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최고 창업 부자인 장이밍(张一鸣) 바이트댄스(ByteDance·字节跳动 쯔제탸오둥) 창업자가 연말에 최고경영자(CEO)직에서 물러난다. 바이트댄스는 영상 플랫폼 더우인(중국 버전)과 틱톡(국제 버전) 운영사다. 증시 상장 전인 바이트댄스는 현재 세계에서 가장 몸값이 비싼 스타트업으로 꼽힌다. 20일 블룸버그 집계 기준 장이밍의 개인 순자산 평가액은 445억 달러(약 50조 원)에 달한다. 블룸버그 전 세계 억만장자 순위 11위다.
19일 바이트댄스가 공개한 장이밍의 편지에 따르면, 장이밍은 연말에 CEO 역할을 관둘 것이라고 했다. 경영일선에서 물러나 회사 장기 비전 수립에 시간을 쏟겠다는 것이다.
수개월 고심 끝에 내린 결정이라고 한다. 그는 “아직 우리가 개선해야 할 것들이 많은데, 다른 사람이 매일매일의 경영 같은 영역에서 더 진전을 만들어낼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고 했다. 또 “사실 나는 이상적인 관리자가 되기엔 스킬이 부족하다”며 “직접 사람을 관리하기보다는 조직과 시장 원칙을 분석하고 이런 이론을 관리 업무를 줄이는 데 활용하는 것에 더 관심이 있다”고 했다. 그는 자신이 그다지 사교적이지 않으며, 혼자 온라인에서 시간을 보내거나 책을 읽고 음악을 듣고 앞으로 가능한 것에 대해 생각하는 것을 더 좋아한다고도 했다.
장이밍은 1983년 푸젠성 출생으로, 올해 38세다. 톈진시 난카이대에 입학해 전자공학과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을 공부한 후 2005년 졸업했다. 마이크로소프트와 여러 스타트업을 거쳐 2012년 베이징에서 바이트댄스를 창업했다. 바이트댄스는 뉴스 앱 터우탸오(头条)에 이어 짧은 영상을 공유하는 플랫폼 틱톡(더우인)까지 연달아 성공시켰다. 특히 틱톡은 미국 Z세대(현재 10~20대)에서 폭발적 인기를 끌어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국가 안보를 이유로 들며 사용 금지까지 시도했다.
바이트댄스는 세계에서 가장 비싼 비상장 스타트업으로 꼽힌다. 흔히 쓰는 표현인 유니콘(기업가치 평가액 10억 달러 이상)을 넘어 헥토콘(hectocorn·기업가치 평가액 1000억 달러 이상)으로 불린다. 올해 3월 기준 2500억 달러(약 283조 원) 이상으로 평가됐다. 지금까지 소프트뱅크, 세쿼이아캐피털 등 대형 투자사에서 44억 달러 투자를 받았다. 바이트댄스는 올 초 기업공개를 추진 중이란 소문이 무성했으나, 지난달 현 단계에서 당장은 상장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현재 최고인사책임자인 량루보가 CEO직을 이어받는다. 량루보는 난카이대 기숙사 룸메이트로, 바이트댄스 공동 창업자다. 과거 장이밍이 다른 회사를 창업할 때도 함께 했다. 장이밍은 “루보는 첫날부터 귀중한 파트너였다”고 했다. 그는 량루보의 강점으로 관리·조직·사교 활동을 꼽았다. 그는 루보가 새 시스템을 만들기 위해 자신이 짠 코딩을 완성시키고 서버를 구매·설치하고 핵심 채용·기업 정책·관리 시스템 개발을 맡았다고 소개했다. 장이밍은 앞으로 6개월간 서로 인수인계를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장이밍은 “몇 년 전, 소셜미디어에 ‘여행의 의미는 시간과 공간을 바꾸는 것에 있다. 새로운 환경에서 이방인으로서 다른 사람의 삶을 관찰하고 나 스스로와 내 삶을 거리를 두고 돌아보는 것이다’란 글을 올린 적이 있다”며 “CEO 역할을 넘기고 매일매일의 경영 책무에서 벗어나, 더 객관적 시각을 갖고 회사의 장기 전략과 조직 문화, 사회적 책임을 탐색할 공간을 갖겠다”고 했다. 장이밍은 현재 맡고 있는 이사회 의장직에 대해선 따로 언급하지 않았다.
최근 바이트댄스는 주요 직책 인사 교체를 시행했다. 최근 샤오미에서 이직했던 서우쯔 추 틱톡 최고재무책임자를 CEO로 발령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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