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축브리핑] 비상한 동갑내기 손흥민·황의조, 아쉬움 남긴 황희찬·이강인

안영준 기자 2021. 5. 24.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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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루아의 석현준은 프랑스 리그1 승격
킬 이재성, 승강 PO로 분데스리가 도전
토트넘 홋스퍼의 손흥민 © AFP=뉴스1

(서울=뉴스1) 안영준 기자 = 2020-21시즌 유럽 5대 리그가 대부분의 일정을 마쳤다. 1년 동안 부지런히 5대 리그를 누빈 코리언 유러피언리거들도 저마다 한 시즌의 성적표를 받았다.

1992년생인 손흥민(토트넘 홋스퍼)과 황의조(보르도)는 '커리어 하이'를 기록하며 최고의 시즌을 보냈다.

반면 황희찬(라이프치히)와 이강인(발렌시아)는 꾸준한 출전 기회를 잡지 못해 이적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석현준(트루아)은 1부리그 승격을 일궜고, 이재성(홀슈타인킬)은 승강 플레이오프를 통해 승격에 도전 중이다.

보르도의 황의조 © AFP=뉴스1

◇ '커리어 하이' 이룬 1992년생 동갑내기

한국 축구국가대표팀의 1992년생 동갑내기 듀오 손흥민과 황의조는 2020-21시즌을 통해 높이 날아올랐다. 두 선수 모두 자신의 유럽 무대 한 시즌 최다 공격 포인트를 기록했다.

손흥민은 이번 시즌 통산 22골17도움으로 무려 39개의 공격 포인트를 쌓았다. 2016-17시즌 기록했던 통산 최다 득점(21골)을 넘어섰고, 2019-20시즌 기록했던 통산 최다 공격 포인트(30개)도 새로 썼다. 2시즌 연속 10골10도움을 올리며 득점과 연계 능력을 모두 인정받았다.

손흥민은 EPL 2라운드 사우샘프턴전서 1경기 4골, 4·5·6라운드에서 3경기 연속골, 29라운드 순연 경기부터 34·35라운드까지 다시 3경기 연속골을 넣는 등 몰아치기와 꾸준함을 동시에 과시했다.

의미 있는 기록도 일궜다. 1월엔 토트넘 입성 후 7번째 시즌 만에 100번째 골을 달성했고,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통산 100번째 공격 포인트(65골35도움) 등 값진 타이틀을 연달아 거머쥐었다. 차범근 전 감독이 1985-86시즌 레버쿠젠(독일)소속으로 세웠던 한국 선수 단일 시즌 유럽리그 최다골(17골)과도 어깨를 나란히 했다.

황의조도 '커리어 하이'를 기록했다. 황의조는 이번 시즌 리그1 36경기 12골3도움을 기록, 2019-20시즌 24경기 6골2도움을 넘어 최고의 시즌을 만들었다. 박주영이 AS모나코 시절 일궜던 한국인 리그1 최다 득점 기록과도 타이를 이뤘다.

황의조는 21라운드 앙제전에서 멀티골로 팀에 귀한 승점 3점을 안기는가 하면, 강등 위기에 처했던 29라운드부터 32라운드까지 4경기 연속골을 터뜨리며 팀 해결사로 등극했다.

단순히 스탯만 뛰어났을 뿐아니라, 팀 핵심 선수로 자리를 굳혔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큰 시즌이었다. 황의조는 전담 페널티킥 키커로 나서고 경기 전 공식 기자회견에 대표 선수로 자주 모습을 드러냈다.

지난 시즌 주 포지션인 스트라이커가 아닌 측면 윙어나 미드필더로 출전했다는 것을 떠올리면 더욱 고무적이다.

라이프치히의 황희찬 © AFP=뉴스1

◇ 아쉬움 남긴 황희찬과 이강인

황희찬과 이강인은 기대에 비해선 아쉬운 성적표를 받았다.

황희찬은 지난 시즌 잘츠부르크(오스트리아)의 돌풍을 이끌며 EPL을 비롯한 유럽 다수의 클럽으로부터 관심을 받았고, 주가도 폭등했다. 따라서 비슷한 스타일의 축구를 펼치는 라이프치히로 이적해서 맞이한 이번 시즌도 무난한 활약을 펼치리라는 기대가 이어졌다.

하지만 황희찬은 쉽게 적응하지 못했다. 분데스리가 18경기 1도움에 그쳤다. 시즌 초반 조금씩 교체로 투입되며 기회를 얻나 싶었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고, 이후엔 율리안 나겔스만 감독의 신뢰를 받지 못했다. 한 번 주전에서 밀려나자, 다시 입지를 되찾기가 쉽지 않았다.

다만 DFB포칼에선 선방했다. 베르더 브레멘과의 4강전에서 멀티골을 기록하는 등 5경기 3골2도움으로 맹활약, 팀 준우승에 큰 힘을 보탰다. 물론 그럼에도 시즌 초반의 기대에 비해선 아쉬움이 크다.

