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하는 기자들Q] 여론은 찬성? '이재용 사면론' 띄우는 언론, 왜 문제일까?
김솔희 미디어의 본질을 묻습니다. 질문하는 기자들 Q입니다. 오늘은 최근 불거지고 있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사면 논란을 언론은 어떻게 다루고 있는지 짚어보겠습니다. 또 이어서 Q플러스에서는 지역의 공공성을 지키는 풀뿌리 언론, 옥천신문과 주민들의 이야기를 소개하겠습니다. 먼저, 오늘 함께할 분들 만나보겠습니다. 유현재 서강대 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입니다. 안녕하세요?
유현재 안녕하십니까? 유현재입니다.
김솔희 그리고 KBS 정연우 기자 함께하겠습니다.
정연우 안녕하세요? 정연우입니다.
김솔희 저희 스튜디오가 확 바뀌었습니다. 유현재 교수님이 오늘 두 번째 출연이셔서. 저희가 교수님 맞춤형으로 어둡게 해봤어요. 어떠세요?
유현재 어두운데 화사해진 것 같습니다. 그래서 덩달아 제 얼굴도 화사하게 나오기를 기대해보겠습니다.
김솔희 알겠습니다. 이제 본격적인 이야기 시작하겠습니다.
김솔희 최근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의 사면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전방위로 확산되고 있다는 보도가 연일 쏟아지고 있죠. 그런데 일각에서는 이 부회장의 사면론 띄우기에 앞장서고 있는 게 바로 언론이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그 이유가 무엇인지 오늘은 이 문제에 대해서 집중적으로 이야기 나눠볼 텐데요. 먼저 이재용 부회장의 구속부터 사면 논란이 불거지기까지의 일련의 과정을 영상으로 정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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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CR①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국정농단 연루부터 사면까지>
지난 2016년,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을 불러왔던 국정농단 사태. 박근혜 전 대통령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정경유착 혐의 수사도 이때 시작됐습니다. 그리고 2017년 2월, 박영수 특검은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서원 씨 측에 뇌물을 건넨 혐의 등 모두 5가지 혐의를 들어 이 부회장을 구속 기소합니다.
2017년 3월 6일. 특검 최종 수사결과 발표
박영수 / 특별검사
"삼성 부회장 이재용이 미래전략실 최지성과 공모해 자신의 경영권 승계 과정에서 도움 받을 목적으로 회사 자금 횡령해 대통령과 최순실 뇌물 공여..."
이재용 부회장은 그해 8월, 1심에서 징역 5년을 선고받습니다. 다음해인 2018년 열린 2심에서는 일부 혐의에 대해 무죄가 선고되면서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아 석방됐습니다.
하지만,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2019년 8월, 이 부회장에 대한 2심 판결을 파기 환송했습니다. 파기환송심을 앞 둔 이 부회장은 사과문을 발표하고, 더이상 경영 세습은 없다고 선언했지만, 올해 1월, 서울고법은 이 부회장에게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하고 법정 구속했습니다.
재판부는 이 부회장이 박 전 대통령의 요구에 '적극적으로' 뇌물을 건넸다고 보고, 경영권 승계를 위해 부정한 청탁을 했다고 판단했습니다. 또, 86억 원에 달하는 뇌물을 회삿돈으로 대고, 범행을 은폐하려 한 점도 실형 선고의 이유가 됐습니다. 4년 가까이 계속된 이 부회장의 국정농단 연루 재판에서 법원이 내린 최종 판단이었습니다.
지금은 수감 생활을 하고 있는 이 부회장. 2022년 7월이 만기 출소일입니다. 2년 6개월의 형기 가운데 아직 1년 이상이 남았다는 뜻입니다.
그럼에도 법정 구속 직후부터 나오기 시작한 사면론 기사는 갈수록 강도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초기엔 사면 가능성을 점치는 기사였다면 이젠 사면을 촉구하는 기사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코로나19 백신 도입이 늦어지자, 이 부회장을 활용해 백신을 확보해야 한다는 백신 특사론. 미국과 중국을 중심으로 세계 반도체 산업 경쟁이 치열해지자, 이번엔 반도체 산업 역할론. 모두 이 부회장의 사면이 필요한 이유가 됐습니다.
지난 달부터는 재계와 일부 종교계에서 이 부회장의 특사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본격적으로 나오기 시작했고, 집권여당인 민주당 안에서 조차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대통령의 고민도 시작됐습니다.
2021년 5월 10일 문재인 대통령 취임 4주년 특별연설 및 기자회견
문재인 / 대통령
"이재용 삼성 부회장에 대한 사면 의견도 많이 듣고 있습니다. 대통령의 권한이라고 하지만 대통령이 결코 마음대로 쉽게 결정할 수 있는 사안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충분히 국민들의 많은 의견을 들어서 판단해 나가겠습니다."
이제 이 부회장 사면론은 광복절 특사냐, 가석방이냐의 논란으로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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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솔희 그동안 이 부회장이 어떤 죄로 왜 구속이 됐는지 좀 흐려진 느낌이었거든요. 최근에 사면 이야기가 하도 많이 나와서. 그랬는데 다시 처음부터 짚어봤습니다. 그런데 이재용 부회장이 지금 재판이 아직 끝난 게 아니죠?
정연우 네 맞습니다.불법 경영 승계 의혹에 대한 재판은 이제 막 시작한 단계 이렇게 보시면 되거든요. 찾아봤더니 검찰이 이재용 부회장 지난해 재판에 넘기면서 내린 혐의가 자본시장법위반, 부정거래, 시세조종행위, 업무상배임 등 한두 가지가 아닙니다. 모두 다 유죄가 될지는 봐야겠지만 검찰의 기소 내용이 만약에 법원에서도 또다시 유죄로 판단이 된다면 추가적으로 중형 선고를 받을 수 있는 그런 상황이 되겠습니다.
김솔희 그러면 이 부회장의 사면을 다룬 언론 보도가 어땠는지를 좀 잘 들여다 봐야 할 것 같아요. 정연우 기자가 보도 경향을 분석해봤다고요.
정연우 사실 이재용 부회장 사면론은 처음 수감됐을 때부터 조금씩 나오기 시작했던 거고요. 최근 한 달 사이에 정말 봇물 터지듯이 많이 쏟아지고 있다 이렇게 볼 수 있겠습니다.
