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라라 주미 강 "바흐 무반주 전곡, 20대 초반부터 늘 꿈꿨다"

성도현 2021. 5. 20.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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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부터 리사이틀..올해 9월엔 김선욱과 '베토벤 프로젝트'
바이올리니스트 클라라 주미 강 [빈체로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성도현 기자 = "20대 초반부터 늘 꿈꿔왔던 프로젝트였어요. 20대 때 섣불리 하고 싶지 않은 마음에 쉽사리 도전할 수 없었지만 30대인 지금 전곡 연주와 녹음을 꼭 하고 싶다는 마음이 자연스럽게 생겼어요."

바이올리니스트 클라라 주미 강(34)은 오는 25일부터 4회에 걸쳐 바흐의 무반주 바이올린 소나타와 파르티타 전곡(6곡) 도전에 나서는 심경을 이렇게 밝혔다. 그는 2019년 포르투갈 마르바오 페스티벌에서 사흘에 걸쳐 전곡을 연주했는데, 하루에 연주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주미 강은 20일 연합뉴스와 서면 인터뷰에서 "지난해 코로나19로 인해 전 세계적인 봉쇄가 시작되면서 포르투갈에서의 연주를 되돌아봤다"며 "바흐 전곡을 좀 더 탄탄히 다져야겠다는 목표를 세웠다"고 말했다.

그는 원래 2년 전 포르투갈에서 전곡 연주를 계획했었다. 하지만 공연장이 지하에 있어 관객들의 안전을 위해 한 공연당 1시간으로 제한해 어쩔 수 없이 사흘에 걸쳐 연주했다고 한다.

주미 강은 지난해 8월 피아니스트 손열음과의 듀오 콘서트를 위해 귀국했을 때 전곡 연주를 더는 미루면 안 되겠다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당시 듀오 콘서트는 9월에 온라인 비대면 공연으로 진행됐다.

그는 "코로나19 상황에서 느끼는 외로움과 단절은 모두가 함께 겪고 있는 것"이라며 "관객들도 이 시점에 바흐 작품에 더욱 깊이 공감할 수 있을 거란 확신이 들었다"고 강조했다.

바이올리니스트 클라라 주미 강 [빈체로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바흐의 무반주 바이올린 소나타(3곡)와 파르티타(3곡)는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음악'으로 꼽힐 만큼 고난도의 테크닉과 음악적 깊이, 고도의 집중력을 요구하는 작품이다.

2시간 넘게 반주자 없이 온전히 바이올린 혼자 끌어가야 해 연주자에게는 체력적, 정신적으로 큰 부담이라 커다란 도전이지만 더 높게 도약할 기회의 장이 되기도 한다고 한다.

그는 "체력보다도 끝까지 가져가는 집중력이 도전이라고 생각하는데 그 도전은 연습으로 극복하는 방법밖에 없다"며 "세부 악장뿐만 아니라 전체를 한 호흡으로 한 번에 완주하는 연습도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또 "바흐의 음악은 음악가들에게 일용할 양식이자 매일 함께하는 성경과 같다"며 "연주를 위해 연습한다기보다는 삶을 살아가며 자연스럽게 바흐를 연주하는 나를 발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주미 강에게 이번 연주는 끝이 아니며 끊임없이 이어갈 프로젝트라고 한다. 그는 "무반주는 악기만 있으면 어디에서든 할 수 있다. 찾아가는 음악회로 보육원과 병원에서도 하고 싶고, 최소 한 번 이상은 녹음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바이올리니스트 클라라 주미 강(왼쪽)과 피아니스트 김선욱 [빈체로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그는 올해 9월 피아니스트 김선욱과의 베토벤 프로젝트도 선보인다. 베토벤 바이올린 소나타 10곡 전곡을 녹음한 앨범을 발매하고 이를 기념해 서울 등에서 약 10회가량 전국 투어를 진행한다.

그는 지난해 코로나19로 무대에 거의 서지 않은 대신 독일에서 틈틈이 김선욱과 세 차례에 걸쳐 앨범 작업을 했다고 한다. 서울 예술의전당에서는 세 차례에 걸쳐 10곡 전곡을 나눠서 연주할 계획이다.

주미 강과 김선욱은 해외에서 여러 가지 편성의 실내악 또는 듀오 투어를 함께 진행하는 등 인연이 깊다. 국내에서도 몇 차례 실내악 무대에 함께 올랐는데, 듀오 무대는 이번 프로젝트가 처음이다.

그는 "김선욱과 무대에 서면 오케스트라가 옆에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음악적으로 묵직하고 단단하면서 엄청난 유연성이 있는 피아니스트"라며 "리허설 때는 영감을 많이 주고, 무대에서는 기둥처럼 든든하게, 완벽하게 지지해주고 받쳐준다"고 말했다.

주미 강은 새 앨범에 대해 "거의 1년에 걸쳐 전곡을 녹음한 덕분에 다양한 색깔이 담겼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그는 "각 곡의 해석이 주는 차이 말고도 1년간 급변한 세상의 흐름으로 저희 연주 분위기에도 의도치 않은 차이가 있다는 걸 느낄 수 있어서 신기했다"고 강조했다.

한국계 독일인 주미 강은 인디애나폴리스, 센다이, 서울 국제 콩쿠르에서 우승했으며 게르기예프, 테미르카노프 등 저명한 지휘자와 호흡을 맞추며 유럽과 아시아를 주 무대로 활동하고 있다. 그는 이달 23일 온라인 미니 리사이틀을 시작으로 대전(25일), 대구(26일), 서울(31일), 수원(6월 1일) 등에서 공연한다. 이후 출국해 해외에서 활동을 이어간 뒤 올해 7월 귀국해 평창대관령음악제 무대에 오를 예정이다.

raphae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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