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인은 "나 떠날래"..토트넘은 벼랑 끝..손흥민 마음도 흔들린다

애스턴 빌라전 패, 유로파 멀어져
케인 이적 현실화 땐 결단 할 수도

[경향신문]

토트넘 해리 케인이 20일 영국 런던에서 열린 애스턴 빌라와의 시즌 마지막 홈경기에서 1-2로 패배한 뒤 팬들의 함성에 박수로 화답하고 있다. 런던 | AP연합뉴스

막판 스퍼트가 필요한 토트넘이 흔들리고 있다. 다음 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진출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토트넘은 20일 영국 런던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애스턴 빌라와의 2020~2021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37라운드 홈경기에서 1-2로 패했다. 손흥민도 위기의 팀을 구하지 못했다. 손흥민은 차범근 전 축구대표팀 감독이 보유한 한국 선수 단일 시즌 유럽 리그 최다골(17골)을 넘어 신기록에 도전했지만 리그 18호골 사냥에는 실패했다. 왼쪽 날개로 선발 출전한 손흥민은 풀타임을 소화했음에도 슈팅을 기록하지 못했다.

토트넘은 전반 8분 스테번 베르흐베인의 강력한 오른발 슛으로 리드를 잡았으나 세르히오 레길론이 자책골 포함 연속 실점의 빌미를 제공하며 역전패했다. 토트넘(승점 59점·골득실 +21)은 이날 웨스트브로미치 앨비언을 3-1로 꺾은 웨스트햄(승점 62점·골득실 +12)에 6위 자리를 내주고 7위로 하락했다. 토트넘은 이미 리그 ‘톱4’ 진입 가능성이 사라지면서 다음 시즌 챔피언스리그 진출이 무산됐다.

유로파리그에 출전하기 위한 ‘6강’ 수성도 위기다. 원래 유로파리그 티켓은 FA컵 우승팀과 리그 5위에 주어지지만, 올 시즌에는 현재 5위 레스터시티(승점 66점)가 FA컵 우승컵을 차지하면서 한 팀에 더 기회가 돌아간다. 상황은 좋지 않다. 팀 분위기가 좀처럼 살아나지 않는 가운데, 챔피언스리그 티켓을 포기하지 않은 레스터시티와의 원정경기를 시즌 최종전으로 남기고 있다. 토트넘이 다음 시즌부터 신설되는 유로파 콘퍼런스리그 플레이오프라도 출전하려면 7위를 사수해야 한다.

토트넘이 유로파리그 진출에 실패한다면 팀 내 핵심 선수들의 이탈을 막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미 “우승을 원하는 해리 케인이 팀에 이적을 요청했다”는 소식으로 현지 분위기가 뜨겁다. 손흥민도 예외는 아니다. 영국 ‘더선’은 “케인이 팀을 떠난다는 소식에 손흥민도 분노하고 걱정하는 상태”라면서 “케인의 이적이 현실화된다면, 다른 선수들도 팀의 우승 의지가 약하다고 생각할 것”이라며 연쇄 이동 가능성을 전망했다.

과거 토트넘에서 활약했던 폴 스튜어트, 앨런 허튼 등도 “케인이 떠나면 손흥민도 떠날 것”이라고 했다. CBS스포츠는 “토트넘이 손흥민과 연장 계약을 위해 노력 중이지만, 계약서에 사인할 때까지는 케인과 함께 팀을 이탈할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다”고 했다.

이정호 기자 alpha@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