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각김밥 안 되고 계란 품절"..쓰기 힘든 '급식 바우처' 학교도 '난감'

정지형 기자 2021. 5. 26.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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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교육청에서 시행 중인 '희망급식 바우처 지원'을 놓고 학부모 사이에 불만이 가중되고 있다.

26일 교육계에 따르면, 희망급식 바우처 사용을 위해 학부모나 학생이 편의점을 들렀다가 발걸음을 돌려야 하는 일이 이어지고 있다.

서울시교육청은 지난 20일부터 희망급식 바우처를 지원 중이다.

또 서울시교육청은 스마트폰이 없거나 제로페이 사용이 힘든 학부모나 학생을 위해 다음 달 초까지 실물 카드 형태로 희망급식 바우처를 쓸 수 있도록 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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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교육청, 학교 못가는 학생에 10만원 '제로페이 포인트'
편의점 줄김밥·제철과일 등 10개만 결제..학부모 불만 가중
서울 한 고등학교 급식실 모습.(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뉴스1 © News1

(서울=뉴스1) 정지형 기자 = 서울시교육청에서 시행 중인 '희망급식 바우처 지원'을 놓고 학부모 사이에 불만이 가중되고 있다. 도시락 등 사용품목이 한정돼 있는데 품목마저 부족한 탓이다. 학부모 항의와 민원으로 곤혹을 치르는 학교도 나온다.

26일 교육계에 따르면, 희망급식 바우처 사용을 위해 학부모나 학생이 편의점을 들렀다가 발걸음을 돌려야 하는 일이 이어지고 있다. 서울시교육청은 지난 20일부터 희망급식 바우처를 지원 중이다.

서울시교육청은 매일 등교하지 않고 원격수업을 병행하는 초·중·고교 학생 56만여명 중 희망자에게 1인당 10만원을 제로페이 모바일 포인트로 지급하기로 했다. 원격수업에 따른 결식 문제를 방지하기 위해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원격수업이 장기화하자 맞벌이 부부 사이에서는 자녀 점심 식사 해결이 문제점으로 떠올랐다. 돌봐줄 친인척이 없는 경우 학생 스스로 점심 식사를 챙겨 먹어야 해서다.

지원 취지를 고려해 매일 등교하는 학생과 탄력적 희망급식 신청 학생, 아동급식카드(꿈나무카드) 사업 대상인 저소득층 학생은 대상에서 제외됐다. 희망급식 바우처에는 예산 560억원이 투입됐다.

하지만 정작 먹거리를 사기 위해 편의점에 가더라도 바우처로 구매 가능한 제품이 없어 무용지물이라는 말도 나온다. 바우처는 서울시내 편의점 6개 업체에서 쓸 수 있는데 사용 대상이 정해져 있다.

도시락과 야채 샌드위치, 훈제계란, 김밥류 등 10가지인데 도시락은 나트륨이 1067mg 이하인 제품만 구매가 가능하다. 제철 과일 같은 경우 냉동제품이 금지되며 김밥도 삼각김밥은 살 수 없다.

당장 서울시교육청 시민청원 게시판에는 희망급식 바우처 관련 청원이 잇따르고 있다. 전날(25일)까지만 16개가 올라왔다. 대다수가 바우처 사용처나 사용가능품목을 늘려줄 것을 요구하는 청원이다.

한 청원인은 "편의점을 어제, 오늘 두 번 방문했지만 김밥도 없고 훈제계란도 없다"며 "도시락은 전부 안 된다고 하고 바우처 믿고 아이들 밥을 안 챙기고 출근했다가 낭패를 보겠다"고 밝혔다.

바우처 사용에 불편이 가중되자 일선 학교도 난감한 모습이다. 서울 한 초등학교 교사는 "바우처 지급에 문제가 있거나 편의점에서 사용이 잘 안 되면 학교로 민원이나 항의가 많이 들어온다"고 말했다.

한 중학교 영양교사는 "학부모님이 바우처 사용에 어려움이 많다고 항의하기도 한다"며 "준비가 제대로 되지 않은 상태에서 바우처 시행 공문이 뿌려져 정신이 없다"고 밝혔다.

서울시교육청은 사용처를 늘리는 것은 어렵다는 입장이다. 기존에는 향후 편의점 외에도 선한 영향력 가게나 일반 식당으로도 사용처를 확대할 계획이었지만 당장은 무리라는 판단에서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사용처 확대는 검토 결과 어렵다는 결론을 냈다"며 "바우처 코드를 공통으로 사용하기 어려운 문제도 있고, 제로페이 가맹점이라고 모든 일반 식당에서 사용할 수 있는 것도 아닌 상황"이라고 말했다.

다만 현재 구매가능 기준에 부합하는 제품군을 더 확대할 부분이 있는지 검토할 예정이다. 예를 들어 나트륨 기준을 충족하는 도시락이 일부 편의점에서 추가로 출시될 계획이어서 구매가능 제품이 지금보다 늘어날 수 있다.

이 관계자는 "기존 기준은 유지되겠지만 구매가 가능한 제품 종류가 늘어날 것"이라며 "훈제계란도 반숙란 등 가공된 계란을 모두 지칭하는 것인데 오해가 있어 단어를 정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 서울시교육청은 스마트폰이 없거나 제로페이 사용이 힘든 학부모나 학생을 위해 다음 달 초까지 실물 카드 형태로 희망급식 바우처를 쓸 수 있도록 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kingkong@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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