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집중] 쿠팡 노동자 "최대 월급 400만원? 허위광고.. 6개월도 안 돼 절반 이상 그만둬"

MBC라디오 2021. 5. 20. 0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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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쿠팡 노동자 천민호 씨 >
- 그만두는 동료들 너무 많아.. 문제의식 느껴 유튜브 올려
- 쿠팡, 배송 시간이나 현황 비롯해 메신저 내용까지 관리
- 근무는 길어지는데, 급여는 줄어들어.. 사측은 "공개 못 해"
- 배송 인센티브, 배달 건수의 증가 기준도 불투명
- 6개월 내 퇴직자만 60% 이상.. 개선 안 되면 계속 늘어날 것
- 쿠팡, 고객 잃지 말고 상생하는 기업으로 변화되길



■ 방송 : MBC 라디오 표준FM 95.9MHz <김종배의 시선집중>(07:05~08:30)

■ 진행 : 김종배 시사평론가

■ 대담 : 쿠팡 노동자 천민호 씨

☏ 진행자 > 오늘 3부에서는 노동 문제를 다뤄보도록 하겠습니다. 두 곳의 노동 현장의 실태 들어보려고 하는데요. 첫 번째 찾아갈 곳은 바로 쿠팡입니다. 쿠팡 택배노동자가 로켓배송 근로자 현실이란 제목의 영상을 유튜브에 올렸다가 징계를 받는 일이 있었는데요. 어떻게 된 사연인지 그 주인공 전화로 만나보겠습니다. 쿠팡 택배노동자 천민호씨 전화로 연결합니다. 나와 계시죠!

☏ 천민호 > 안녕하세요? 천민호입니다.

☏ 진행자 > 쿠팡에서는 택배노동자를 쿠팡친구, 줄여서 쿠친이라고 부른다고 하던데요. 쿠친으로 일하신지 얼마나 되신 거예요?

☏ 천민호 > 원래 명칭은 쿠팡맨이었다가 2020년 7월 말경 여성 배송근로자도 생기면서 쿠팡맨에서 쿠팡친구로 변경되었습니다. 입사는 작년 2020년 6월 5일 하였습니다.

☏ 진행자 > 한 1년 정도 되셨네요.

☏ 천민호 > 맞습니다.

☏ 진행자 > 지금 유튜브에 올린 영상이 문제가 됐는데 내용이 어떤 거예요?

☏ 천민호 > 쿠팡 관련된 데이터인 배송했을 때 개인이 받게 되는 배송점수, 배송 방법, 배송 매너, 상품상태 사진 등이 점수로 기록된 내역과 쿠팡 동료들과 쿠팡의 불합리를 이야기하고 퇴사하게 된 동료의 사내 메신저 내용, 쿠팡에서 배송근로자들의 배송 시간, 이동 시간, 배송완료 시간 상세데이터 등을 관리한다는 내용들을 이야기했습니다. 그리고 징계위원회가 열리고 재계약이 안 될 수 있는 계약직 입장에서 압박 이야기를 했고 급여형식이 적용되는 투명하지 않은 배송 인센티브 책정에 대해서도 이야기했습니다.

☏ 진행자 > 전반적으로 쭉 상황을 정리해서 공개한 거다, 이렇게 이해해야 될 것 같은데 언제부터 이런 문제의식을 느끼면서 준비하셨던 거예요?

☏ 천민호 > 원래 입사 초기에는 이런 문제의식을 느끼지 못하다가 입사 3개월쯤 됐을 때부터 같이 일했던 동료들이 너무 빨리 그만두게 되더라고요. 친했던 동료들이 그만두게 되는 걸 보면서 뭔가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문제의식을 갖게 되었고요. 동료들과 쿠팡 근로자에 대해서 상세하게 이야기하다 보니까 이런 문제점들이 있는 걸로 생각이 돼서 만들게 되었습니다.

