제를 톺아봐온 김재엽 연출, 상업극 안에서 작가주의를 탐색해온 김태형 연출 등의 작품에 꾸준히 출연했다.
그런 정원조가 연극 '안녕, 여름'(6월20일까지 유니플렉스 2관)에 출연한다고 했을 때, 다소 의외라는 반응이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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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정원조는 지적인 연극배우로 통한다. 올해 데뷔 18년차를 맞이한 그는 사회·역사·자본 문제를 톺아봐온 김재엽 연출, 상업극 안에서 작가주의를 탐색해온 김태형 연출 등의 작품에 꾸준히 출연했다.
김재엽 연출의 '알리바이 연대기'가 대표작으로, 김 연출의 페르소나로 통한다. 김태형 연출의 사회파 연극 '글로리아' '베헤모스' '헬멧' '어쩔 수 없는 막, 다른 길에서' 등에도 나왔다.
그런 정원조가 연극 '안녕, 여름'(6월20일까지 유니플렉스 2관)에 출연한다고 했을 때, 다소 의외라는 반응이 많았다. 5년 만에 대학로에 돌아온 이 작품은 일본 극작가 나카타니 마유미의 작품이 원작. 메시지보단 공감에 방점이 찍힌, 상업적 성격의 연극이다.
정원조는 유명 사진작가였지만, 지금은 카메라에서 멀어진 '태민' 역을 맡았다. 아내를 사랑하면서도 무심한 남편 역이다. 한 캐릭터를 세 배우가 나눠 맡는 '트리플캐스팅 시스템'도 그에겐 낯설다. 최근 정원조를 만나 '안녕, 여름'에 출연한 이유를 들어봤다.
-'안녕, 여름' 캐스팅 소식이 들렸을 때, 예상 밖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대본이 재미있었어요. 웃기고 감동도 있고, 반전도 있고. 재미는 연극에서 굉장히 중요한 요소입니다."
-태민이 배우 지망생 '란'을 대하는 일부 장면에서 여성을 구시대적으로 소비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나옵니다.
"저 역시 굉장히 불편했어요. 그런데 곰곰이 생각해보니까, 아직도 그런 사람들이 있잖아요. 대단히 현실적인 캐릭터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저 역시 그런 역을 맡기 싫지만 '안녕, 여름'이 그런 모습을 미화하는 작품은 아니거든요."
-이전까지 김재엽 연출님과 김태형 연출님과 유독 작업을 많이 하셨습니다.
"두 연출님 모두 배우가 편안하게 연기를 할 수 있도록 기다려주시는 분들이에요. 저는 연극 작업에서 모두가 동등하다고 생각해요. 공동 작업이니, 편안한 분위기를 만드는 것이 중요합니다. 배우·스태프 모두가 노포 같은 술집에서 이야기를 작업, 인생에 대해 고민을 나누는 걸 좋아해요. '안녕, 여름'의 오루피나 연출님은 스마트하시더라고요. 잘 통해서 작업이 즐겁습니다."
-노동자를 비롯해 사회적 약자에 대한 관심도 많은 것으로 압니다. 최근에 출연한 '어쩔 수 없는 막, 다른 길에서'는 노동운동가 전태일 열사를 다룬 작품이었습니다.
"저도 노동자니까 관심이 있죠.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을 못 벌면 약자입니다. 배우는 유명하지 않으면 약자이고요. 극장은 배우와 스태프를 위한 공간인데, 일부 작품을 할 땐 스태프가 쉴 공간이 없는 걸 보고 안타깝기도 했어요."
-코로나19로 인해 연극이 위협받는 상황에 대한 우려도 큽니다.
"음악은 누구나 할 수 없지만, 연극은 누구나 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일종의 놀이잖아요. 우리가 일상에서 하는 것들도 연극이 될 수 있죠. 그래서 쉽게 사라지지 않을 거라고 생각해요."
-목소리가 좋아서, 오디오북 녹음 작업도 많이 하시잖아요. 웹소설 '오피스 누나 이야기'가 원작인 오디오 드라마 녹음도 하시고요. 오디오북을 좋아하시는 분들은 정원조 씨를 '고막 남친'이라고 표현하기도 합니다.
"저 역시 책을 좋아해서 재미있게 하는 작업이에요. 마이크를 대고 목소리로만 연기를 한다는 것도 특이하고요. 제가 가진 것으로 새로운 일을 할 수 있다는 점이 행복합니다. 그런데 그 일 역시 연극 때문에 가능했어요. 연극을 보신 오디오북 제작자 분이 제안을 해서 시작을 했거든요. 우선 제 일에 충실해야죠."
☞공감언론 뉴시스 realpaper7@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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