정연우 저희가 KBS 보도국 안에 있는 이용자팀에 의뢰를 해서 네이버 포털 사이트와 기사 검색 제휴를 맺고 있는 9개 일간지, 4개 경제지 13개 매체를 대상으로 뉴스 데이터를 분석을 한번 해봤는데요. 기간을 한 달로 잡았습니다. 4월 14일부터 5월 12일까지 이재용과 또 사면 이 두 키워드가 포함된 기사 중에 네이버 포털로 송고된 기사를 찾아봤습니다. 13개 매체에서 보낸 기사가 무려 540건이나 됐고요. 이 중 이재용 사면을 직접적인 주제로 한 기사가 300건 가까이 됐습니다. 이재용과 사면에 관련한 기사를 가장 많이 쓴 언론사는 저희가 랭킹을 매겨봤더니 한국경제, 서울경제 또 상위권에 머니투데이 등이 있어서 경제지들이 아무래도 이재용 부회장 그리고 사면에 대한 기사들을 집중적으로 많이 쏟아내고 있다, 이렇게 판단이 됐습니다.
유현재 이 말 쓰기가 좀 싫은데 이재용비어천가 같아요. 그러니까 이게 언론이 보도가 많아도 너무나 많습니다. 아젠다 세팅이라는 건데 보도가 이렇게 굉장히 많으면 대중이 뭔가 가치 판단을 하기 전에 굉장히 중요한 사안이구나 생각하기 시작하잖아요. 그리고 언론이 가장 하지 않는 것 중 하나가 이재용 부회장이 어떤 죄를 지었는지, 그게 얼마나 심각한지, 2년 6개월이라는걸 얼마나 무겁게 받아들여야 하는지, 경제사범, 이런 것들에 대해서 정확하게 규정을 안 해줘요, 그러니까 그 부분에 있어서 정확하지 않으니까 그냥 이렇게 또 사면해야지 판단이 드는 겁니다. 그래서 이 부분에 있어서는 그리고 또 다른 어떤 재판은 시작되는 단계잖아요. 이 부분에 있어서는 꼭 짚고 넘어가야 할 사안이 아닌가 생각이 듭니다.
김솔희 최근에 사면 관련 보도가 많이 나오긴 했는데 그래도 더 집중적으로 나오게 됐던 이슈나 그런 경향을 보였을 때는 언제인가요?
정연우 보도량이 처음 집중됐던 시기가 4월 15일부터 16일인데 이때는 5개 재계 단체, 오규석 부산 기장군수의 이재용 부회장 사면 호소가 있었던 날이고요. 또 보도량이 가장 많았던 4월 27일은 보니까 이날은 5개 재계 단체가 이재용 부회장 사면 건의서를 청와대에 제출한 날입니다. 그러니까 이렇게 얘기하면 좀 그렇겠지만 중요한 인물들이 얘기한 날에 기사가 쏟아졌다 이렇게 볼 수도 있겠지만 제가 봤을 때 느꼈던 점은 기본에 어떻게 보면 주목을 많이 받지 못하던 단체, 인물들이라도 이재용 부회장 사면만 이야기를 하면 말 그대로 정말 언론들이 그 발언을 많이 받아서 기사를 많이 써줬다, 그런 것들을 볼 수 있었습니다.
김솔희 뭐 복역이 된 직후부터 사면 이야기가 나오긴 했었는데요. 그래도 최근 들어서 더 불이 붙게 된 계기랄까? 그런 건 뭐가 있을까요?
유현재 아무래도 본격적인 시작은 경총에서 나오지 않았나 생각이 듭니다. 다양하게 조금씩 나왔었는데 누군가 명분이 있는 사람이 이야기를 해줬어야 하잖아요. 그래서 손경식 회장이 이야기를 했고 그다음에 그 논리를 읽어보면 일반인들 입장에서는 굉장히 쉬워요, 이게 무서운 3단 논법인데 ‘한국이 큰일났다', 망할 거 같다', ‘그런데 반도체가 책임을 져야 할 거 같은데 반도체 대표가 누구냐? 이재용 회장이다 그러면 뭐겠어요? 이재용이 한국을 살릴 것 같다’ 이야기를 하는 겁니다. 그러면 굉장히 복잡한 상황은 모르겠고 일반 대중 입장에서는 그렇게 그냥 판단하는 거예요. 이게 휴리스틱스라고 하는 것이지 않습니까? 그래서 기본적인 많은 정보가 없으면 사람들은 그렇게 판단합니다. 감옥에 있으니까 이 사람은 약자인 거예요, 정부는 강자고 이제 째째하게 굴지 말고 이제 좀 풀어줘라라고 이야기를 하는 겁니다. 한 가지 제가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혹시 이 기사, 어떤 일련의 이런 상황이 기시감 들지 않으십니까?
김솔희 기시감? 예전에?
정연우 이건희 회장 때 비슷했죠.
유현재 맞아요, 선친이신 이건희 회장과 관련된 기사를 찾아 보시면 제가 거짓말하는 게 아니라 단어를 한번 바꿔 보세요. 그 당시에는 평창동계올림픽이라고 쓰여 있었고요, 지금은 반도체입니다. 그런데 똑같이 어쨌든 궁극적인 목적은 경제를 살려야 한다는 거였고요. 그러니까 이런 상황들을 보면 그 이야기가 나오는 겁니다. 사면도 세습이냐라고 이야기를 하는 거예요
정연우 교수님 말씀해주셨지만 저희가 최근에 봤던 어쨌든 이재용 부회장의 사면론이 본격화됐던 계기는 손경식 경총회장의 인터뷰가 계기가 됐는데 이 당시에 저희가 이 기사를 살펴보다 보니까 같은 시점에 경총 회장이 이재용 부회장의 사면이 필요하다고 말한 인터뷰 기사가 나간 날 한국경제랑 동아일보 온라인에는 이런 기사가 실립니다.“고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4월 30일로 예정됐던 상속세 신고 납부 마감을 앞두고 기증의 뜻을 발표할 가능성이 있다는 재계의 관측이 나오고 있다.” 그러니까 이게 당시에 삼성 쪽에서 발표를 했던 게 아니거든요, 공식적으로? 이런 좀 시기적으로 왜 맞아 떨어지지라는 생각이 드는 게 또 있습니다. 지난달 22일에는 5개 경제단체가 이재용 부회장 사면을 정부에 공식건의하겠다, 이렇게 했는데 이 예고한 날 이재용 부회장 경영권 불법 승계 의혹 1차 공판이 있었고요. 또 5개 경제 단체가 호소문을 청와대에 전달한 다음 날은 이건희 회장 재산의 어떤 사회 환원 계획이 공식 발표됩니다. 그러니까 재계 움직임에 따라서 삼성 관련된 사건들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그리고 이런 이어지는 흐름에 맞춰서 언론이 너무 많은 기사들을 쏟아내고 있는 게 아니냐 이런 합리적인 의심이 드는 것도 사실입니다.
