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왕설래] 선 넘은 개그맨

김환기 2021. 5. 20. 2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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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15초만 크게 웃어도 엔돌핀과 면역세포가 활성화돼 수명이 이틀 늘어난다고 한다.

20명의 환자들에게 매일 코미디 프로그램을 30분 보게 했더니 1년 뒤 HDL 콜레스테롤 수치가 26% 올라갔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웃음으로 국민의 건강·행복지수를 높여주는 개그맨은 멋진 직업이다.

이경규는 2012년 방송 프로그램에서 "우리나라에서는 연예인이 한 정당에 지지선언을 하면 욕을 많이 먹는다. 그래서 내 스스로 결정을 내린 것이 집권당 지지"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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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15초만 크게 웃어도 엔돌핀과 면역세포가 활성화돼 수명이 이틀 늘어난다고 한다. 20명의 환자들에게 매일 코미디 프로그램을 30분 보게 했더니 1년 뒤 HDL 콜레스테롤 수치가 26% 올라갔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웃음은 유통기한도 부작용도 없는 만병통치약임을 입증한다.

웃음으로 국민의 건강·행복지수를 높여주는 개그맨은 멋진 직업이다. 유재석, 이경규, 강호동. 국내 개그계를 대표하는 3인방이다. 수십년 동안 변함없이 국민의 사랑을 받는다. 롱런의 비결이 무엇일까. 유머감각과 품성도 뛰어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정치색을 드러내지 않는 점이다. 이경규는 2012년 방송 프로그램에서 “우리나라에서는 연예인이 한 정당에 지지선언을 하면 욕을 많이 먹는다. 그래서 내 스스로 결정을 내린 것이 집권당 지지”라고 말했다. 보수나 진보 모두 집권당이 될 수 있으니 욕먹을 일이 없을 것이다. 그의 위트 있는 발언에 무릎을 치게 된다. 이후 그는 정치성향으로 논란에 휩싸인 적이 없다.

‘유느님’으로 불리는 국민 MC 유재석과 강호동도 비슷하게 처세를 한다. 유재석은 2016년 연예대상 수상식에서 “요즘 특히 역사를 통해서 나라가 힘들고 어려울 때, 나라를 구하는 것은 국민이고, 이 나라의 주인은 국민이라는 걸 다시 한번 깨닫게 됐다”고 한 게 전부다. 진보세력은 드디어 그가 ‘개념 연예인’이 됐다고 호들갑을 떨었지만 상식적인 발언이라서 논란의 불씨는 커지지 않았다. 진보색을 지나치게 드러내 보수 성향 팬을 잃어버린 김제동과 대비된다.

개그맨 강성범이 그제 유튜브 방송에서 이준석 전 국민의힘 최고위원 부모의 출신 지역이 대구라고 언급하며 “아버지가 화교라는 얘기까지 나온다. 그가 두 분 다 대구 분이라고 해명했지만, 개인적으로 화교가 낫지 않느냐”고 말해 물의를 빚었다. 관련 기사에는 1만3000여개의 비판 댓글이 붙었다. “선을 넘은 대구지역 비하 발언” “국민을 분열시키는 실망스러운 발언” 등의 내용이다. 국민과 지역을 편가르는 게 개그맨이 할 일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2001년 ‘수다맨’ 캐릭터로 인기를 끈 비결이 무엇이었는지 곰곰이 생각해 보기 바란다.

김환기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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