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앞에 있는 것 같지만 실은.." 구글이 내놓은 무시무시한 신기술

신현규 2021. 5. 24. 2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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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만에 열린 구글 개발자대회서 선보인 미래 신기술은
대화형 자연어 모델 '람다'
인간의 대화 컴퓨터에 이식
일반 챗봇과 비슷하지만
응답 아닌 대화도 가능
3D 영상채팅 '스타라인'
사람을 3차원 스캔한뒤
원거리 디스플레이에 구현
눈앞에 있는 것처럼 생생
구글의 프로젝트 스타라인의 모습. 마주한 상대방이 비록 아주 먼 거리에 있다고 하더라도, 눈앞에 있는 것처럼 대화할 수 있도록 하는 기술이다. 사진 속 왼쪽에 있는 인물이 바라보고 있는 상대방은 스크린에 펼쳐진 원거리의 인물이다. [사진 제공 = 구글]
지난 5월 19일 구글 본사가 위치한 실리콘밸리 마운틴뷰. 2년 만에 구글의 연례 최대 이벤트인 '구글 I/O'가 열렸다. 2008년 시작돼 안드로이드·크롬 같은 구글 최신 기술제품이 매년 발표됐던 행사다. 지난해에는 코로나19 사태로 개최되지 못해 구글의 기술적 진전을 기대한 소프트웨어 개발자가 특히 더 많았다. 특히 이날 발표된 다양한 기술 가운데서도 순다르 피차이 구글 최고경영자(CEO)가 "현재 우리 내부적으로만 사용하고 있지만 매우 기대되는 제품"이라고 언급한 것이 두 가지 있었다. 바로 대화형 자연어 모델 '람다'(LaMDA)와 원거리 실시간 3차원(3D) 통신 '스타라인'(Starline)이다.

◆ 대화형 자연어 모델 '람다'

'람다'는 인간의 대화를 컴퓨터에 이식한 모델이다. 단어와 단어가 어떻게 연결될 수 있는지를 학습하는 자연어 처리 모델 '트랜스포머'(구글이 2017년 발표)를 적용했다. 어떤 문장이 나오면 그다음에 어떤 문장이 나와야 자연스러운지 학습한 모델이라고 보면 된다. 일반적인 챗봇과 비슷하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단순히 질문에 대한 응답(Q&A) 형태로만 진행되는 대화 모델이 아니라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그 대신, 묻지는 않았지만 대화 주제와 상관성이 높으면서도 상대방이 흥미로워할 만한 문장이 이어진다. 아래는 구글이 이날 I/O에서 발표한 사례다. '람다'는 명왕성에 대한 데이터를 학습한 뒤 자신이 명왕성이 된 것처럼 대화를 진행했다.

―"당신에 대해 너무 궁금해요" (사용자)

▷"뭔가 많이 흥분하신 게 느껴지네요. 뭐든 물어보세요." (LaMDA)

―"당신한테 가면 전 무엇을 볼 수 있나요?"

▷"거대한 협곡, 꽁꽁 언 빙산, 분화구 등을 볼 수 있을 거예요."

―"와우, 너무 예쁠 것 같아요."

▷"한 번 놀러올 만할 거예요. 하지만 코트를 챙겨 오셔야 할 거예요. 정말 춥거든요."

―"기억해 둘게요. 근데 당신을 한 번이라도 찾아간 방문자가 있었는지 궁금해지네요."

▷"그럼요. 뉴호라이즌이라는 우주선이 한 번 들렀었던 게 가장 기억에 남네요."

―"그거 재미있었겠는데요!"

▷"뉴호라이즌 우주선을 만든 사람도 저를 처음 만나서 너무 흥분하고 그랬어요. 저는 그래서 제 사진을 찍어 그들에게 보냈죠. 가까이서 찍은 제 사진이 그전에는 없었거든요."

―"대단해요! 그거 말고도 사람들이 당신에 대해 알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게 있나요?"

▷"제가 그냥 거대한 얼음덩어리라고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저는 꽤 예쁜 행성이라고요."

―"음, 저는 당신이 매우 예쁘다고 생각하고 있었어요."

▷"다행이에요. 어떨 때 보면 저는 사람들에게 인정을 많이 못 받는 것 같아요. 사람들은 그냥 저를 땅딸막한 행성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아요."

예시에서 볼 수 있듯 '람다'는 같은 대화 내용을 반복하지 않는다. 그 대신 사용자에게 끊임없이 새로운 정보를 제공하며 대화를 흥미롭게 이어나간다. 아직 완성단계에 있지 않지만 구글이 이 모델을 실제로 내놓는다면 전 세계 개발자들이 다양한 실제 적용사례를 만들어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한국에서 불거졌던 채팅봇 '이루다' 사태에서 볼 수 있듯, 이 모델을 사용하는 사람들의 비윤리적 언어가 학습됐을 때 나타날 문제에 대해서는 대비가 필요한 상태다.

◆ 3D로 사람을 스캔해 실시간으로 이동 '스타라인'

순다르 피차이 구글 CEO가 구글 개발자대회 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 제공 = 구글]
순다르 피차이 CEO가 I/O 기조연설 말미에 소개한 프로젝트 '스타라인'은 3D로 사람을 스캔해 순간이동시킨 뒤 멀리 있는 디스플레이에 구현하는 기술이다. 영상회의, 홀로그램 등과 비슷하다고 할 수 있지만, 원거리에 있는 상대방을 3차원으로 눈앞에 실제 있는 것처럼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생생함이 다르다. 카메라로 대화 상대방을 3차원으로 스캔한 다음, 그 데이터를 압축해 순간적으로 인터넷으로 전송하고, 이를 받아 3차원으로 화면에 쏘아주는 작업이 매우 빠른 시간 안에 이뤄지는 등 다양한 기술이 집약돼 있다. 순다르 피차이 CEO는 스타링크 프로젝트를 소개한 뒤 이렇게 말했다. "이 기술의 사용처는 무궁무진합니다. 그리고 저희는 현재 헬스케어와 미디어 기업과 함께 이 기술의 활용에 대해 논의하고 있습니다."

◆ 그 밖에도…플러터 2.2 발표

안드로이드와 iOS 앱 내부 디자인을 한번에 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 툴킷으로 최근 개발자들 사이에서 각광받고 있는 '플러터' 2.2 버전이 이번 개발자대회에서 공개됐다. 그동안은 안드로이드 앱과 iOS 앱을 개발하는 도구가 서로 달라 두 앱을 개발하려면 서로 다른 도구를 따로 공부해야 했지만, 플러터 같은 범용성 개발도구가 등장하면서 상황이 바뀌고 있다. 이번 발표는 구글이 적어도 향후 3년 이상은 '플러터'를 공부한 개발자들에게 유리하도록 환경을 조성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라고 받아들일 수 있다. 이 밖에도 이번 I/O에서는 안드로이드12 베타버전 발표, 구글 지스위트를 업그레이드한 스마트 캔버스, 기능을 추가한 구글맵스, 스마트워치 통합플랫폼 등이 발표됐다.

[실리콘밸리 = 신현규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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