김솔희 보면 뭔가 참 시의적절하게 타이밍이 잘 맞는다는 그런 생각도 드는데요. 이에 대해서 뭐 삼성이나 경총 측의 입장은 어떻습니까?
정연우 그래서 너무 공교롭게 맞아떨어지니까 양쪽의 입장을 한번 취재를 해봤는데요. 경총 측에서는 아무래도 한국경제에서 계속 지속적으로 인터뷰 요청을 해왔던 것이고 그에 맞춰 일정을 조율하다 보니까 그때 인터뷰를 했다. 그리고 경총회장의 평소 지론이었을 뿐 뭔가 타이밍을 맞춘 건 아니었다 이렇게 이야기를 했고 한국경제 기자도 자기가 경총을 출입하는 기자이기 때문에 회장에 대해서 인터뷰를 지속적으로 요청을 했는데 마침 그때 된다고 해서 했을 뿐이다, 그리고 맞추려고 했던 의도가 있었던 건 아니다 이렇게 설명을 해왔습니다.
유현재 분명히 모든 언론들이 일사분란하게 하나의 전략, 누군가 한 사람이 나와서 이렇게 하지는 않았을 거예요. 그런데 어쩜 저렇게 똑같은 색깔로 똑같은 논리로 그 3단 논법으로 이렇게 뭔가 사안 자체를 전달하는가를 생각해보면 참 쉽지 않다. 그리고 상속세 그것도 마찬가지인 거예요. 정연우 기자님이 말씀하셨지만 정확하게 보면 여기 헤드라인에 60%가 사회 환원이라고 하는데 사회환원 아니잖아요. 세금 내는 겁니다. 지금 시청자 분들도 그렇고 저도 그렇고 사회자 분도 그렇고 다 마찬가지잖아요. 세금을 내는 걸 사회환원이라고 하지 않습니다. 그러면 지금 5월인데 소득세 신고 달이잖아요 그러면 우리가 사회환원의 달이라고 부릅니까? 그렇지 않지 않습니까?
정연우 5월은 사회환원의 달
유현재 이런 부분에 있어서 분명히 그러지 않겠다고 얘기해서 개혁, 개혁 부르짖던 그런 언론들이 왜 삼성에 있어서만큼은 자꾸만 그렇게 잣대를 들이대는지 그 부분에 있어서 이건 정의의 문제가 아닌가 싶습니다.
김솔희 이재용 부회장에 대한 사면론을 전하는 언론의 태도를 살펴보고 있는데요. 많은 언론들이 뭐 사면론 띄우기에 나섰다, 이런 비판이 일고 있는데 이게 꼭 다 그런 건 아니었던 거 같아요. 언론사의 성향에 따라서 시각 차이도 극명히 나타났죠?
정연우 일례로 사례로 보면 지난 10일에 문 대통령이 취임 4주년 기자 회견을 했는데 그때 전직 대통령과 이재용 부회장 사면에 대해서 대통령이 언급을 했습니다. 그런데 이 똑같은 언급을 두고 경향신문은 뭐라고 헤드라인을 뽑았냐 하면 문 대통령 전직 대통령과 이재용 사면론에 대해서 대통령 권한이지만 마음대로 결정할 사안은 아니다. 이렇게 뽑았거든요. 그런데 동아일보는 같은 이야기를 어떻게 뽑냐 하면 사면 국민 의견 듣고 판단, 가능성 열어놔, 이렇게 뽑았습니다. 경향신문은 그러니까 대통령이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라고 했는데 동아일보는 사면의 가능성을 열어놨다, 이렇게 완전히 판단이 달라지는 거고요.
김솔희 같은 말이었는데...
정연우 데이터 분석 결과에서도 이런 측면이 똑같이 드러났습니다. 언론사별로 자사 의견을 많이 드러내는 게 오피니언, 칼럼, 사설 이런 거잖아요. 이런 걸 보면 저희가 분석했던 한 달 정도 되는 남짓 기간의 오피니언 기사가 23건이 나왔었는데 찬성 주장을 담은 의견 기사가 14건이었어요. 어디서 많이 썼냐 봤더니 중앙일보가 4건, 매일경제가 5건, 특히 많이 썼었고, 반대 입장 의견이 몇 건 있었나 이렇게 오피니언을 봤더니 5건 정도 뿐이었는데 한겨레가 3건으로 가장 많았고, 경향신문 1건, 서울신문 1건, 이 정도 수준이었습니다.
유현재 언론사가 의견 기사를 개진하고 사설을 통해 의견을 밝힌다는 게 그건 절대 잘못된 게 아니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그런데 문제는 이 잣대에 대해서 원칙에 대해서 자꾸 틀려요. 그러니까 예를 들어 법과 관련된 거 사면권, 그다음에 정치적인 어떤 배려, 이런 것들에 대해서 중앙일보 2007년으로 기억되는 겁니다만 헤드라인을 어떻게 뽑았냐하면 사면권에 흔들리는 법치, 이렇게 냈고 그다음에 조선일보 19년에 내편에 폭력 면허 내주려는 특별사면 이런 식으로 됐습니다. 그때는 사면과 관련해서는 이렇게 여유를 두면 안된다는 주장이었어요. 그러니까 법이 바뀌지 않았잖아요. 똑같은 법이에요. 그런데 그 부분에 있어서는 독자들도 그런 생각 을 하지 않겠습니까? 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리다 뭐 이런 거냐? 사면과 관련돼서 자꾸만 이중잣대를 들이대는 것을 보면 조금 흔들리고 있구나 그 다음에 결국 하고 싶은 이야기는 이거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서 그부분이 안타깝고요. 이재용과 삼성을 분리해서 기사를 작성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정연우 제가 보고 놀랐던 기사는 세계일보의 배연국 칼럼인데요. 제목부터 심각합니다. 제목이 반도체를 사면하라예요, 이재용 부회장이 반도체와 같은 존재가 된 겁니다.
