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급난 안개 걷히니 이번엔 접종률 암초
고령층 'AZ' 안전성 우려 여전
만 60~74세 사전예약률 둔화
[경향신문]
코로나19 백신 접종예약률이 좀처럼 늘지 않고 있다. 백신 안전성에 대한 우려가 말끔히 해소되지 않은 영향으로 풀이된다. 코로나19 백신 공급난이 풀리는가 했더니 ‘백신 접종률’이라는 새로운 암초를 만난 셈이다.
권덕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제1차장(보건복지부 장관)은 20일 중대본 회의에서 “백신 접종을 통한 일상 회복이 참여율 저조로 인해 늦춰지는 것은 아닌지 매우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정부는 만 65세 이상의 5월 접종일 예약이 마감됐다며 빠른 예약을 당부했지만 예약률을 끌어올릴 뾰족한 수는 찾지 못하고 있다.
만 60~74세 접종 예약률은 속도가 떨어지고 있다. 지난 17일 42.9%, 18일 47.2%, 19일 49.5%에 이어 이날 0시 기준 50.1%를 기록했다. 증가 폭이 4.3%포인트, 2.3%포인트, 0.6%포인트로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다. 고령층 예약률은 상반기 접종률과 직결된다. 고령층의 저조한 예약률은 상반기 1300만명 1차 접종 목표 달성이 불투명해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지난 3~4월 방역의 최대 화두였던 백신 수급 논란은 잠잠해졌다. 21일 코백스 퍼실리티를 통해 화이자 백신 29만7000회분이 공급되며 상반기 예정 물량 중 총 823만회분의 도입 일정이 확정됐다. 남은 도입 물량 1009만회분이 예정대로 들어오면 상반기에 1300만명에게 1차 접종을 하고도 남는다. 정부는 전국 1만곳이 넘는 위탁의료기관 등에서 하루 15만명 이상 접종이 가능하다고 했다. 백신 물량도, 접종 체계도 갖춰졌다는 얘기다.
문제는 백신 수용성이다. 특히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의 안전성을 둘러싼 불신이 만 60~74세의 예약률을 높이는 데 걸림돌이 되고 있다. 화이자 백신을 맞는 만 75세 이상 고령층의 접종동의율은 81%에 달한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AZ 백신 부작용이 젊은층에서 많이 발생한다고 해도 기저질환 등으로 건강 상태에 예민한 고령층이 더 크게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며 “독감 백신과 달리 코로나19 백신은 처음 맞는 것이라는 점도 접종률을 떨어트리는 불안 요소”라고 말했다.
정부는 고령층 예약률을 높이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 윤태호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은 “다음주부터 (고령층 접종예약률) 속도를 높일 방안에 대해 내부 논의 중”이라고 했다. 정부는 직접 방문을 통한 접종 의향 확인, 개인별 안내 강화 등 방안을 검토 중이다.
김신우 경북대 의대 감염내과 교수는 “일상의 회복, 감염위험 감소와 같이 부작용의 우려보다 큰 접종의 혜택을 제시해 접종 참여를 적극적으로 유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조형국 기자 situatio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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