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형주의 포로 로마노] '우승 견인' 유벤투스 키에사, 측면의 지배자

이형주 기자 2021. 5. 20. 1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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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벤투스 FC 윙포워드 페데리코 키에사

[STN스포츠=이형주 기자]

축구계 포로 로마노가 이곳에 있다. 

고대 로마 제국의 수도 로마에는 포로 로마노가 존재했다. 로마인의 광장이라는 뜻을 가진 포로 로마노는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모든 시설들이 밀집된 장소였다. 당시 사람들은 포로 로마노에 모여 이야기를 나누곤 했다. 그 포로 로마노처럼 STN 스포츠가 세리에A 관련 담론을 전하는 연재물을 준비했다.

포로 로마노 유적지

-[이형주의 포로 로마노], 89번째 이야기:  '우승 견인' 유벤투스 키에사, 측면의 지배자

페데리코 키에사(23)가 측면을 지배 중이다. 

유벤투스 FC는 20일(한국시간) 이탈리아 에밀리아 로마냐주 사수올로에 위치한 마페이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0/21시즌 코파 이탈리아 결승전 아탈란타 BC와의 경기에서 2-1로 승리했다. 유벤투스는 대회 14번째 우승을 차지했고 아탈란타는 준우승에 머물렀다. 

올 시즌 유벤투스 공격에 가장 중요한 인물은 누구일까. 역시나 답은 정해져 있다. 바로 호날두다. 호날두는 올 시즌 세리에 A에서 29골 3어시스트를 폭발시켰고 득점왕이 확실시되는 상태다. 호날두는 박스 근처를 배회하며 팀 동료들의 지원을 받아 득점하는 '포처'의 역할을 주로 수행한다. 하지만 그 역할에 국한되지만은 않는다. 때때로 측면으로 돌아나와 전성기처럼은 아니어도 드리블과 크로스로 득점 기회를 창출한다. 

그렇다면 호날두가 다음으로 현 유벤투스 공격에 중요한 이는 누구일까. 공격수 알바로 모라타? 파울로 디발라? 해당 답은 '아니다'에 가깝다. 진짜 정답은 키에사라고 할 수 있다. 

키에사는 1997년생의 이탈리아 국적 윙포워드다. 드리블과 스피드가 좋은 윙포워드다. 전설적인 스트라이커 엔리코 키에사의 아들로 일찍부터 유명세를 얻은 그는 대를 이어 ACF 피오렌티나 핵심으로 활약했다. 지난 여름 비판들도 있었지만 새로운 도전을 위해 유벤투스행을 택했다. 

하지만 키에사는 어렵게 합류한 유벤투스에서 안드레아 피를로 감독의 난해한 전술이란는 난관에 봉착하게 된다. 올 시즌 유벤투스는 4-4-2 포메이션을 기본으로 때때로 3-5-2로 변화하는 하이브리드 포메이션을 쓴다. 3-5-2 같은 포진에 설 때 간혹 알렉스 산드루 혹은 다닐루 같이 원래 풀백 자원인 선수들이 스리백의 좌우로 서는 이유도 그 때문이다. 

초반 어려움을 딛고 유벤투스 핵심 자원이 된 키에사(좌측)

키에사는 이 포메이션에서 4-4-2일 때는 측면 윙어, 3-5-2일 때는 측면 윙백으로 뛴다. 피오렌티나에서도 뛰어본 자리이기는 하나 극히 드물게 뛰어본 자리다. 또 공격적인 능력이 좋은 키에사에게 수비적 부담까지 지우는 포메이션이다. 

키에사는 유벤투스 합류 극초반 팀 적응에 시간이 걸리며 어려운 나날들을 보냈는데, 당시 포메이션을 비롯한 전술 적응 문제까지 겹쳤다. 

하지만 키에사가 이내 이를 타파하고 본 궤도에 올랐다. 올 시즌 키에사는 세리에 A에서 8골 9어시스트로 거의 10-10에 육박하는 기록을 올렸다. 이적 후 첫 시즌이라는 점, 또 난해한 전술 속에서 올린 스탯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더 높이 평가받을 수 있는 기록이다. 

이번 코파 이탈리아 결승전에서도 키에사가 최근 그러하듯 측면을 지배했다. 왼쪽 측면에 키에사는 온 더 볼 드리블로 상대 오른쪽 수비를 붕괴시키는 모습이었다. 

이번 결승전에서 키에사의 활약 여부는 유벤투스의 우승 향방을 결정짓게 되는 상황이었다. 3-4-3 포메이션을 쓰는 아탈란타는 스리백 좌우측 스토퍼와 좌우측 윙백 사이의 공간을 필연적으로 내주게 되는 팀. 이를 키에사가 공략할 수 있다면 상대를 쉽게 해체할 수 있었고, 그렇지 못하다면 빈공에 시달리게 될 터였다. 

이날 유벤투스는 평소의 4-4-2가 아닌 4-3-3으로 나섰지만 선수들의 움직임 변화는 거의 없었다. 때문에 평소처럼 키에사가 측면 공격으로 활로를 뚫어야 하는 상황이었다. 키에사의 반대편에 위치한 이가 중앙 미드필더 성향이 있는 웨스턴 맥케니였기에 측면의 활로를 열어야 한다는 점에서 키에사의 활약은 더욱 중요했다. 

키에사는 하테부르와 톨로이 사이의 측면 공간을 헤집으며 상대 수비를 붕괴시켰다

하지만 키에사는 부담감 있는 한판에서 스타 기질을 발휘하며 상대 측면을 붕괴시켰다. 후반 15분 한 차례 골대를 맞추기도 했던 그는 후반 27분 결국 득점을 했다. 데얀 클루세프스키와의 2대1 패스로 측면을 허문 그는 침착한 슈팅으로 골망을 갈랐다. 이 골이 결승골이 됐고 유벤투스가 대회 14번째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바뀐 환경과 난해한 전술 등 다양한 난관 속에서도 키에사는 한 단계 성장했다. 그렇지 않아도 날카로웠던 그의 측면 공격은 더 위협적으로 발전했다. 사이드를 부수는 측면의 지배자가 등장했다.

사진=뉴시스/AP, 이형주 기자(이탈리아 로마/포로 로마노)

STN스포츠=이형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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