김솔희 그랬네요.
정연우 시작부터 시작이야기가 나오냐 하면 1597년 봄 전쟁 중 이순신 장군은 서울로 압송됐다, 이렇게 시작합니다. 그래서 본인은 기사 안에서 이재용 부회장과 이순신 장군을 동일하게 놓을 의도가 없다고 이야기를 하는데 기사 내용을 보면 동일하게 놓고 있어요. 세계 반도체 전쟁이 있고 이재용 부회장이 우리의 장수다, 이런 표현을 하고 있거든요. 그래서 언론이 오피니언 통해서 의견을 낼 수도 있지만 노골적이지 않았으면 좋겠다, 같은 기자 입장에서 봤을 때는 균형감이 있는 기사를 썼으면 좋겠다 이런 생각이 많이 들었습니다.
김솔희 이재용 부회장 사면 이야기를 하면서 반도체 시장의 어려움, 위기론 이런 것과 함께 또 나오는 이야기가 코로나19 백신 이야기입니다. 이 코로나19 백신을 구하려면 이재용 부회장이 나서야 하는 거예요. 그래서 뭔가 민간의 어떤 특사로 이재용 부회장의 인맥을 활용해서 백신을 들여올 수 있는데 이런 식의 보도들이 많이 나오더라고요. 실제로 그래요?
정연우 지난해 12월에 특히 한창 백신 부족한 거 아니냐, 언론에서 기사를 많이 쏟아냈을 때 정부가 화이자와 협상해서 난항을 겪고 있었고 이때 이 부회장이 인맥을 통해서 돌파구를 마련했다 이런 기사들이 나왔던 적이 있는데요. 그런데 문제의 기사를 보면 다 기사 내부 안에 나오는 근거가 재계 관계자, 정계 관계자, 이런 거거든요. 이게 실제로 확인될 수 있느냐 의심이 들었던 게 사실입니다.
유현재 소위 답정너 저널리즘이라고 하는데 나는 이걸 쓸 거야. 그런데 내 논리를 강화시키고 나는 숨어야겠어. 그런 다음에 익명의 관계자, 무슨 관계자, 계속 이런 식으로 나옵니다. 저는 걱정되는 것은 지금 1년이나 지났는데 그 의료진이 지금 정말 불철주야 아직도 고생 많이 하고 있지 않습니까? 특히 사람이 죽고 사는 그다음에 우리에게 지금 제일 민감한 백신 문제잖아요. 그런데 그 부분을 활용을 해서 또 감정을 건드린다, 그러고 또 사면 이야기를 한다. 그 부분은 지양되어야 할 것 같습니다.
김솔희 백신을 구하는 데 있어서 이재용 부회장의 역할이나 영향력을 우리가 사실 알기는 어렵죠, 그런데 이런 류의 보도가 참 많이 나오는데 그렇다면 그나마 좀 확인이 가능한 삼성 측이나 방역 당국의 입장은 어떤 거예요?
정연우 삼성전자 쪽은 화이자 계약을 할 때 뒤에서 열심히 노력했다는 이 기사 우리가 사실로 보면 되냐, 근거가 있냐, 이렇게 물어봤는데 삼성 쪽 공식 답변은 이겁니다. 확인해 줄 수 없는 사안이다.
유현재 공식 답변이에요?
정연우 나쁜 내용이 아니잖아요. 그런데도 확인해줄 수 없는 사안이라고 답변을 해왔고요, 방역 당국에도 이걸 물어봤거든요. 백신 담당하는 쪽에 뭐라고 이야기하냐 하면 화이자, 그 당시 계약할 때 화이자 계약 당시 이재용 부회장이 노력했는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공식 계약은 정부가 협상을 했고 또 최근에 백신 계약 관련해서도 삼성 역할은 따로 없었다, 그래서 제가 물어본 게 그러면//사면이 필요하다, 이 백신 때문에 이러한 주장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냐 물어봤더니 방역 당국 측이 현재 뭐 정부에서 논의 중인 바가 없다. 그리고 올해 백신 물량은 이미 충분히 확보하고 있기 때문에 그 부분도 검토가 필요한 사안은 아니라고 본다, 그러니까 백신 확보하는 과정에서 이재용 부회장이 굉장히 막후의 역할을 한 것으로 언론 보도는 됐는데 막상 삼성 측에서도 확인해 줄 수 없는 내용이다, 방역 당국도 정부에서 공식적으로 계약한 내용이다, 이렇게 확인해 준 사안입니다.
김솔희 알겠습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사면 관련 또 이를 다룬 언론 보도를 일반 시민들은 그러면 어떻게 보고 있는 건지 영상으로 만나 보시고 이야기를 이어 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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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CR② <이재용 사면론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인터뷰 이형인/서울 동작구
(질문)이재용 부회장 사면에 대해서 어떤 의견을 좀 가지고 계세요?
(답변) 사면하는 건 좋다고 생각을 합니다.
지금 우리가 우리 경제가 반도체 하나로 지금 버티고 있는데 그것마저 탈락되어지면 우리 경제는 무너질 조짐이 보이기 때문에 경제를 살려야겠다 하는 그런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인터뷰 권영규/서울 금천구
(질문)선생님은 좀 어떤 의견이세요?
(답변)권영규 사면을 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질문)어떤 이유 때문에 그럴까요?
(답변)저는 삼성이라는 그룹 자체가 어떻게 보면 한국 경제에 한, 거의 한 3~40%는 차지한다고 생각해요, 삼성 그룹 자체가. 그러면 한국 경제에 한 공헌도 있다고 생각을 해요. 그러면 국민들 입장에서는 만약 크게 잘못되지 않았으면 조금 이해를 하고 덮어.. 덮어줘야지 된다고 저는 생각을 합니다.
인터뷰 김진석/경기 고양시
(질문)어떤 의견이세요?
(답변)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사면을 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하고요. 그 이유는 뭐 이재용이라고 특별한 건 아니잖아요. 다 같은 사람이고 다 같은 대한민국 법 안에서.. 근데 법을 어겼으니까 법에 대한 처벌을 받는 게 마땅하다고 생각합니다. 합당한 처벌을 받는 게 사회 정의에 맞다고 생각합니다.
