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연결 못해 니라공고 화산 관측 멈춰"..자금난에 멈춘 '조기경보 시스템'
[경향신문]
콩고민주공화국 화산관측소가 자금난으로 인해 최근 7개월 동안 활화산인 니라공고화산을 제대로 관측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카세레카 마힌다 고마화산관측소(OVG) 과학 책임자는 23일(현지시간) 콩고민주 라디오 오카피와의 인터뷰에서 “지난해 10월부터 지난 4월까지 7개월간 인터넷 연결을 못해 니라공고화산 관측이 이뤄지지 않았다”며 “중앙정부와 외부로부터 관측소 운영 지원금을 받지 못하다가 ‘미국 파트너’의 도움으로 관측을 재개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그는 “인터넷 연결이 복구되자마자 화산 활동을 기록했지만, 이전 화산 관련 데이터가 누락돼 이번 폭발을 예측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로이터통신도 세계은행(WB)의 지원이 끊긴 OVG가 포괄적인 화산 관측을 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난 3월 보도한 바 있다. 니라공고화산을 오랜 기간 연구해온 콩고민주 화산학자 호너 시라바는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우리가 정기적으로 화산 점검을 못하고 있다. 화산이 갑작스레 터지면 대피 시간이 부족한 사람들은 죽음에 이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세계은행은 콩고민주 정부에 인도적 차원으로 4년에 한번씩 200만달러(약 23억원)를 지원하고 있었지만, “OVG의 지원금 운영 방식에 약점이 있다”며 지난해부터 지원을 끊었다.
당시 OVG 연구원들은 예산이 부족해 원격 화산 관측 시스템 비용과 연구진을 화산 내부로 옮길 교통수단 연료 비용을 지불하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화산 폭발을 예측하기 위해서는 위성항법시스템(GPS)으로 지표 변화를 감지하거나, 연구원이 직접 현장에 찾아 지표 변화, 가스 분출 등의 상황을 살펴야 하는데, 자금난으로 두 방법 모두 실행하기 어려웠던 것이다.
이번 니라공고화산 분출로 십수명의 희생자가 생겼고, 이산가족도 다수 발생했다. 패트릭 무야야 콩고민주 정부 대변인은 “화산 분화로 15명이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23일 로이터통신에 말했다. 사망자 4명은 화산 인근 감옥 안에서 숨을 거뒀다. 9명은 용암을 피해 급히 도망가다가 교통사고로 숨졌다. 콩고민주 당국은 화산주변 17개 마을이 피해를 입었고, 보건소 3곳, 초등학교 1곳, 수도관 등이 파괴됐다고 밝혔다. 무야야 대변인은 “용암의 강렬한 흐름은 멈췄으나, 인근에서 지진활동이 일어나고 있어 재해 위험이 사라진 건 아니다”고 말했다.
유니세프는 23일까지 150명 이상의 아이들이 가족과 떨어져 있으며, 170명이 실종될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이들은 최소 2만5000명이 집을 떠나 대피한 것으로 집계했다. 르완다 비상관리부는 트위터에 이날까지 8000여명의 콩고민주 사람들이 자국으로 대피했다가 사태가 진정되자 귀가했다고 밝혔다.
니라공고화산은 2002년 1월17일 대규모로 폭발한 바 있다. 당시 205명이 숨지고, 이재민 12만여명이 발생했다.
[관련기사] DR콩고 니라공고화산 폭발…“하늘이 온통 시뻘개”
윤기은 기자 energye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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