☏ 진행자 > 조금 전에 천민호 씨가 쭉 나열해주시긴 했는데 워낙 빠르게 말씀해주셔서 다시 한번 질문을 드려볼게요. 여러 가지를 말씀해주시기 벅차시다면 정말 견디기 힘든, 이런 점은 정말 견디기 힘들다라는 게 뭘까요?

☏ 천민호 > 가장 견디기 힘든 건 배송 인센티브라고 말씀드릴 수 있겠는데요. 베이스라인(배송지역 당 가구 수)은 점점 올라가는데 왜 급여는 그대로인지, 그리고 왜 인센티브의 투명화는 얘기해주지 않는지에 대해서 가장 궁금합니다. 저희가 배송 인센티브가 급여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적지 않은 부분이기도 한데 그 부분에 대해서 회사 일부 관계자한테 물어봐도 회사에 일부만 알고 있다, 공개할 수 없다 그렇게 나오기 때문에 저희가 정말 궁금한 부분이기도 합니다.

☏ 진행자 > 인센티브라고 하는 게 보통 택배노동자분들이 배송을 하면 건당 얼마씩 이런 식으로 매겨지지 않습니까? 이거 말고 추가로 인센티브라고 하는 게 있다는 말씀이신가요?

☏ 천민호 > 쿠팡은 택배노동자들과 다르게 저희는 회사 소속 직원입니다. 직원인데도 불구하고 기존에 그 배송구역이 있다고 하면 그 배송구역 100%를 다 했을 때 추가로 건당 금액을 받게끔 돼 있습니다. 그런데 그 금액 산정을 어떻게 하고 있는지에 대해서 정확하게 데이터를 가지고 우리 쿠팡 근로자들에게 공개하지 않고 어떤 적용이 되는지도 정확히 알려주지 않기 때문에 저희는 급여가 어떻게 보면 점점 물량은 늘지만 급여는 똑같거나 떨어지는 현실을 이야기했습니다.

☏ 진행자 > 건당 얼마씩 주는 것 자체가 지금 어떤 책정 기준인지 아무도 모르는 거네요. 노동자들 입장에서는.

☏ 천민호 > 네, 왜 배송지역이 점점 베이스라인이 올라가는지에 대해서 저희는 전혀 알지 못합니다.

☏ 진행자 > 아무튼 이런 문제의식을 담은 영상을 올렸는데 그 뒤에 주변 동료들은 뭐라고 하던가요?

☏ 천민호 > 주변 동료들은 고맙다, 응원한다, 그리고 이제 같이 응원하겠다, 같이 힘내겠다 말씀해 주셨고 단 한 명도 너가 잘못했다, 그런 영상은 잘못됐다고 얘기한 친구는 한 명도 없었거든요. 그 말을 제가 관리자에게 한번 했습니다. 이 영상을 올렸을 때 왜 주변에서 잘못됐다고 하는 사람이 아무도 없느냐라고 했더니 그것에 대해선 좀 깊이 고민해보겠다 그렇게 말씀해주셨습니다.

☏ 진행자 > 대기발령 2개월 조치 내렸다가 정직 7일 결정이 나왔다면서요.

☏ 천민호 > 네, 맞습니다.

☏ 진행자 > 아무튼 쿠팡 쪽에서는 뭐라고 했느냐 하면 보안규정을 위반해서 몰래카메라를 몸에 부착하는 등의 방법을 불법 촬영했고, SNS에 노출한 행위가 문제가 됐다, 이렇게 설명했는데 어떻게 받아들이세요?

☏ 천민호 > 제가 착용한 것은 폴리스바디캠이란 것인데요. 휴대폰보다 작은 사이즈의 어깨 위에 부착해 배송 중 개인의 안전을 위해 필요시만 촬영했습니다. 그 촬영 행위로는 배송지에 목줄이 없는 대형견이 있어서 물릴 사고가 있는 배송 장면을 찍거나 운전시 도로를 막고 있어서 쿠팡카의 진로를 방해하는 분의 영상을 찍거나 부당한 영상을 촬영하고 해당 영상은 SNS 등에 노출한 적이 단 한 번도 없습니다.