(질문)언론 보도들은 좀 어떻게 보세요?
(답변)너무 삼성의 입장에만 치우친 게 아닌가 이런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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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솔희 최근 잇따른 이재용 부회장 사면 관련 여론 조사 결과들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이 역시도 앞서 인터뷰를 통해서 만나봤던 시민들과 마찬가지로 찬성 여론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좀 소개를 해드릴게요. 지난 4월 21일 데일리안이 의뢰한 여론 조사 결과에서 찬성 여론이 70%, 반대는 26%로 나타났습니다. 지난 13일 매일경제와 MBN이 공동 의뢰한 여론 조사 결과 살펴보면 찬성 66.7%, 반대 27.1%였습니다. 이런 걸 보면 앞서 우리가 다뤘던 이재용 사면론 띄우는 그런 언론들의 보도가 어떻게 보면 민심을 굉장히 정확하게 잘 알고 민심을 잘 반영한 보도한 게 아닌가 싶은 생각까지 드는데요.
유현재 그런데 그렇게 간단하게 볼 문제는 아닌 거 같고요. 제가 구체적인 설문이나 어떻게 물어봤는지에 대해서 조금 살펴봤어요, 그런데 대부분 어떻게 물어보냐 하면 한 문항으로 물어봅니다. 이재용 부회장의 사면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그런데 그 앞뒤에 아무것도 없어요. 어떤 죄인지 어떤 사안인지 그리고 왜 들어가 계시는지, 앞으로 어떤 재판을 받을지. 그러니까 그 이야기는 뭐냐 하면 심층적으로 물어볼 수도 없었고 그다음에 심층적으로 대답할 수도 없었다는 겁니다.
김솔희 사회적 논란이 있는 사안에 대해서 여론의 의견을 묻는 건 언론의 역할이라고 할 수도 있을 텐데요. 지금 이렇게 압도적인 결과가 나온 여론조사 결과를 언론이 보도를 하고 그거에 기반을 두고 기사를 쓰고 하는 거를 어떤 잣대로 봐야 할지 모르겠어요.
유현재 전혀 문제가 없죠. 전혀 문제가 없는데 조금 독특하고 이례적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문제는 여기 그 아까 말씀드렸던 것처럼 굉장히 단순한 문제, 한 문항으로 해서 뭔가 수치가 나왔지 않습니까? 그러면 그 수치를 가지고 굉장히 자의적인 해석들이 너무나 많이 벌어지고 있어요.
정연우 그러니까 찬성 여론이 높다, 사람들이 많이 찬성한다, 이걸 저희가 부인하고 싶은 생각은 없는 겁니다. 각자의 의견이 다 다를 수 있는 거고요. 다만 저희가 왜 그러면 미디어 비평 프로그램에서 이 주제를 다루느냐, 언론이 왜 그러면 의심을 받고 있느냐. 이 부분이 주제인 건데. 게 이야기하면 언론이 전과가 있는 겁니다. 그동안 의심 받을 짓을 많이 했다는 거죠. 대표적인 게 2017년도에 국정농단 사태 때 공개됐던 장충기 삼성전자 미래전략실 차장, 이분 문자 공개되면서 당시 언론인들과 주고 받은 사적 대화들이 공개되니까 사람들이 굉장히 많이 놀랐던 거거든요. 그런 기억들을 저희가 가지고 있으니까 지금 이번에도 이렇게 사면을 적극적으로 언론이 주장하는 것에 대해서 의심의 시선을 가질 수밖에 없는 거고요. 저희가 또 특히 문제 삼았던 건 당시에 공개된 장충기 문자에 등장했던 언론인 가운데서도 설마 이재용 부회장 사면에 대해서 또 기사를 쓴 사람은 없겠지,라고 생각했는데 찾아봤더니 역시 있었습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먼저 취재한 것들을 보시고 또 얘기를 더 나누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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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CR③ '장충기 문자' 속 언론인이 쓴 이재용 사면론 기사
장충기 전 삼성그룹 미래전략실 차장의 문자메시지는 2017년과 2018년 두 차례에 걸쳐 공개됐습니다. 여기에는 정·재계와 학계, 법조계, 언론계 등 유력 인사 130여 명이 등장했습니다. 이 가운데 언론인은 40여 명.
지난 2016년 문화일보의 광고국장이었던 A 기자는 "그동안 삼성의 눈으로 세상을 보아왔습니다. 앞으로도 물론이고요. 도와주십시오. 저희는 혈맹입니다"라는 메시지를 보냈습니다.
자녀의 취업이라는 개인적인 청탁을 한 사례도 있었습니다. 당시 CBS 소속 B기자는 "존경하옵는 장충기 사장님!"으로 시작하는 문자메시지에서 자녀의 삼성전자 취업을 청탁하면서 "사장님의 하해와 같은 배려와 은혜를 간절히 앙망한다"고 읍소했습니다. 문자메시지가 공개되자 '경제권력'을 감시해야 하는 언론인이 보낸 게 맞느냐는 비판이 쏟아졌습니다.
그런데 장충기 문자에 등장했던 언론인 가운데 두 명의 기자가 이번엔 이재용 삼성 부회장의 사면을 촉구하는 기사를 썼습니다.
현재 매일경제 고문으로 있는 김세형 기자. 그는 지난 2016년 장충기 씨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냈습니다. "3일전 매경 1면 보도대로 저는 주필 자리에서 논설고문으로 발령 났습니다. 그동안 저에게 과분하게 베풀어주신 은혜를 늘 생각하겠습니다. 김세형 올림”
그가 지난달 쓴 "文대통령 이재용 특별사면할까" 라는 제목의 칼럼은 이렇습니다. "이제 대통령이 결단만 내리면 되는 것" "8.15 때 이재용 부회장도 함께 사면한다면 적정한 타이밍이 될 것" 그리고 "문 대통령은 (이 부회장을) 특별사면을 해도 되고 안 해도 된다"면서, "지지 세력과 자신의 신념을 거스를 수 있는 것이야말로 지도자의 진정한 용기"라고까지
주장합니다.
