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라톤' 같은 레이스 고만고만한 페이스 누가 먼저 치고 나갈까
[경향신문]
팀당 40경기 정도 치른 시즌 초반, 1~7위 2.5게임 차 ‘촘촘’…
감독들 순위표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진짜 승부처’ 대비
지난 19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디펜딩 챔피언’ NC는 LG를 꺾고 시즌 첫 선두로 나서기 직전이었다. 그러나 5-0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연장 승부 끝에 패하며 선두 등극에 실패했다. 경기가 끝난 후 순식간에 공동 4위로 내려갔다.
서서히 하위권에 자리를 잡기 시작한 롯데·한화·KIA 등 3팀을 제외하면 순위표에서의 위치가 큰 의미 없는 초반 레이스가 이어지고 있다.
19일 현재 선두 LG와 2위 KT, 3위 삼성의 간격은 0.5경기 차. 또 공동 4위인 NC·SSG와는 1.5경기 벌어져 있다. 승률 차이로 6위와 7위를 달리는 두산과 키움 역시 선두와의 거리가 단 2.5경기에 불과하다.
여전히 팀당 근 40경기만 치른 초반이지만, 이처럼 선두 그룹이 광범위했던 적은 없었다. 비유를 하자면 42.195㎞를 달리는 마라톤에서 약 10㎞ 지점을 통과하며 10여명의 선수가 선두 그룹을 이루고 있는 것과 비슷한 그림이다.
과거에는 팀당 40경기 정도를 치르는 5월 중순이면 선두 싸움 구도가 형성되거나 뛰쳐나가는 팀이 생기곤 했다. 코로나19 사태로 개막이 늦었던 지난해의 경우, 팀당 40경기 전후를 치른 6월20일 기준으로 선두 NC와 6위 롯데의 간격은 7.5경기였다. 최하위 한화와는 무려 18경기 차가 났다. 또 2019년에는 5월10일 기준으로 선두 SK가 40경기를 치르면서 6위 한화와 8.5경기 차를 유지했다.
올 시즌 선두 그룹이 두꺼워진 것은 무엇보다 모든 팀이 나름의 약점을 아직 극복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LG는 개막 이후 선발진 공백과 더불어 타선의 침체로 부침 있는 야구를 했고, NC 역시 좌완 에이스 구창모의 공백으로 선발진에 구멍이 난 가운데 불펜에서도 다소 약점을 보이고 있다.
선두 자리를 가장 오래 지킨 삼성은 전체 전력이 가장 균형 잡혀 보이지만, 삼성 역시 외국인투수 벤 라이블리가 부상으로 로테이션을 비우는 등 틈이 생기자 힘이 살짝 떨어져 있다.
선두 그룹의 대부분 감독들도 지금 순위 자체에 크게 연연해하지 않으려는 분위기다. 일정 수준 이상의 승률을 유지하는 것에 중점을 두며 시즌 중반 이후의 싸움을 기다리고 있다.
류지현 LG 감독 또한 일희일비하기보다는 여름을 관통할 진짜 승부처에서 싸울 수 있는 팀을 만들어가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지난 19일 잠실 NC와의 경기에서 초접전을 벌이던 후반에도 욕심을 꾹 누르고 불펜 필승조 3인을 벤치에 꽉 묶어뒀던 것도 이 때문이었다.
류 감독은 “전반적인 페이스를 유지하며 선수들 부상 관리에 신경을 많이 쓰고 있다”고 말했다.
안승호 기자 siwo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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