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규제 완화 총대멨다가, 강경파에 몰매 맞는 김진표

이슬비 기자 2021. 5. 25. 2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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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권 위주 與서 균형잡는 역할
강성 친문 "黨정체성 어긋나" 비판
더불어민주당 김진표 부동산특위원장이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부동산특위-서울시 구청장 정책현안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부동산특별위원회 위원장을 맡은 5선 김진표 의원이 부동산 규제 완화에 시동을 걸었다가 강성 친문 지지층과 친여 단체들로부터 비판을 받고 있다.

참여연대는 24일 김 의원 가족이 경기도 안양에 도시형생활주택을 지어 주택임대사업을 추진한다는 언론 보도를 언급하며 “민주당 특위 직무 수행의 공정성도 의심받을 수 있다”며 위원장직 사퇴를 요구했다. 경실련도 지난 22일 특위에서 종부세 감면과 관련해 “국민은 안중에도 없는 것처럼 보인다”며 “특위가 2% 민심을 대변하고 있다”고 했다. 정의당 이동영 수석대변인은 “김 의원은 공직자 이해 충돌 당사자”라며 “부동산 특위에서 당장 손 떼라”고 했다.

경제 관료 출신인 김 의원은 김대중 정부에서 재정경제부(현 기획재정부) 차관을 지냈고, 노무현 정부에서 경제부총리·사회부총리를 지냈다. 운동권 중심의 민주당에서 정책에서 균형추를 잡는 역할을 해왔다. 이 때문에 문재인 대통령을 비롯해 친문 지도부에서는 김 의원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 그러나 강성 지지층은 정책 논쟁이 있을 때마다 “민주당 정체성에 어긋난다”며 ‘김진표 비토(거부)론'을 제기해왔다. 김 의원은 민주당이 야당이던 2011년 원내대표로서 한미 FTA(자유무역협정) 비준에 찬성했다가 ‘X맨’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지난 2019년 문재인 정부에서 이낙연 전 총리 후임으로 사실상 확정됐을 때도 친여 단체들이 “반개혁적 인사”라고 반발해 총리 후보에서 제외됐다.

이런 상황에서 김 의원이 이끄는 부동산 특위도 핵심 사안에 대해 결론을 내지 못하고 있다. 보궐선거 패배 이후 ‘소방수'로 투입된 특위는 종부세·재산세·양도세 완화를 모두 열어놓고 논의 중이지만, 친문 의원들이 강하게 반대하면서 내부 갈등 양상으로 번지고 있다. 재산세 과세 기준을 상향하는 것 외엔 공감대를 이루지 못하고 있다. 오는 27일 부동산 정책 의총에서도 결론이 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당 관계자는 “4·7 보궐선거 패배 이후 노선과 정책을 전환하려는 당 지도부와 강성 지지층이 충돌하는 상황”이라며 “김진표 의원이 강성 지지층의 표적이 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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