장충기 문자로 본인이 주목받을 수 있음을 알면서도 왜 이런 칼럼을 썼는지 김 기자에게 직접 물었습니다. 이에 대해 김 기자는 장충기 문자 건과 연결시키지 말라며 당시 개인으로서, 인사이동에 따른 인사 메시지를 홍보실장들과 주변 사람들에게 다 보냈다고 답했습니다.
그러면서 이재용 부회장과는 무슨 상관이냐며 아주 불쾌하다는 말과 함께 전화를 끊었습니다. 문자메시지를 통해 거듭 입장을 물었지만, 추가 답변은 듣지 못했습니다.
장충기 문자에 등장한 언론인 가운데 이재용 부회장의 사면을 촉구하는 기사를 쓴 기자는 또 있습니다.
중앙일보의 이철호 기자입니다. 2014년 이철호 기자는 중앙일보 논설주간이었습니다. 이 기자는 장충기 씨에게 와인을 잘 마시겠다는 감사의 문자메시지를 보냈습니다.
그가 쓴 <번역기 돌려야 하는 친문들의 언어> 라는 칼럼은 지난 6일 중앙일보에 실렸습니다. 이철호 기자는 칼럼에서 "당초 정부는 "특별 사면은 국민적 공감대가 없으면 쉽지 않다"는 입장이었다. 뒤집어 말하면 국민적 공감대가 있으면 사면을 검토할 수 있다는 분위기였다. 모든 (여론)조사에서 이 부회장 사면은 70%가 찬성으로 나타났다. 국민적 공감대가 이뤄진 것"이라고 썼습니다.
이철호 기자는 전화통화에서 미디어비평프로그램 질문하는기자들Q 소속 취재기자라고 밝히자 회의에 간다며 곧바로 전화를 끊었고, 문자메시지를 통한 질문에도 끝내 답변이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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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솔희 일명 장충기 문자라고 불리는 이런 문자가 공개가 되고 나서 당시에 파장이 상당했던 거로 기억을 합니다.
정연우 언론에서는 거의 치욕의 사례다, 이렇게 후배기자들은 그렇게 기억하고 있습니다.
김솔희 그랬었죠. 거기에 연관됐던 인물들, 언론인들이 여전히 자리를 지키고 있고 이렇게 활발히 기사를 쓰고 계시네요? 어떻게 보셨어요?
유현재 저는 영화 덕후라서 그런지 저 기자, 그다음에 기사 보고 영화 대사가 떠올랐습니다. 봄날은 간다에서 유지태 씨가 사랑이 어떻게 변하니, 그러잖아요. 그런데 그게 참 비현실적으로 들렸어요. 사랑은 다 변하니까. 그런데 사랑은 안 변하더라고요. 삼성에 대한 사랑은
정연우 기자 입장에서는 아쉬운 게 어쨌든 삼성 장충기 문자 공개됐을 때 언론의 많은 지탄을 받았고 언론인들이 비판을 받았거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때 좀 더 단죄가 잘됐다면언론이 좀 더 솔직하게 이 문제를 다뤘다면, 사회적인 공론화를 했었다면 과연 장충기 문자 속에 등장하는 언론인이 지금 와서 또다시 이재용 사면론을 그렇게 쓸 수 있을 것인가, 사설이나 오피니언 기사를 쓸 수 있을 것인가, 이런 생각이 들거든요.
김솔희 삼성 친화적이라는 이야기가 나오는 언론의 이런 태도들, 최근에는 삼성 종속적이라는 이야기까지 나오는데 둘러보면 이게 구조적인 문제에서 비롯이 된 것 같아요, 이런 언론의 경향이. 이런 점들이 달라질 수 있을까 하는 회의감도 드는데요. 유 교수님 어떻게 보세요?
유현재 제가 외국 사례를 조금 생각을 해봤습니다. 그런데 뉴욕 타임즈도 사실 어려워요, 트럼프랑 싸우고 이렇게 하고 또 신문과 관련해서 굉장히 광고도 어렵고 그러지 않습니까? 그래서 2020년에 뉴욕 타임즈에서 혁신 보고서를 냅니다. 이 사람들이 뭐라고 이야기를 했냐 하면 향후에 앞으로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해서 광고에 의한 수익 창출보다는 콘텐츠의경쟁력에 의해서 퀄리티 페이퍼가 될 것이며 그와 같은 경쟁력 확보에 의해 발생하는 구독자 증가와 부수 발행으로 새로운 미래를 개척하겠다. 이게 가만 들어 보면 새로울 것도 없고 그래, 열심히 응원할게. 이런 점들. 그런데 이게 독자들의 환호를 받았어요. 그런데 이게 기본으로 돌아가면 이거로 결국 승부를 보겠다고 하면 우리 국민들은 반드시 알아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김솔희 뉴욕타임즈가 한 이야기가 사실 어쩌면 굉장히 당연한 거고 원칙적인 이야기인데도 이렇게 환호를 받았습니다. 그런데 사실 모든 언론사가 그걸 알면서도 이렇게 결단하기가 참 쉽지 않아요.
정연우 쉽지 않죠.
김솔희 광고비가 얼마나 언론사의 수익에 있어서 큰 부분을 차지합니까?
정연우 저희가 사실 알아봤을 때 확실히 우리나라 여러 기업들 중에 삼성전자가 차지하고 있는 매체에 대한 광고비 집행이 단연 부동의 1위였고요. 신문 분야만 좁히더라도 연간 1000억 원 가까운 규모의 광고비를 집행하고 있어요. 그러면 이 파이, 이 영역을 놓을 수 있을 것이냐, 이런 두려움이 생길 수도 있을 겁니다. 그리고 또 아까 말씀하신 뉴욕 타임즈 혁신 보고서를 두고 선언 아니냐 이렇게 이야기할 수 있어요. 실제로 그렇지 않다, 충분히 가능하다, 이런 실제 사례가 있기 때문에 제가 이런 말씀을 드릴 수 있는 것이고 실제로 2017년도 국정농단 사태 당시에 JTBC, SBS 이런 삼성 그룹을 향해서 비판적인 기사 많이 쏟아냈거든요. 그러면 그때 과연 그들이 삼성으로부터 광고를 많이 못 받아서 힘들어졌느냐. 그렇지 않습니다. 그때 결론적으로 보면 원칙에 따라서 보도를 했을 때 오히려 신뢰도는 높아졌고 광고도 오히려 흑자가 났었다. 이런 평가가 나왔습니다. 결과가 나왔었습니다. 그래서 충분히 실제로 가능하다, 언론이 저널리즘 영역의 기준을 지켜나갈 때 충분히 생존할 수 있고 때로는 더 환호가 될 수도 있다 이런 말씀을 드리고 싶고 다만 조금 반성하게 되는 것은 그러면 어쨌든 공영 방송 KBS가 재원 상황에서 국민들이 내주시는 수신료로 운영이 되고 있잖아요. 그러면 KBS가 지금 역할을 하고 있는 부분도 있겠지만 여전히 아쉬운 부분도 많다. 재벌, 적어도 경제 권력, 재벌들에 대해서는 감시의 눈길을 좀 더 매섭게 해도 되지 않겠느냐, KBS가, 반성도 들었습니다.