독일 현지 매체는 황희찬이 새로운 기회를 찾아 이적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지만, 다음 시즌 라이프치히 사령탑으로 황희찬을 잘 아는 제시 마치 전 라이프치히 감독이 부임해 잔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강인은 꾸준한 활약에도 불구하고 기회를 받지 못한 케이스다. 이강인은 이번 시즌 라 리가 24경기 4도움, 코파 델 레이 3경기 1골을 기록했다.

이강인은 선발과 교체를 오가며 제 몫을 다했지만, 하비 가르시아 감독은 이강인을 주력 옵션으로 생각하지 않았다. 선발로 출전해 좋은 활약을 펼쳐도 가장 먼저 교체시켰고, 경기 종료 직전 교체 투입하는 등 충분한 출전 시간을 주지 않았다. 이강인은 3월13일 열린 2020-21 라 리가 27라운드에서 선발 선수 중 가장 빼어난 활약을 펼치고 있었음에도 제일 먼저 벤치로 호출되자 속상한 마음에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국내 매체들 뿐아니라 스페인 현지 매체들도 "발렌시아가 이강인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고 우려의 목소리를 표했고, 발렌시아 팬 5000여명이 "이강인 죽이기를 그만하라"며 경기장 앞에서 시위를 벌였을 정도다.

이강인은 27라운드부터 36라운드까지 10경기에서 177분에 그쳤으나, 감독이 교체된 후 치른 마지막 2경기에선 161분을 뛰며 제 기량을 인정 받았다. 물론 그럼에도 이번 시즌 출전 시간은 여전히 아쉬움이 남는다.

현재 발렌시아는 이강인의 이적 요청을 수용한 상태이며, EPL 울버햄튼과 에버턴 등이 이강인의 차기 행선지로 꼽히고 있다.

홀슈타인 킬의 이재성 © AFP=뉴스1

◇ 새로운 1부 리거 2명 탄생?

이번 시즌을 통해 다음 시즌 5대리거행을 노렸던 선수들도 있다. 프랑스 땅을 누비는 석현준은 1부행을 확정했고, 독일에 있는 이재성은 1부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프랑스 리그2 트루아에서 뛰던 석현준은 소속 팀과 함께 리그 우승과 승격의 기쁨을 맛봤다.

석현준은 코로나19 확진 판정과 종아리 부상으로 오랜 기간을 쉬어야 했음에도 18경기에 출전, 3골을 뽑아냈다. 16라운드 '라이벌' 샤무아 니오르전에서 값진 결승골로 1-0 승리를 이끌며 경기 MVP로 꼽혔고 지역지로부터 '팀의 영웅'이라는 극찬을 받기도 했다. 트루아는 석현준의 활약을 앞세워 23승8무7패(승점 77)의 훌륭한 성적으로 승격에 성공했다.

트루아가 1부 리그로 승격함에 따라, 군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석현준의 거취에도 관심이 몰리고 있다.

정석환 병무청장은 지난 4월28일 "석현준은 병역법상 국외여행 허가 의무를 위반한 병역 기피자"라며 "귀국하면 형사 처벌 후 병역 의무를 이행해야 한다"고 공표했다. 반면 프랑스 매체는 "트루아에게 석현준은 꼭 필요한 선수다. 석현준은 어떻게든 프랑스에서의 커리어를 이어가려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독일 분데스리가2 홀슈타인 킬의 에이스 이재성의 1부리그 도전기는 '현재진행형'이다.

킬은 18승8무8패(승점 62)로 리그 3위를 기록, 8승9무17패(승점 33)로 1부리그를 16위로 마친 쾰른과 5월27일과 30일 홈 앤드 어웨이로 승강 플레이오프를 벌인다. 여기서 승리하면, 이재성은 유럽 진출 후 처음으로 1부리그를 경험한다.

이재성은 이번 시즌 리그 33경기 5골6도움, DFB포칼 5경기 2골로 맹활약했다. 팀이 골을 필요로 할 때마다 골을 넣어주고, 헌신이 필요한 때마다 많은 활동량으로 2선을 장악하는 등 팀에 없어선 안 될 존재로 입지를 쌓았다. 올레 베르너 킬 감독이 "우리가 만약 승격한다면, 거기엔 이재성의 공로가 매우 크다"고 따로 언급할 정도다.

이재성은 유럽에 도전장을 내밀 때 곧바로 상위리그로 가는 대신 하부리그부터 찬찬히 내실을 다져 빅리거가 되겠다는 꿈을 꿔 왔다. 그리고 킬에서 긴 시간 에이스 노릇을 하며 유럽 무대에 완벽하게 적응을 마쳤다.

이제 이재성의 꿈이 현실이 되기까지 단 2경기만이 남았다.

tre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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