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QP, 바이오사업 결국 떼어낸다..OQP바이오 분할 신설
[아이뉴스24 김종성 기자] 온코퀘스트파마슈티컬(OQP)이 야심차게 추진하던 바이오 사업을 결국 분할하기로 결정했다. 감사의견 '거절'로 상장폐지심사 대상에 오르며 개선기간을 부여받은 가운데, 재무적 부담으로 작용해 온 바이오 사업 부문을 떼내는 등의 사업구조 개편으로 위기를 헤쳐나가기 위한 자구책으로 풀이된다.
2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OQP는 지난 18일 이사회를 열고 생명공학 사업부문을 인적분할해 OQP바이오를 설립하기로 결정했다. 제조관리 사업부문 역시 분할해 두올물산홀딩스를 신규 설립한다. 분할 후 존속 법인인 OQP엔 기존 주력사업이던 자동차 카페트 사업부문만 남게 된다.
분할 비율은 OQP 0.719, OQP바이오 0.052, 두올물산홀딩스 0.229로 정해졌다. 분할안이 다음달 25일 주주총회에서 통과되면 오는 7월27일 최종 분할이 이뤄진다.
◆ 캐나다 온코퀘스트 무형자산 인수 이후 재무악화…감사 의견거절까지
OQP의 이번 분할 결정은 사업구조 개편을 통해 악화된 재무구조를 개선해 현재의 위기 상황을 벗어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OQP는 지난 3월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감사보고서가 '의견거절'을 받으며 상장폐지 사유가 발생됐다. 그러나 OQP가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에 상장폐지 관련 이의신청서를 제출해 내년 4월까지 개선기간을 부여받았다. 이에 따라 지난 3월24일부터 OQP의 주식매매거래는 정지된 상태다.
OQP가 지난해 4월 캐나다의 면역항암제 개발업체인 온코퀘스트의 보유 기술 등 주요 자산을 사들인 것이 문제의 발단이다. OQP의 전신인 두올산업은 당시 3억달러(약 3천752억원)에 온코퀘스트의 파이프라인과 관련한 모든 자산을 사들였다. OQP가 양수한 자산은 난소암, 췌장암, 유방암 치료제와 관련한 면역항암 치료 특허 일체의 권리와 미국 식품의약국(FDA) 임상프로그램 및 지적재산권 등이다. 이후 두올산업은 사명을 현재의 OQP로 바꾸고, 신약 개발을 역점 신사업으로 추진했다.
OQP는 양수 대금을 치르기 위해 온코퀘스트를 대상으로 전환사채(CB) 총 8천500만달러(약 1천34억원)을 발행했고, 기존 소유하고 있던 온코퀘스트 주식 250만주를 약 4천838만달러(약 587억원)에 온코퀘스트에 재매각했다. 잔금 1억7천500만달러(약 2천130억원)는 OQP가 신주를 발행해 현물출자하기로 온코퀘스트와 합의를 마친 상태였다.
회사는 지난해 6월 현물출자 작업을 마무리 짓기 위해 법원에 신주발행조사 신청서를 제출했다. 그러나 법원이 올해 2월 재산 평가에 객관성과 합리성이 미흡한 점을 문제삼아 OQP의 신주발행을 허가하지 않았다. 이에 OQP는 온코퀘스트와의 계약 조건을 일부 변경해 온코퀘스트를 대상으로 1억7천500만달러(약 2천130억원)의 사모 회사채를 발행해 잔금을 납입했다.
OQP는 잔금을 치르며 온코퀘스트와의 무형자산양수도계약을 종결하고, 지난해 사업보고서를 작성했다. 이로써 온코퀘스트에서 매입한 자산 전체(약 3천752억원)을 무형자산으로 인식했는데, 이는 OQP 전체 자산(4천710억원)의 80%에 달하는 규모다.
OQP의 사업보고서를 감사한 다산회계법인은 OQP의 회계 처리에 불확실성이 있다고 판단하고 감사의견 '거절'을 제출했다. 법원이 현물출자 신청을 인가해주지 않은 만큼 무형자산 금액의 적정성을 확인할 감사증거가 부족하다는 입장이다.
특히 온코퀘스트가 난소암 신규환자를 대상으로 하는 임상 3상을 진행 중이지만, 임상시험은 신약의 최종 허가까지 거액의 자금이 소요되는 만큼 향후 자금조달계획에 차질이 발생하면 임상 시험의 지연이나 실패 등의 불확실성이 존재한다는 지적이다. 이 경우 회사 총 자산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온코퀘스트 무형자산이 손실로 전환될 수 있다는 우려를 다산회계법인은 내비쳤다.
◆ OQP, 부채 대부분 신설법인 OQP바이오에 떠 넘겨…재무구조 개선 효과
이번 회사 분할로 일단 상장사인 OQP 존속법인의 재무상태는 크게 개선되는 효과를 누릴 수 있다. 지난 3월 말 기준 OQP의 부채총계는 총 2천693억원으로 부채비율은 623.56%에 달한다. 그러나 분할 이후 존속법인인 OQP의 부채총계는 123억원 수준으로 크게 낮아지며 부채비율도 39.7%로 개선된다.
반면 분할 후 신설 법인인 OQP바이오는 온코퀘스트 무형자산 인수 과정에서 발생한 부채를 대부분 떠안으며 부채총계가 2천551억원으로 자본총계가 31억원임을 고려하면 부채비율은 무려 1만1천434%에 달한다.
OQP는 이번 기업 분할과 관련해 "분할 신설회사가 각 사업부문의 특성에 맞는 신속하고 전문적인 의사결정이 이뤄지게 하고 역량을 집중함으로써 성장잠재력을 확보하고 경영 위험을 최소화하는 등 경영효율성과 전문성을 높이기 위한 것"이라며 "지배구조의 투명성을 높여 기업가치를 극대화하고 핵심 역량 강화를 통해 기업의 장기성장과 주주가치 제고를 도모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종성 기자(stare@inews24.com)▶네이버 채널에서 '아이뉴스24'를 구독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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