김솔희 이재용 부회장 사면론을 전하는 우리 언론들은 저널리즘 원칙을 지키고 있는지 다시 한번 돌아봐야 할 때인 거 같습니다. 오늘 이야기는 여기서 마치겠습니다. 두 분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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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플러스> 언론 ‘신뢰 위기’ 해법, 옥천신문에 묻다.
김솔희 독자가 떠나면서 광고와 협찬이 신문사 주요 수입원이 된 시대, 언론의 힘은 독자로부터 나온다는 기본 원칙을 지키며 위기를 기회로 만든 신문사가 있습니다. 주민이 만들고, 주민을 위해 만드는 풀뿌리 지역 언론, 옥천신문의 이야기인데요. 취재 기자 수 열 명도 채 안 되는 작은 지역 언론사는 어떻게 잃어버린 독자를 되찾고 신뢰를 회복할 수 있었을까? 홍석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독자가 떠나면서 광고와 협찬이 신문사 주요 수입원이 된 시대, 언론의 힘은 독자로부터 나온다는 기본 원칙을 지키며 위기를 기회로 만든 신문사가 있습니다. 주민이 만들고, 주민을 위해 만드는 풀뿌리 지역 언론, 옥천신문의 이야기인데요.
취재 기자수 열명도 채 안 되는 작은 지역 언론사는 어떻게 잃어버린 독자를 되찾고 신뢰를 회복할 수 있었을까? 홍석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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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당을 운영하는 오정림 씨는 꼬박꼬박 챙겨보는 신문이 있습니다.
많을 때는 48페이지나 되지만 하나라도 놓치지 않으려 꼼꼼히 읽습니다.
오정림/자영업
옥천에 일어나는 사건 같은 거 아니면 사람 모집한다든지 아니면 행정 업무에 대해서 모르잖아요. 우리는.... 그러니까 이렇게 신문을 통해서 많이 봐요.
충청북도 옥천군에서만 발행되는 옥천 신문입니다.
강구섭/자영업
이거는 잊어버리면 안 되겠다 하면 거기다가 밑줄 쳐서 다시 보고 또 보고 이러면서 그러잖아요. 코로나로 요새 집에 있으니까 요새 밑줄 치는 사람 많더만....
다른 신문이나 방송, 포털에는 나오지 않는 옥천만의 뉴스를 전합니다.
지역인구 감소와 종이신문의 쇠퇴라는 이중고 속에서도 이 옥천신문은 주민 5명 가운데 1명이 볼 정도로 구독률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그 비결이 무엇인지 앞으로 취재진과 2박3일 동안 함께 하며 질문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옥천신문은 군청소재지 뿐 아니라 작은 면 지역까지도 현장 취재를 원칙으로 합니다.
읍내에서 대청호 줄기를 거슬러 올라가면.... 작은 산골 마을이 나옵니다.
옥천군 안남면....지난 겨울, 수십 명만 사는 이곳 마을 주민들이 태양광 개발허가를 내주지 말라는 시위를 군청 앞에서 이어갔습니다.
옥천신문 기자들은 4개월 내내 눈 덮힌 설치 예정지를 오가며 보도했습니다.
임해란/안남면 덕실마을 주민
저 밑에 차를 세워놓고 걸어서 거의 운동하다시피 갔다가 올라갔다가 내려가면 진짜 헥헥 거릴 정도로 열심히 취재를 해주셨어요.
나무를 베어내고 태양광이 들어설 뻔한 예정지는 만6천제곱미터 축구장 2배 정도 넓이였지만, 옥천신문의 보도에 힘입어 사업이 보류된 상태입니다.
임해란/안남면 덕실마을 주민
사건이 거의 마무리될 무렵에 제가 읍에 세탁소를 갔어요. 아주머니가 갑자기 결제를 하는데 안남면 태양광은 어떻게 됐어요 묻는 거예요. 어떻게 아세요. 그러니까 옥천신문에 매주 나오니까 또 매주 보고 있다. 진짜 옥천군 너무 했다. 그런 얘기들을 해주시더라고요. 너무 감사하고....
열심히 현장 취재를 하는 이유는 차별화된 좋은 기사를 써야 신문사를 운영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황민호/옥천신문 상임이사
직접 다 취재해서 새롭게 기사를 쓰고, 나머지는 거의 절반 이상이 주민들의 제보입니다. 포털에 검색을 해보면 관급 보도 자료가 한 10개~20개씩 제목만 조금 다르고 어미만 다른 게 주렁주렁 나오는데, 그거는 굳이 주민들이 돈을 주고 살 필요가 없죠.
이렇듯 기자들의 출입처는 기관이 아닌 지역 주민. 주민들의 필요한 현안과 목소리를 먼저 듣는 게 취재의 시작입니다.
안형기/옥천신문 기자
실제로 사람들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다는 것. 우리가 흔히 취재를 하다 보면 보도자료에 의존하고, 우선 보도자료에 등장하는 공무원들이나 어느 정도 직책을 갖고 있는 분들을 많이 인터뷰하는데, 제가 여기 와서 느낀 거는 이렇게 일반 사람들을 직접 만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다른 언론에 나오지 않을 법한 작은 마을일수록 더 귀를 기울입니다.
그런 만큼 전교생이 20여 명 뿐인 시골학교에까지 신문을 배달할 정도로 군 구석구석에 닿아 있습니다.
