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개의 공으로, 빨간양말 찢어버렸다

양지혜 기자 2021. 5. 19. 2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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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토 블루제이스 류현진이 19일(한국시각) 미국 플로리다주 더니든 TD볼파크에서 벌어진 보스턴 레드삭스와의 경기에서 5회초 투구를 힘차게 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류현진(34·토론토 블루제이스)은 유독 ‘빨간 양말’ 앞에선 작아졌다. 2013년 메이저리그 입성 이후 올스타전 선발 등판, 워런 스판상(최고 좌완 투수상) 수상, 사이영상 2위(2019년)·3위(2020년) 등 최정상급 투수의 기록을 줄줄이 세웠지만, 보스턴 레드삭스를 만나면 승리가 없었다.

19일(한국 시각) 미국 플로리다주 더니든 TD 볼파크에서 열린 보스턴 레드삭스전은 류현진과 빨간 양말 군단의 5번째 맞대결이었다. 작심하고 나온 류현진은 7이닝 4피안타 7탈삼진 무실점했고, 타자들이 장단 18안타로 지원 나선 블루제이스가 8대0 완승을 거두며 9년 만에 레드삭스전 첫 승이자 올 시즌 4승째(2패)를 수확했다. 평균자책점은 2.51. 공 100개로 완성한 100점짜리 등판이었다.

◇100개 투구로 100점짜리 승리

류현진은 LA다저스 시절 레드삭스에 약했다. 첫 맞대결은 메이저리그 데뷔 시즌인 2013년 8월 25일 경기. 이 경기 전까지 3연속 7이닝 이상 투구로 순항하던 류현진은 이날 5이닝 4실점으로 패전 멍에를 썼다. 2018년 보스턴 펜웨이파크에서 열린 월드시리즈 2차전에는 선발 투수로 나서 4와 3분의 2이닝 4실점으로 무릎 꿇었다. 이듬해 7월 15일 원정에선 7이닝 2실점으로 호투했지만 계투진의 추가 실점으로 승패 없이 끝났다. 토론토 블루제이스로 이적한 뒤 처음 격돌한 지난달 21일 대결에선 올 시즌 최다인 8안타를 허용하면서 5이닝 4실점으로 패전 멍에를 썼다.

한 달 만에 치른 설욕전에선 하늘도 류현진의 편이었다. 1회초 첫 타자 키케 에르난데스가 초구에 친 타구가 홈런이 될 타구였는데, 바람이 오른쪽으로 강하게 불면서 파울이 됐다. 류현진이 하회탈처럼 웃었다. 에르난데스를 삼진으로 돌려세운 류현진은 야구공이 지우개인 것처럼 레드삭스 타자들을 지워냈다. 야수 실책으로 딱 한 차례 4회초 1사 1·3루 위기를 맞았지만, 후속 타자들을 범타 처리하며 무실점으로 넘겼다. 최근 3경기에서 18점을 뽑아낸 레드삭스 타자들이 스트라이크 존을 살짝 걸치는 류현진의 절묘한 투구 앞에선 침묵했다.

류현진은 “처음 바람이 날 살려줬다는 생각에 기뻐서 웃었다”며 “지난 4월 레드삭스전에선 4회에 무너졌지만 오늘은 달랐다. 직구와 커브·커터·체인지업 등 모든 구종의 제구가 잘됐고 몸 상태도 최고”라고 했다. 그는 지난달 말 엉덩이 근육 부상으로 10일짜리 부상자 명단에 올랐지만, 복귀 후 3연승을 달렸다.

◇최지만은 생일에 마수걸이포

탬파베이의 최지만은 복귀 두 경기 만에 첫 홈런을 뽑아냈다. /AP 연합뉴스

최지만(30·템파베이 레이스)은 홈런으로 자신의 생일을 자축했다. 그는 19일 오리올파크 앳 캠든야즈에서 열린 볼티모어 오리올스와 원정경기에 3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장해 11-4로 앞선 8회초 무사 2루에서 오리올스 우완 투수 숀 암스트롱의 초구 커터(시속 143km)를 받아쳐 가운데 담장을 넘겼다. 올 시즌 2번째 출전에서 터뜨린 마수걸이 홈런이다. 개막 직전 무릎 수술을 받았던 그는 복귀 첫 경기였던 지난 17일 뉴욕 메츠전에서 4타수 3안타 1타점 1득점으로 컴백을 알렸고, 이날은 홈런까지 개시했다. 레이스는 오리올스를 13대6으로 누르고 5연승을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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