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연 前부총리 "우리나라 '승자 독식' 만연"..정치판에 쓴소리

"월드옥타·연합뉴스 개최 '제22차 세계대표자대회·수출상담회' 폐회식서 밝혀

(대전=연합뉴스) 왕길환 기자 = "더 많은 기회, 더 고른 기회를 주려면 승자독식 전쟁을 끝내야 합니다."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6일 오후 대전컨벤션센터(DCC)에서 열린 세계한인무역협회(월드옥타) '제22차 세계대표자대회·수출상담회' 기조 강연에서 이같이 말했다.

김 전 부총리는 승자독식 구조를 볼링핀 10개 중 5번째 핀을 맞춰야 모두 쓰러진다는 '킹핀'(King pin)으로 설명했다.

그는 "제가 생각하는 우리 사회 킹핀은 '승자독식 구조'이고, 정치판에서 가장 전형적으로 나타난다"고 지적했다.

김 전 부총리가 없어져야 할 대상으로 꼽은 세습경제는 철밥통, 순혈주의 등을 뜻한다. 이를 깨려면 '공무원과 대기업 시험에 합격해 입사하면 성공한 거야'라는 우리 사회의 인식이 없어져야 한다고 했다. 그러기 위해서는 유망직업을 두 배로 늘려야 한다고 제시했다. 일본은 2만 개, 미국은 3만 개의 직업이 있지만, 한국은 온갖 규제 때문에 1만 개밖에 안된다는 사례도 들었다.

금기 깨기의 주인공은 우리 사회 지도층이 아니라 바로 '당신'(YOU) 이라고 강조했다. 아래로부터의 반란을 해야 한다고 소리를 높였다.

시민참여 플랫폼을 통해서 의사가 결정되고, 남의 머리 깎아 주는 일, 보수가 보수의 금기를 깨고 진보가 진보, 노동자가 노동자의 금기를 깨야 역사가 바뀐다고 강조했다. 아래로부터의 반란을 그는 '시민들의 집단 지성'으로 풀이했다.

그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어려운 상황이지만 긍정적인 메시지도 전했다. "한국 경제는 반드시 선진국으로 올라갈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ghw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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