박연화/마을 도서관 활동가
처음에 도서관이 생길 때도 옥천신문에서 굉장히 큰 힘을 주셨다고 하고요. 지금도 보면 옥천신문에서 지역 곳곳의 소식을 전해주고 도서관 소식, 작은 학교 소식, 아이들의 소식 이런 것들을 밀접하게 전해주면서 저희에게 필요한 정보나 이야기들이 계속 순환되는, 그리고 정책들을 좀 제안해주는 역할을 하고 계신 것 같아요.
아이들이나 주민의 목소리를 굉장히 잘 담아주세요. 그 부분도 굉장히 좋은 것 같아요.
이렇게 쌓아 온 지역 주민과의 신뢰로 옥천신문의 1년 매출은 약 7억 원 가운데 절반 이상이 독자들의 구독료에서 나옵니다.
2년 전 1달 구독료를 6천 원에서 만 원으로 올렸는데도 구독자 수가 유지될 정도로
독자 충성도가 높습니다. 자연스레 광고 의존도가 낮습니다.
황민호/옥천신문 상임이사
신문 꼭 보내드리고 잘 만들겠습니다. 이야기합니다. 광고료 비중이 80~90%가 되면요. 광고주 입김에서 자유로울 수 없습니다. 최소한 구독료가 50% 이상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게 마지노선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지역지에 흔히 있는 광고 영업이 없다보니 기자들의 자부심도 강합니다.
안형기/옥천신문 기자
저는 들어온 지 1년이 채 안 됐지만 기사를 취재하고 작성하는 일 이외에는 다른 것은 전혀 해본 적이 없고요. 옥천신문에서는 다른 영업이라든지 이런 거를 시키지 않고....
지역 권력과 자본에 대해 할 말을 할 수도 있습니다.
박해윤/옥천신문 기자
(공무원들이 옥천신문 기자라 그러면 좀 부담스러워하거나 그런 건 없나요?)
군정의 행복한 모습만 담지는 않으니까 비판하고 감시하는 역할도 하고 있어서 그런 비판 기사가 나오면 되게 싫어하시는 경향도 있는데 그래도 저희의 목표도 감시와 비판을 하는 이유도 어쨌든 옥천이 잘 먹고 잘 살기 위해서 하는 거기 때문에....
그렇다고 기관 취재를 게을리 하는 것도 아닙니다.
지자체나 지역 의원들 역시 이른바 기사를 잘 써주리라곤 기대하지 않습니다.
추복성/충북 옥천군의원
뭐 잘된 거는 잘 됐다 칭찬해주고 또 잘못된 방향으로 가는 거는 또 지적을 해가지고 올바르게 갈 수 있게끔 하는 것이기 때문에....
취재는 물론 제작 과정도 투명합니다.
편집회의에는 취재기자 8명이 모두 참여해 자세한 취재 내용까지 서로 소통합니다.
기자/제가 취재 갔던 건 청산초 학생들한테 마을의 역사를 알려주는 거. 그래서 그런 사진을 찍었는데.....
편집국장/독립운동의 본지, 산지라서?
이런 경영 방침과 분위기 덕에 입사 지원자는 전국에서 몰려듭니다. 지난해 기자 2명을 뽑을 땐 전국에서 20명 넘게 지원했습니다.
옥천에 대해 자세히 취재하지만, 옥천 출신은 한 명도 없습니다.
이현경/옥천신문 편집국장
(젊은 분들이 많아 보이는데 연령대는 어떻게 됩니까?)
제가 제일 나이가 많은데 제가 89년생 33살이고요. 그 밑으로는 다 90년대, 7명의 기자들이 모두 90년대 생입니다. 사회 부조리라든지 사회적 약자를 위해서 조금 더 내가 보탬이 되는 일을 하고 싶다라는 마음가짐으로 오는 친구들이 많아요.
옥천신문의 이런 노력은 기사의 선순환으로 이어집니다.
옥천신문의 홈페이지 여론광장에는 주민들의 익명 제보가 쏟아지고, 다시 기사가 됩니다.
조회 수가 평균 2천 건에 이를 정도로 관심이 높습니다. 어린이들의 안전이나 지자체 정책에 대한 비판 등입니다.
글을 본 군의회 의원이 지자체의 조치 사항을 답글로 올리기도 합니다.
권오성/옥천신문 제작실장
(주민들이 어떤 내용들을 많이 올리십니까?)
주로 옥천군 행정, 혹은 그 지역에 있는 공공 정책에 대한 비판이나 이런 문제점들을 많이 이야기하세요. 가장 최근에는 코로나 19 감염병 관련해서 방역수칙을 누구보다 잘 지켜야 될 옥천군 공무원이 수칙을 어기다가 감염이 됐고, 그게 또 집단 감염으로 이어진 사례가 있었거든요.
4월 초에 있었는데 그 부분에 대한 문제제기가 가장 많았습니다.
이제 윤전기를 돌리기 직전 마지막 시간. 빨간펜 첨삭은 밤 늦게까지 계속되고,
윤전기가 힘차게 돌며 신문을 찍어내기 시작하면,
신문 배송 준비는 지역 주민인 할머니 10명이 나섭니다.
(몇 시에 일어나서 나오셨어요? 엄청 이른 새벽인데...)
우리 한 3시 반이면 일어나죠.
(매주 금요일은 하루를 이렇게 시작하시는 거예요?) 예.(웃음)
1989년, 200여 명의 군민들을 주주로 창간한 옥천신문.
지금까지 생존의 비결은 바로 지역민과의 밀착이었습니다.
황민호/옥천신문 상임이사
뉴스의 본질은 밀착입니다. 밀착. 유착이 아니라 밀착이라 하는 거죠. 밀착은 지역민들의 주민들의 삶과 얼마만큼 밀착할 것이냐. 그래서 그들의 목소리를 정말 산 위에서 내려다보는 게 아니라 조망하는 게 아니라 새의 눈으로 보는 게 아니라 벌레의 눈으로 같이 세밀하게 들어가서 이야기를 듣고 같이 공감할 수 있는 그런 것들이 있느냐.
질문하는 기자들 Q는 언론의 살 길을 한 지역 언론에 물어봤습니다. 답은 권력이 아닌 사람들의 삶 속으로 들어가라였습니다.
Q플러스, 여기까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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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솔희 질문하는 기자들 Q 오늘 저희가 준비한 소식은 여기까지입니다. 저희는 다음 주 일요일 밤 10시 45분에 다시 찾아뵙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정연우 기자 (nforyou@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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