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7번 달고 부활한 임상협 "옛 스타일 찾은 게 답이었죠"
[스포츠경향]
올해 포항 스틸러스에 입단하면서 등번호를 77번으로 바꾼 임상협(33)은 ‘부활’의 상징이 됐다. 지난 3년간 수원 삼성에서 지독한 부진에 시달리며 한물 간 선수로 여겨졌던 그가 포항에선 훨훨 날고 있어서다.
임상협이 올해 16경기에서 기록한 공격포인트는 6골 1도움. 득점에선 K리그1 전체 5위고, 공격포인트도 6위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 18일 수원FC전에선 K리그1 1호 해트트릭을 달성한 뒤 두 귀에 손을 올리는 세리머니로 팬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임상협은 기자와 통화에서 “포항에서 77번이 성공을 보장하는 등번호”라면서 “내가 망가진 선수가 아니라는 걸 증명하고 싶은 갈망이 있었는데, 그걸 수원FC전에서 조금 털어낸 것 같다”고 말했다.
사실 임상협은 몇년 전만 해도 K리그1에서 손꼽히던 측면 공격수였다. 빠른 발을 살려 빈 공간을 파고드는 그는 두 자릿수 득점을 기대할 수 있는 선수로 각광받았다. 그러나 임상협은 2018년 수원에 입단하면서 부진의 늪에 빠졌다. 3년간 단 31경기(2골·1도움)를 뛰는 게 전부일 정도로 그라운드보다 벤치가 익숙한 신세였다.
임상협은 포항에서 김기동 감독을 만난 것이 부활의 계기가 됐다.
김 감독은 “(임)상협이가 갖고 있는 재능은 여전하다고 봤다”면서 “예전처럼 측면에서 공격을 풀어가면 살아날 것이라 생각한 것이 제대로 맞아 떨어졌다”고 말했다. 임상협은 “감독님이 영상으로 예전 스타일을 보여주신 게 큰 도움이 됐다”면서 “해트트릭을 달성한 날에는 감독님이 ‘올해 제2의 전성기를 만들어보자’고 문자를 보내주시더라. 참 고마운 분”이라고 화답했다.
원래 오른발잡이인 그가 왼발잡이가 아니냐는 소리를 들을 정도로 왼발을 다루는 솜씨를 끌어올린 것도 큰 도움이 됐다. 빠른 발이 무기인 선수는 세월의 흐름에 조금씩 하락세에 빠지지만, 그는 기술에서 답을 찾았다. 실제로 임상협이 올해 터뜨린 6골 가운데 절반인 3골이 왼발로 만들어낸 작품이다. 임상협은 “부산 시절의 후배가 전화로 ‘왼발 연습하더니 이제 터졌다’고 축하해줬다”면서 “(강)현무를 비롯해 골키퍼 후배들이 훈련이 끝난 시간에도 슈팅 훈련을 도와준 덕분”이라고 말했다.
임상협은 기대 이상으로 가파른 자신의 골 사냥에 올해 목표치도 수정했다. 원래 7골을 더해 K리그 통산 득점을 70골로 채우려고 했으나 2014년 부산에서 달성한 K리그1 최다골(11골)을 노리기로 했다. 지난 3년간 잠시 잃어버린 임상협의 전성기를 다시 되찾겠다는 각오이기도 하다.
임상협은 “이번 주말 울산 현대와의 동해안더비에서도 임상협이 다시 살아났다는 걸 다시 보여드리겠다. 난 아직 (골이) 고픈 선수”라고 말했다.
황민국 기자 stylelom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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