☏ 진행자 > 유튜브에 영상을 올리기 위해서 몰래카메라 작동해서 찍은 게 아니라 평소 배송과정에서 찍는 일이 있다, 이런 말씀이시네요.

☏ 천민호 > 네, 그런데 이 행위들을 가지고 나중에 쿠팡 측에서 바디캠도 착용하면 안 된다라는 이야기를 하시면서 서약을 받으시더라고요.

☏ 진행자 > 그래요. 내용을 보니까 쿠팡에서 쿠친으로 2년을 일하면 정규직으로 전환된다고 하는데 조금 전에 말씀하시면서 중간에 그만두는 분들이 참 많다고 말씀하셨잖아요. 그게 아까 이야기했던 인센티브 문제나 이런 것들이 겹치면서 견디기 힘들어서 그만두는 사례가 많은 건가요?

☏ 천민호 > 그만두시는 분들이 많으신데 6개월 미만 퇴사율이 60% 이상, 1년 미만 퇴사율이 70~80% 이상 되게 많으신데요.

☏ 진행자 > 아무튼 2년을 버티면 정규직으로 전환되는데 버티기조차 힘들 정도로 여러 가지 문제가 있다, 이런 말씀으로 이해하면 될 것 같네요.

☏ 천민호 > 네, 맞습니다.

☏ 진행자 > 아무튼 징계 결정이 나왔는데 어떻게 대처할 계획이세요?

☏ 천민호 > 계속해서 이 말들을 계속 해 나갈 예정이고요. 어떤 징계가 내리던간에 그건 쿠팡의 잘못된 부분을 알리기 위해서 했던 부분이고 이 관련된 내용을 제가 인터뷰한다고 쿠팡 동료들에게 또 얘기도 했습니다. 했더니 힘내라, 응원한다, 어떻게 보면 적극 대응했으면 좋겠다라는 말들만 해주셨어요.

☏ 진행자 > 그럼 동료분들이 이 방송 듣고 계시겠네요.

☏ 천민호 > 네, 그렇습니다.

☏ 진행자 > 알겠습니다. 이제 마무리해야 되는데 못 다한 말씀 있으시면 지금 하시면 됩니다.

☏ 천민호 > 지금 말씀드리면 될까요. 가장 시급한 건 배송지 기준인 베이스라인의 투명화와 베이스라인 기준 변경시 근로자들의 동의를 받는 절차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됩니다. AI가 정해준다, AI가 랜덤으로 배송지를 정한다라고 하지만 수작업으로 배송지가 변경되기도 합니다. 배송근로자 동의가 없이 기준이 되는 가구 수들이 점점 늘어나고 그에 따른 보상도 없는 처우가 계속된다면 힘없는 계약직 근로자들이 계속해서 최대 월급 400만 원 이상이란 쿠팡의 허위광고에 속아 일정 기간동안 광고의 반만 지급되는 월급의 현실을 깨닫고 그만두게 될 것입니다.

☏ 진행자 > 알겠습니다. 최대 월급 400이라고 했는데 실제로 손에 쥐는 건 절반밖에 안 된다, 이런 말씀이시네요.

☏ 천민호 > 네, 맞습니다.

☏ 진행자 > 이렇게 마무리할게요. 고맙습니다.

☏ 천민호 > 저기 혹시 한 말씀만 더 해도 될까요. 짧게 한번 말씀드리겠습니다. 2020년 1년간 쿠팡을 퇴사한 1만 명의 수만큼의 쿠팡 근로자들이 있습니다. 쿠팡이 고객을 잃어버리지 말고 쿠팡이 꼭 상생하는 좋은 방법으로 변했으면 좋겠습니다. 이상입니다.

☏ 진행자 > 오늘 말씀 잘 들었어요. 고맙습니다.

☏ 천민호 > 감사드립니다.

☏ 진행자 > 지금까지 쿠팡 택배노동자로 일하고 있는 천민호 씨와 함께 했습니다.

[내용 인용 시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 내용임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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