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찬구 철학박사, '고조선의 오행과 역법 연구' 출간

박태해 2021. 5. 22. 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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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이찬구 철학박사
고조선의 오행과 역법 연구/이찬구/한누리미디어/2만5000원

최근 독서계는 ‘우리 역사와 우리 것’을 알자는 분위기가 높아지고 있다. 이런 분위기는 상고시대 고조선을 학문적으로 제대로 알자는 열기도 이어지고 있다. 도올 김용옥이 쓴 ‘노자가 옳았다’(2020년 간)에서 ‘노자는 고조선의 사상가’라고 하였고, ‘동경대전’(2021년 간) 역해본에서는 ‘동학은 고조선의 부활이다. 고조선은 홍익인간의 다른 이름이다’라고 했다. 기존의 관념으로는 생각할 수 없는 신선한 충격이다. 

이즈음에 출간한 이찬구 철학박사의 ‘고조선의 오행과 역법연구’는 처음으로 시도된 고조선의 저변 문화에 대한 본격적인 연구서로 평가된다. 저자가 책에서 말하는 있는 오행은 우리가 알고 있는 오행과는 다른 개념이다. 지금 우리가 쓰고 있는 오행은 중국을 통해 역수입되었다고 한다. 그래서 고조선의 오행관은 지금 우리가 알고 있는 오행과 다르다는 것이다.

그 대표적인 것이 1에서 9까지의 수에서 5에 대해 어떻게 이해하느냐는 것이고, 중앙과 4방위에서 중앙의 의미를 찾는 일이다. 고조선의 철학은 역사를 함께 이해해야 가능하다고 한다. 일연의 ‘삼국유사’에도 단군과 요(堯)는 동시대의 같은 때라고 했다. 그래서 오행도 이런 시대 상황과 맞물려 있다. 요가 오행의 하나인 5토(土)가 중(中)에 있어야 한다고 강조한 반면에 단군은 토를 ‘숨어 있는 토(土)’로 보아 그 중(中)의 사용을 금했다. 이 5중(中)을 지키기 위해 단군과 요가 전쟁을 했다는 것이 저자의 설명이다.

중국과의 전쟁에 관해서는 사마천의 ‘사기’에도 등장한다. 35년간 주역을 연구한 저자는 처음에 이 문제를 이해하기가 어려웠다고 한다. 단군이 말한 오행철학의 핵심은 ‘숨어 있는 토’의 이해에 있다. 토는 오행의 전체이면서 부분이기 때문에 구태여 밖으로 드러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이런 단군의 사상을 ‘노자’(72장)의 관점에서 이해한다면 부자현(不自見), 부자귀(不自貴)라는 것이다. 스스로 나타나지 않고, 스스로 귀하게 여기지 않는다는 말과 ‘숨어 있는 토’가 그 뜻이 통한다는 말이다. ‘숨어 있는 토’는 ‘숨어 있는 전체’를 의미하므로 4방을 조절하고 조화(調和)하는 자리이지 군림(君臨)하는 자리가 아니라는 것이 저자 주장의 핵심이다. 그래서 홍익인간과 사해동포주의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이찬구/한누리미디어/2만5000원
오행과 함께 요와 전쟁의 요인이 된 것이 달력 제정이었다. 예로부터 책력은 천자(天子)의 고유권한이었다. 단군은 이런 오행론의 기초 위에서 13월28일이라는 독특한 달력을 만들었고, 요에게 고조선의 달력을 권했으나 그가 말을 듣지 않았던 것이다. 당시 요가 사용한 달력은 12월30일 달력이었다. 13월28일 달력은 364일을 기본으로 삼고, 경우에 따라 1일 또는 2일을 윤일(閏日)로 처리하였다. 그 원리는 147, 258, 369라는 삼정(三正)의 수리에서 나온 것이다. 이 수리체계는 어디에도 없는 고조선의 역법원리로 알려져 있다.

저자는 책을 통해 단군과 관련하여 두 가지를 잊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첫째, 단군의 정치사상은 부도(符都)로써 사해(四海)의 평화를 추구했다는 점이다. 부도는 중앙에 천부단(天符壇)을 모시고 사방에 각각의 보단(堡壇)을 설치하여 하늘을 섬기는 천도(天道) 정치를 실현하고, 이를 위해 제사(祭祀)가 행하여진 고조선의 천제(天祭)문화를 상징한다. 강화 참성단은 단군 부도의 하나로 동쪽을 맡은 동보단(東堡壇)이라고 처음으로 밝혀 주목된다.

둘째, 고조선의 문자에 관한 자료 발굴이다. 저자는 고조선의 비파형동검이 출토된 중국의 보정시(保定市) 인근에서 나온 109자를 ‘고조선의 원시문자’로 추정하여 발표했다. 한 나라가 아무리 훌륭한 문화를 가지고 있어도 문자가 나오지 않으면 설득력이 약한 것이 사학계의 공통된 주장이다. 앞으로 이에 대한 연구가 계속된다면 고조선 문화에 대한 심층적인 이해도 가능할 것으로 내다본다.

최근 ‘부도지’의 역법(曆法)을 연구한 바 있는 김상일 교수(전 한신대)는 서평을 통해 “요(堯)와의 전쟁은 우리 조선 오행으로 확고한 정신세계의 축을 가지고 있었다는 의미이다. 이 책으로 우리 고대사의 네 기둥을 확고히 세워 우리 정신세계의 본향(本鄕)을 찾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래로가는 바른역사협의회’ 공동대표를 맡고 있는 저자는 식민사관의 청산 없이는 고조선사의 연구가 의미 없다고 강조한다. 그는 ”이 책이 최초로 연구된 고조선 오행과 역법이라는 점에서 앞으로 다른 분야 연구에도 촉매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박태해 기자 pth122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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