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리그 FA 시장의 갑을관계를 해소할 비법은? [스토리 발리볼]

김종건 기자 2021. 5. 20.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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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살다보면 서로가 대등한 입장에 서는 경우가 많지 않음을 알게 된다.

V리그는 2018년부터 FA 등급제도를 실시하고 있다.

한국배구연맹(KOVO) 이사회는 FA 이적의 걸림돌을 낮추기 위해 등급별로 구분했다.

선수들의 더 자유로운 FA 이적을 보장하면서 구단들도 갈수록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의 보상금을 줄이는 방법을 놓고 V리그가 고민을 많이 해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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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동아DB
세상을 살다보면 서로가 대등한 입장에 서는 경우가 많지 않음을 알게 된다. 그래서 ‘갑을관계’란 말이 나온다. V리그도 마찬가지다. 구단과 선수 사이에 불평등한 관계가 생긴다. 칼자루를 쥔 측이 구단처럼 보이고 팬들도 그럴 것이라 믿지만, 아닌 경우도 많다. 프로스포츠에서 슈퍼스타는 항상 갑이었고, 선수가 구단보다 힘이 셀 때도 있다.

자유계약선수(FA) 시장은 갑을관계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모든 팀이 영입하고 싶은 선수자원이 극소수로 한정될 경우 선수의 가치는 올라간다. 당연히 선수가 갑의 위치에서 협상을 주도한다. 선수의 기량이 떨어지거나 나이를 먹거나 경쟁자가 많으면 상황은 정반대가 된다.

V리그는 2018년부터 FA 등급제도를 실시하고 있다. 국내 프로스포츠 최초다. FA들에게 다양한 선택의 기회를 주기 위한 제도다. 종전에는 모든 FA의 이적 때 ‘연봉 200%+보상선수’ 또는 ‘연봉 300%’를 줘야 했다. 한국배구연맹(KOVO) 이사회는 FA 이적의 걸림돌을 낮추기 위해 등급별로 구분했다. A등급은 기존의 방식을 유지하고 B, C등급은 보상선수 없이 보상금만 주도록 했다. A등급은 남자는 연봉 2억5000만 원 이상, 여자는 연봉 1억 원 이상의 FA로 정했다.

새 규정 덕분에 이적이 자유로워졌지만, 선수들의 몸값이 급격히 오르면서 다른 문제가 생겼다. 너무도 많은 A등급 FA가 나온다. 당초 취지대로라면 에이스들에게만 적용돼야 하지만 현실은 아니다. 2021년 여자부에선 13명의 FA 중 무려 12명이 A등급이었다. 남자부에선 18명 중 10명이었다. 숫자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지금 여자부에선 A등급의 연봉기준이 너무 낮다보니 너도나도 A등급이다. 더 올려야 더 많은 선수들에게 이적의 자유를 줄 수 있다.

하나 더 있다. A등급 FA가 되면 새로운 족쇄를 차게 된다. 그 바람에 FA 계약 때 손해를 본다. 지난 시즌 몇몇 A등급 FA들이 원 소속팀과 계약하면서 연봉이 줄었다. 보통 FA는 이적하면서 조건이 좋아지지만, 다른 팀에 가지 못하니 연봉이 떨어졌다. 족쇄를 찬 A등급 FA는 울며 겨자 먹기로 계약할 수밖에 없었다. 반대로 남자부의 B, C등급 FA는 다른 팀에서 더 많은 돈을 주고 데려가려고 했다. 경쟁까지 붙을 정도였다. 보상선수 규정 때문이다.

가량이 뛰어난 A등급 FA가 을의 신분으로 전락하는 것을 막을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 보상선수 규정을 없애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겠지만, 구단이 일방적으로 손해를 보는 일은 하지 않으려고 할 것이다. 결국 구단과 선수들 사이에서 주고받기가 있어야 한다. 선수들의 더 자유로운 FA 이적을 보장하면서 구단들도 갈수록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의 보상금을 줄이는 방법을 놓고 V리그가 고민을 많이 해야 할 것 같다.

김종건 기자 marc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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